만가/붉은 혓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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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어리운 마음의 밑바닥
촉촉히 젖은 그 언저리에
낼름 돋아난 붉은 혓바닥.

── 검정 고양이의 울음이로다!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그 소리가
검게, 붉게, 푸르게, 내 맘을 染色[염색]할 때,

털끝으로부터 발톱끝까지
징그럽고 무서운 꿈을 풍기는 動物[동물].

妖氣[요기]냐?
毒草[독초]냐?
배암이냐?

저 놈의 눈초리!

동그랗게, 깊고 차게,

마음껏 힘껏, 나를 노려보는 것!

오!
槍[창] 끝처럼 날카롭고나!
바늘처럼 뾰 ─ 족하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