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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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줌만 가느다란 좋은 허리는
품 안에 차츰아츰 졸아들 때는
지새는 겨울 새벽 춥게 든 잠이
어렴풋 깨일 때다 둘도 가 같이
사랑의 말로 못할 깊은 불안에
또 한 끝 후줄군한 옅은 몽상에.
바람은 깨우친다 때에 바닷가
무서운 물소리는 잦 일어온다.
엉킨 여덟 팔다리 걷어채우며
산뜩히 서려오는 머리칼이여.
사랑은 달콤하지 쓰고도 맵지.
햇가는 쓸쓸하고 밤은 어둡지.
한밤의 만난 우리 다만 천 가지
너는 꿈의 어머니 나는 아버지.
일시 만났다 나뉘어 가는
곳 없는 몸 되기도 서로 같거든
아아아 허술럽다 삶은 말로.
아, 이봐 그만 일자 창이 희었다
슬픈 날은 도적같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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