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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산문집/낸의 비극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第一幕(제일막)

[편집]

一八一○年(일팔일○년) 세번 江岸(강안) 브로―드옼의 가난한 小作農(소작농)의 집 부엌

登場人物(등장인물)

파겟터夫人(부인), 제늬, 파겟터, 낸,

(파겟터夫人(부인)과 제늬는 가루반죽을 하며 사과를 썰려한다)
(제늬가 찬장에서 밀가루를 끄낸다)

제늬 남의집에가 살다오니까 여기는 참 종용합니다. 어머니.

파夫人 나도 인제 좀 종용히 살아야겠다마는.

제늬 이거봐요. 어머니 부잣집 부인들은 일어나기도 前(전)에 침대속에서 커피차를 먹는대요. 엄청나지.

파夫人 네가 왔으니 인제 나도 아마 차를먹게 될가보다. 요얼마동안 지낸일을 생각하면 지긋지긋하다. 나도 인제 좀 편해봐야지.

제늬 무슨 일이 있었나요.

파夫人 저놈의 게집애 말이다.―커단눈으로 두리번 두리번하고.

제늬 낸 말이여요. 우리사촌언니 말이지요?

파夫人 네일이나 잘해. 채소장사나 왔으면 좋겠는데.

제늬 채비가 다될런지 몰라요. 손님들은 어둡기前(전)에 올텐데.

파夫人 아모튼 채릴걸 채려놔야지. 짓거리지말아.

제늬 어머니 누구누구 온대요. 딬거ᅄᅵᆯ하고 또.

파夫人 젊은아티피어스하고 피어스늙은이하고 또 로벌스네딸둘하고 토미아―커하고,

제늬 그럼 아주 한판채리고 놀만하겠는데.

파夫人 한판이고 머이고 나는 낸하고 한데있는건 질색이다. 그애는 제애비하고 어찌그리 같은자.

제늬 웨요.

파夫人 언제나 행동거지가 분명하시고 얌전하시고 제가 남보다 훨신 나은줄안단말이야.

제늬 저런.

파夫人 제말마따나 언제나 남을 도아준다지.

제늬 도아주다니요.

파夫人 걸핏하면 남의 새끼들을 싯겨주지. 어느굴엉장에가 놀다온줄 알어. 그리고 또 옷을기워주지 머이 제뜻대로 모두 될줄알구. (의자를가지려 한편으로가다) 애야 몇번일러도 이 모양이냐. 제입성은 아모데나 두지말라닛가. 이걸봐 이걸.

제늬 웨.

파夫人 네 이 웃저고리를 봐라. 이게해지면 누가 또 새걸해준단말이냐. 정신을채리고 살아. 나는 언제나 네옷만 치우고 산단말이냐. 에이 개절치않은년!

제늬 그건 제게 아니라 언니 해얘요.

파夫人 그러면 웨 얼른 그렇다고 그리지않아? 오라 이게 그애거야. 어디 주머니속에 무에들었나보자. (주머니를 뒤진다) 이게머야? 음 그놈의 목에매는 리봉 또 이건? 오라 오라 (조히를 꺼낸다)

제늬 머요. 어머니 편지는?

파夫人 이게 모두 까닭이 있는게다. (슬적내리본다)

제늬 (디려다보며) 딬거ᅄᅵᆯ 글씨같은데.

파夫人 넌 너할일이나해. (조희를 자기주머니에다 집어넣는다) 내가 뒀다 주지. 저리비켜라. 웨 이따위걸 아모데나 놔두구그래.

(웃옷을 구석으로 내던진다)

제늬 아이그머니 어째. 구정물통으로 들어갔네.

파夫人 그럼 어떠탄 말이냐.

제늬 다시는 못입게되지 머요. 어머니.

파夫人 벗고다니래지. 다시 또 그놈의옷을 아모데나 버려둬봐라. 너는 어딜가늬?

제늬 그걸 건저다 널랴고 그래요.

파夫人 만지지도 말아 가만이 자빠저서 하든일이나해. 그 전중이딸년의 물건에 손을 웨 댄단말이냐.

