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야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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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이 세상이 끝이나 날 듯이
人魚[인어]를 닮았다는 계집들의 고기 냄새에
넋두리와 쓸개를 툭툭 털어놓고

얼굴은 원숭이를 흉내내고
걸음은 갈 之[지] 字[자]를 그리면서
네거리 종각 앞에 오줌을 깔기고

입으로는 데카단스를 외우는 무리가
아닌 밤중의 도깨비처럼 싸대는 밤 ─

쇼윈도우의 검정 휘장에
슬쩍 제 얼굴을 비춰보고
고양이처럼 지나가는 거리의 아가씨야

어디선지,
산푸란시스코의 냄새 풍기는 째즈가
술잔 속에 ‘뮤라스’를 불어넣는구나

향기 없는 造花[조화]
자외선 없는 人造太陽[인조태양]
벽도 땀을 흘리는 ‘達磨[달마]스토 ─ 브’

돈으로만 살 수 있는 乳房[유방]의 觸感[촉감]
아아 인조대리석 테블 위에 코를 비벼보는 심정

(오늘 밤, 어느 시골 얼치기가
마지막 논 문서를 또 해먹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