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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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처럼 느린 걸음으로
무거운 게으름에 엎눌리어
삶의 벌판을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氷點[빙점]의 정수배기 우에
얼어붙은 몸둥아리다!

봄바람은 어데로 갔느냐?
꿈많은 내 넋두리를 불러일으킬,
새벽녘 건들바람이, 잠자는 배를
머 ─ ㄴ 하늘밑 바다 우흐로 몰아치듯 ──

오!
쓰면서도 달고,
달면서도 쓴,
삶의 술잔아!

얼어붙은 地域[지역]의
야윈 形骸[형해] 우에
마지막으로 부어줄 毒酒[독주]는 없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