제늬 그건 무슨말이요. 어머니?

파夫人 제가 전중이 딸년이지 머냐.

제늬 낸 언니말이지요. 웨 그런 악담을 하서요.

파夫人 아마 너의 아버지한테 이야기를 못드른게로구나.

제늬 드렀어요.

파夫人 좀 내다봐라. 딬가 채소를 가지고 오나보다.

제늬 (창을내여다보고) 아모도 안와요.

파夫人 에이 비러먹을것. 자―이건 너만알아야한다. 남이 알면안돼. 그래아버지말이다. 네 사촌 낸의 아버지가 너의 아버지의 누님하고 혼인을하지 아니했니.

제늬 그걸 누가 몰라요.

파夫人 에미가 이야기를 하거든 가만이 듣는거야. 그애아버지는 말이다. 그애가 그리장하게 아는 그양반은 사형을 당했단다.

제늬 사형이요.

파夫人 글로스터 감옥에서 사형이 돼서 목을매여 죽였어.

제늬 무엇때메 그랬어요. 어머니?

파夫人 羊(양)도적질을 했지. 그럼 사형이지 머냐.

제늬 그래서 목을 잘렸어요.

파夫人 그러니 그집안 꼴은 머이 되겠니.

제늬 그래서 낸이 우리집에 와 있구면.

파夫人 모두 너의 아버지 덕분이지.

제늬 남의집을 살다 제집이라고와서 전중이년하고 가치 지낼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네.

파夫人 너의아버지가 생각이 온전하기만해도 이런일은 없을게다.아마도 하나님이 너이아버지에게 벌을내리시는거야. 그놈의 계집애를 두었다 무엇에 쓸랴는건지 나는 도모지모른다.

제늬 걔를보면 옛날 아주머니 생각이 나는게지요.

파夫人 하나님이 부부로 맺어준 사람밖에 다른여자 생각은해서 멀하는거냐. 그놈의계집애하고 한집웅아래서 지내다니 세상없는 사람도 못할것이다. 아이 진절머리가 난다.

제늬 아이 아버지가 오시네.

파夫人 점심을 자시러 오겠지. 저선반에서 능금주를 내려라.

제늬 빵하고 치―스는 어디있어.

(술잔을 내려들고 마음놓고 둘러보다가 술잔을 화덕우에 떠러트려 깨트린다)

파夫人 저걸 어째.

제늬 어쩌나 깨졌네.

파夫人 무슨놈의 손목아지가 그꼴이냐.

제늬 이게 아버지가 애끼는 술잔인데 어머니 야단나면 어떻게해요.

파夫人 얘웃층으로 가. 건넌방으로 가거라.

제늬 막 야단이 날텐데 어떻게해. (운다)

파夫人 내가 잘말하마. 얘 실수로 그런거아니냐. 빨리 절로가. 오시기전에.

제늬 벼락이 내릴걸! 아이 어쩌나! (나간다)

파夫人 (편지를 끄내서) 이게 다 그렇고 그렇게 된 일이라 말이지,

(소리를내서 읽는다)
딬거ᅄᅵᆯ은 그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는해 언덕길에 고흔이 맞나뵈니
그뺨에 붉은장미 내 사랑인줄 알았어라.
그뺨에 고흔장미 그처럼 아릿다워
내마음은 뛰여라. 비닭이처럼 다라났네.
어디두고봅시다. 이서방님
(파게터氏 들어온다. 손에 스딬을들었다. 그는늙었으나 아즉도 건강한 키가 잘막하고 딱버러진체격이다)

파氏 (파夫人에게로 갓가히가며 점잔히 인사한다) 별일없오?

파夫人 양금쟁이는 맞나보았오?

파氏 응, 봤지.

파夫人 오늘밤에 온답디까.

파氏 온답디다. 오늘밤에는 한번 자미있게 놀겠소그려. 뜨끈뜨끈한 양고기만두에다가.

