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얼어붙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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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가
바다 밑처럼 깊다
깊을수록 어둠은 두터워
그 속에 온 누리가 숨막힐 때,
숨통만 발딱거리는 목숨이로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다른 하나가 또 다른 하나를
잇대어 일어나며 몸부림치는 어둠의 狂亂[광란]
끊일 줄 모르고 마를 줄 모르는 슬픔의 充滿[충만]
죽어 넘어지는 넋두리를 움켜잡고
미친 듯 몸부림치는 어둠이다
멀미나는 긴긴 밤의 어수선한 꿈자리처럼
허구많은 세월의 障壁[장벽]을 헤여 뚫고
온 누리에 불을 붙여주고 싶은 죄스러운 꿈이
유령처럼 늘어선 집채와 거리와 산모롱이에
희게 찢어지는 눈보라처럼 미쳐 날뛰다가
제풀에 지쳐 거꾸러진 참혹한 시간이다
바위와 사태를 파헤친 산들은
이름 모를 괴물처럼
검은 그림자를 매달고,
허리 굽은 枯木[고목]들은
밑 없는 어둠의 땅덩이 위에
핏기 없는 앙가슴을 풀어헤치고,
찬바람에게 咆哮[포효]하도다
大陸[대륙]의 江[강], 강과 바다 ─
大陸[대륙]의 북쪽으로부터 달려드는 狂風[광풍]아
강 위에 얼어붙은 슬픈 전설아
비임과 허거품의 끝없는 실꾸리야
살아 있는 온갖 것을 얽어 놓은 주검의 跳躍[도약]아
무너진 토담 밑에
얼어붙은 거리 위에
응달진 뒷골목에
밤낮 우짖는 바닷가에
밤마다 올빼미 우는 바위 그늘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咆哮[포효]다, 통곡이다, 吐血[토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