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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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을 굳이 갈라놓은
싸늘한 돌문 하나가 있다 ──

밖에서 소리치며 두드린다고
선뜻 열어주는 일도 없으며,

한번 열고 들여주기만 하면
두번 다시 내보내지 않는 문이다,

이 문을 한번 들어간 사람은
世上[세상]의 온갖 것으로부터 인연을 끊는다,

사람들은 이 문을 주검이라 부르며 무서워한다,
비록, 개보다도 못한 삶을 누리면서도……

그러나, 들어오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반겨 이 문은 모 ─ 든 것을 내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