파夫人 임자는 羊(양)고기만두는 못먹어요. 그놈의 羊(양)이 속병이 들어죽은줄을 번연히 알면서 (사이) 사과만두야 별로 장할것도 없지.

파氏 한편에서 양금을켜고 사과만두를 먹으면 그만해도 장하지.

파夫人 사과만두라도 차비나 되었으면 좋게요. 집안에 손보는일이 한두가진가.

파氏 또 그이야기로구려.

파夫人 그말을 열번 백번은 못해요?

파氏 그래 어떻단 말이요?

파夫人 아니 저계집애 꼴을 한집안에서 언제까지나 봐야 한단말이요?

파氏 내족하딸 낸은 내가 공동묘에 가는날까지 우리집에서 산단말이요. 그러치않으면 제가 결혼을 해서 가든지. (사이) 자 인제 내속을 알았소. 기애는 착한 계집애란말이요. 임자가 들볶기만 아니하면.

파夫人 들볶다니 여보?

파氏 진종일 들볶으니 어느 계집애가 착해지겟소.

파夫人 내가 언제 들볶는걸 눈으로 봤오.

파氏 언제라니? 기애가 여기온담에 임자가 다정한 말한마디 해줘봤오.

파夫人 나 하는일은 하나님의 뜻에 어그러진 일은없어요. 주의 벌을 주시는자는 너의가 가까이할것이 아니니라, 성경에 다 있어요.

파氏 저따위 수작하는 임자를 웨 하느님이 내버려두는지 모르겠오.

파夫人 하느님께서 어련이 알아서 하실까. 내말을 귀담아 드러둬요.

파氏 그래봅시다. 그러고 임자도 내말을 귀담아 들어두. 임자는 내족하딸 낸을 임자의딸 제늬를 대접하듯 대접해야 할줄아우.

파夫人 우리딸 제늬는 버젓한 어미 아비의 자식이요. 저비렁뱅이 계집년은 누구의 딸이게.

파氏 내누님의 딸이지. 누구의 딸인줄을 인제 알았오?

파夫人 목매여죽은 도적놈의 딸이지. 나는 오늘날까지 남에게 손까락질받을만한일은 안해왔어요. 내딸도 그만하게 몸을 가저왔는데 인제 그 더럽고 천한것들하고 한데 섞이기는 싫어요.

파氏 아모래도 낸은 우리하고 가치 살것이니 임자 그 쓸데없는 샘부리지마오.

파夫人 샘이라니?

파氏 샘이고말고 기애가 내누님을 닮아서 임자가 더구나 기애를 보기싫여 하는게아니요. 그리고 또 우리매부는 임자가 은근이 좋아하지않았오. 그래서 그애를 그렇게 미워하는게 아니고 뭐요.

파夫人 허 허 저런말좀봐. 내 생전에 별소리를 다듣네.

파氏 말이야 바른말이지. 내가 임자의 속을 모르는줄 알고. 이십년동안 한가지 살면 그래도 알만큼은 알지.

파夫人 쓸데없는소리 말고 내말을 들어요. 임자는 그래 임자의딸이 못당할일을 당해도 그대로 보고 있을테요.

파氏 그건 또 무슨 딴 수작이야.

파夫人 들어보면 어련이 알까. 저 얻어먹이 계집애가 처음 여기를 와서─

파氏 낸이란 이름이 버젓이있어요. 어쨌다고 그종이장은 내게다 대고 흔드는게요.

파夫人 우리 제늬가 남의집사리를 마추고 돌아오기만하면 딬거ᅄᅵᆯ하고 혼인을 시킬생각이 있든게 아니요.

파氏 그야 딬가 알아서 할일이지 우리 마음대로 하나.

파夫人 그래도 딬야 어려울거 없지않소? 제늬가 여기있을때는 둘이 늘 가치 지났고 또 그때딬가 그애를 따라다니지 않았오?

파氏 그녀석이야 계집애라면 누구나 다 따라다니지.

파夫人 가만있어요. 그런데 저 화냥년이 오면서부터 딬는 그년에게 고만 홀딱한 모양이란 말이요. 자 이걸봐요. 이걸! (편지를보인다)

파氏 편지가 나하고 무슨상관이람. 본시 있든데다 도로둘게지. 그렇다면 딬란녀석 하든중 잘한일인데. 인제 저도 맛당한 예편네를 얻어야지.

파夫人 아니 우리 제늬를 마음대로 데리고 놀게 두었다가 그년을 딬하고 혼인을 시킨단말이지. 그래서 제자식의 애간장을 썩여주잔 말이요.

파氏 제늬가 무슨 애간장이있나.

파夫人 제늬는 딬를 일생 배필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임자는 어째자고 제자식 험담을 하는거요?

파氏 험담이 무슨 험담이야. 제늬라는 계집애는 맛다가리없고 인정머리 없는 조그만나무토막이지 뭐요. 그애를 백개 묶어놓면 우리 낸을 당할줄아남.

파夫人 아니 내가 그눈만크고 보기도 싫게생긴 도적년이 우리사위감하고 혼인하는것을 가만두고 볼줄알고.

파氏 딬가 웨 하필 우리사위감이람. 천하에 누구사위가 되면 못되나. 만일 제가 잘만해서 우리 낸하고 혼인을 한다면 제일평생 성공이지. 점심이나 가져오우.

파夫人 이걸어째. 깜짝잊었네. 임자가 남의부아를 돆아서 그랬지. 공연이 아모커나 짓거렸구려. 이주둥이가 병이야. (퍽눙친다)

파氏 그만해두고 먹을거나 가저오.

(파夫人은 빵과 치―스를 갓다놓는다)
(파氏는 화덕곁에 선반에서 술잔을 가지려 이러선다)

파氏 거기 놔두. (술잔이 깨진것을 본다) 아니 여보, 임자가 내잔을 깼오?

파夫人 날좀봐요 어쩌다 실수지.

파氏 내술잔이 깨졌오 어쨋오.

파夫人 어쩌다 그만 실수로. (깨진 조각을 줍는다)

파氏 누가 내잔을 깼단말이요. 웨 날더러 말을 미리안해?

파夫人 기애가 말을하겠다고 그럽디다.

파氏 낸이 그런건 아니지? 낸이 그걸 깨진 않었지?

파夫人 기애가 임자더러 말은하겠다고 그럽디다마는 정말 실수로 그랬어요.

파氏 실수고 뭐이고 내잔을 웨깨여.

파夫人 아니여보 또 그만한걸 하나사면 그만아니오.

파氏 우리 할아버지께서 저잔을 물려 받은 다음에 五十年(오십년)동안을 나는저잔으로 능금주를먹고 살었오. 내가 그잔을 여간귀하게 녀기는 줄 아오.

파夫人 자세한 이야기는 기애가 인제 할게요. 마는 잔치를 채린다고 바뿌게서드느라고 그랬어요. 잠간실수가 어째다 그리됐지.

파氏 실수는 어떻게된 놈의 실수란 말이야.

파夫人 손에 물이 묻었드란 말이요. 기애가 손을 여간위하오.

파氏 비러먹을 손목아지.

파夫人 손을 싯느라고 비누를 잔뜩 무쳤지요. 그러다 그만 실수로.

파氏 그래서 그걸 노쳤단말이지.

파夫人 아마 뭐이잘안보였든 모양이지요. 눈이 부셨든지 어째 그런거야. 인제 기애가 자세한 이야기를 임자한테 할게요.

파氏 할아버지때 부터 내려온 귀한잔인데 에잇. 내눈을 뽑아가는게 외레낫지. 외려나! (빵과 치―스를 밀친다) 이런꼴을 보고 먹기는 뭘 먹어 먹을수가있나. 미처빠진년의 계집애 (낸이드러온다. 늙은 파게터는 다음場面(장면) 낸을몹시 바라본다)

아저씨 벌써 오셨어요?

파夫人 그래 어쨌어.

네!

파夫人 네는 무슨 네냐. 그래 거울은 보고싶은대로 봤니?

무슨 거울이요?

파夫人 웃층에 거울말이다.

아주머니 자리보전은 다해놨어요. 그말슴이지요?

파夫人 아저씨가 계신앞에서 그게 무슨 말본새냐?

저도 사과써는일을 해 드릴가요.

파夫人 아니다. 네가 안썰어도 된다. 너는 네일이나 해라.

제 일은 다했어요.

파夫人 뻔뻔스럽기도하다.

정말다했어요.

파夫人 다하긴 멀다해. 아무케나 해치웠지. 그저 꼭 생각나는대로 하면 모도 고처해놓게했으면 쓰겠다마는.

이게 만두 만들반죽이지요?

파夫人 너는 참견말아. (낸이 궁글대를 든다) 고만두라거든 썩 고만둬.

아주머니. 저도 일을 같이 거들게 해주세요. 모두들 어둡기전에 올걸요.

파夫人 그게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네가아는체하고 일러주지 않어도 손님이 언제 오는것쯤은 나도 안다. (낸은 가만가만히 부엌테불있는데로 간다) 웨그렇게 발끝만 딛고 고양이거름을 걷니? 누가보면 네애비나 마찬가지로 너도 도적놈인줄 알겠다.

(온순하게) 아주머니가 성가시게 녀기실가봐서.

파夫人 성가시여. 흥 일부러 성가시게 할려면 너보다 더하는수가 있는데.

미안합니다.

파夫人 그건 네가 나보다 더잘알나.

미안합니다.

파夫人 얘 화중난다.

웨 또 머리가 아퍼서 그리십니까?

파夫人 너때문에 머리가 아프지 뭐냐. 남의신세를 지면 신세를 지는 줄이나 알면쓰지.

내가 신세를 갚아볼려는 생각이 있을적에는 나를보고 간사하다고 그러시고.

파夫人 아니 네가 언제 신세를 갚아볼려고했어. 말은 잘한다.

제가 처음 여기왔을적에는 저는 제 힘껏은 했어요. 제가 일을 부지런히 해서 아주머니를 거드러디리면 저를 귀애해주실줄 알고.

파夫人 오냐 잘알았다.

그래서 이러나시기전에 차도 만드러다디리고 점심지난다음에 낮잠이라도 한숨들우시게점심설거지도 해디렸지요. 제가 온 다음부터는 아주머니가 빨래에 손은 대이시지 않았지요.

파夫人 그만한 일이야 해야지 뭐냐. 너를 위해서 해준것을 생각하면.

저를 위해서요. 저를위해서 대관절 무엇을 해주셨단 말이지요.

파夫人 네게 집을주었지.

집을줘요.

파夫人 애비가 사형을 당한계집애를 집에다 받어둘사람이 많을줄아니. 그것도 내가 아저씨께 말슴을 해서.

아저씨 보고 말슴한것은 저도압니다. 목사님이 저를 데려다두라고 한다고 그 말슴을 전했지요. 그것은 싫다고하면 목사님이 사람들을보고 그말을 해서 남들이 아주머니의 참마음속을 알까봐 무서웠지요. 그래서 저를 데리고 온게지요. (더온순하게) 아주머니는 제가 모르는줄아세요. 그만것은 안답니다. (사이) 저아래 상점사람들은 저를보고 『너의아주머니는 너를 참귀애하나부다』고 하고 또 목사님댁에 드리유부인은 무어라고하는고하니 『파게댁터네는 네게 여간한 은인이아니라』고 모도들 그래요.그러면 당신은 빙긋이 웃지요. 웃으면서 그런체 해두지요.그런 칭찬을 듣고는 재미가나서 혀로 입술을 핥지요. 또 어느때는 당신은 큰고통을 참고 당하는 사람노릇을 하지요. 당신이 이런말슴을 하는것을 못 드른줄 아세요. 아주 그렇게 해주면 무엇합니까? 그러시지요.남들은 당신이 내게 착하게 하신다고 칭찬을해요. 착해요.당신이.그런데 당신은 나사는것을 지옥을맨들어요. 맛있게 입맛을 다시며 내생애를 지옥을 만들어요. 그러고 내이야기라면 그짓말을하고. 에이 천한계집. 바로 갸륵한체하면서 거짓말만하고.

파氏 (성을내서) 얘 듣기싫다. 그만두고 저리가거라.

파夫人 가기는 어디를가니 가만있어라.너도 버릇을 좀 배워야지. (낸에게) 네가 그렇게 좋와해서 먹은 하로세끼 밥을 나하고 너이 아저씨하고 주어서 먹는것을 잊지마라.

주기는 무엇을 줘요.

파夫人 밥도 안먹고 산다고 할염체로구나. 먹기는 남의 곱절 먹는꼴이.

먹는것마다써요. 참말 써요. 내목구멍에 들어가면서 불이 붙어 타저요.

파夫人 그러고 편안히집속에서 사니 그것이 네게 당한줄아니.

옥속에 죄인도 집이야 있지요.

파夫人 옳다. 말잘했다. 사형을 받기전까지는 집이있지.그러고 입은 옷은뉘덕분이냐.옳지! 옷말이 났으니 얘야 저구영물통속에 네가 집어넣어둔 네 드러운 옷좀 끄내가거라.인제 우리집도야지를 다 독을 먹일생각이로구나.

(구정물통을 본다) 아―니 누가 저런짓을 했어. (눈물이 나올려고한다) 당신은 불상한 계집애 옷을 버려주는것을 재미로 아는 모양이지요. 자 ― 다 버렸어요.(주머니에서 리본을 끄낸다) 이것도 버리고 내가 애를써 돈을 모아가지고 산것인대. 인제 다시 살수도없고 당신이 통속에다 그것을 집어넛지요. 당신이 그랬지 누구요.

파夫人 오냐. 네 그 드러운옷을 날더러 통속에다 집어넛다고하니 어디 너마저 그 통속으로 들어가보련.네가 내게다 그따위 말뻔세를 할테면 해보아라. 인제 개색기같이 매를 때려줄테니 봐라. 너같은것은 그래야 바로돼.

(눈물을 감초려고 도라서며) 당신은 성경을읽고 교회를 다니고 그러면서 하는짓은 이래요. 불상한 계집애옷을 통속에다 집어넣고 도리혀 모른다고 시침이를 떼요.

파氏 그만둬 다―고만둬. 오늘저녁 채비를 언제할려고 그래.

파夫人 누가 임자하고 말하잡띠까.가만히계서요. (말을막는데 화가바쳐서) 이년아 날좀보아라. (낸에게) 네 은혜는 모르고 배심만 부리고 속검은 고양이년아. 인제 세상마지막 심판날 네 속창자가 얼마나 드러운가 두고 보자.

흐흥 (물에 척저진옷을 펴든다)

파夫人 어디서 배워먹은 흥이냐.얘드러온 물을 아모데나 흘리지마라. 얘 봐라.이리다오 이리줘.

(옷을 훔처잡은 낸의 손에서 그것을 빼스려 한다)

어디다 손을 대요. 놔요. 놔

파夫人 뭐야 이 년아 놓아라.

못놓아요. 놓아요 이걸. 아이 찌여지겠네. 찢어만 봐라. 죽일테니.

파夫人 무얼어째.

당신을 죽여요. 당신을 죽여.

파夫人 (두손을 대서 옷을 빼서가지고 낸의 얼골을 갈긴다) 자―이 집에서 누가 주인인 지인제알었니. 이아가씨야! 자―보아라 (깃을 잡어띠여서 짓밟는다) 자―시키면 시키는대로 국으로 지내. 이놈의 아가씨!

(낸은 테불을 손으로 부뜰고 파夫人을 흘겨보고 식도를든다)

(천천히) 아버지가 주신옷이야. (사이) 아버지가.

파夫人 저것을보오. 저년이 칼을 들었오.

파氏 (낸에게로 가서) 그따위건 이리보내 (그는 칼을 뺏는다) 함부로 이리지마라.그러지 않어도 네게 한가지 치부된일이 있는대. 오늘은 네게 무엇이 뒤집어 씨웠단말이냐.

파夫人 마귀가 씨웠지. 하마트면 내팔을 잡아 뺄번했지.

(천천히) 조심해요.

파夫人 그렇지마는 네마음대로 할줄아늬.

조심해요.

파氏 얘 너는 네방으로 가거라. (낸은 마지못해 찌여진옷을 집어들고 우름이 터진다)

아버지가 주신옷을 소중한 이옷을. (찌여지고 짓부빈 조각을 편다) 그만 다찌여지고 말었네. (파夫人은 경멸하는 눈으로 낸을 바라본다) 인제 다시 입지는 못하겠고나. 아―아버지. 나는 죽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죽었으면 좋겠어요.

파氏 그런 벌받을 소리는 하는게 아니다.

아저씨 저는 제힘껏은 했어요. 정말.

파氏 애 그건 나보고 할말은 아니다. 하나님께 말을해라. 마귀가 씨워댔지. 그리고 너는 정직하지가 못해. 네가 내게 말만바로 했으면 아모리 어려운 일이라도 내가 눈감을지 몰라. (잠간 사이 그다음에 가중한듯이) 자― 바로 말을해. 그게 제일 좋은일이다.

(사이 낸훌적여운다)

파氏 (이리서며) 너 내게 할말있니?

없에요. 없어요.

파氏 미운생각에 냉연히 있을법 하다마는. (낸을 돌인다)

아―아저씨 마저.

파氏 (가면서) 네가 그럴줄은 몰랐다.

아저씨!

파氏 그럴줄은 몰랐어.

파夫人 (낸에게로 갓가이가며) 성경에있는대로 내가 네 배속을 쓰리게 해주마.

당신이 오―(파夫人을 피해 돌아서며) 오―아버지 나는 아버지계신데 가고싶어요. 정말죽고 싶어요.

파夫人 (빈정댄다) 오늘 구경시킬려든 네 잘난얼굴 다 망한다. 그러면 젊은놈들이 네꽁문이를 따러다니겠니. 더러운 개녀석들.

(낸은 사과를 들고 쓸기시작한다. 아직 울면서)

파夫人 젊은놈들하고 노는걸 내가 좀 지킬걸. 그놈의 제어미가 내게 와서 시비를 걸면 어쩌게.

(천천히) 내가 격는 슬픔을 당신이나 생전에 격지마시요. (제늬 돌아온다)

제늬 어머니.

파夫人 시끄러.

제늬 딬네구루마가 채소를 가지고 왔어요.

파夫人 마침왔고나. 얘! (낸을보고) 네가 가서 가지고오너라.

내―가요.

파夫人 그럼 누구 또있늬.어쩌다한번쯤 그런일이라도 해서 밥먹고사는 값을 하렴,(낸나간다)

제늬 어머니. 아버지 뭐랍디까.

파夫人 가만있어.내가 다 잘 해놓았다.

제늬 정말이요. 나는 내목아지가 성하지 못할줄 알었는데.

파夫人 그걱정은 그만둬라. 그런데 네게 할말이 있다. 저계집애 낸말이다.

제늬 그래 어째요?

파夫人 (아조빠르게) 까딱하면 네어미모양으로 너 그년에게 봉변할테니 조심해라.

제늬 그게 무슨 말유 어머니.

파夫人 딬거―ᅄᅵᆯ말이다.

제늬 그래!

파夫人 그래! 그래! 뭐이 그래야. 그런데 딬도 그애에게 반한모양이구나.

제늬 그럼 무슨 상관있어요.

파夫人 왜 상관이없어. 네 그어림없는소리 작작해라.

제늬 딬가? 아모래도 나는 상관없에요.

파夫人 네가 상관이 없다고해도 상관이 있는걸 어쩌니,그사람을 놓지면 너는 뉘게로 시집을 갈테냐. 사내란 붓들수있을때 붓들어야 하는게다. 함부로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건줄아니? 얘야.

제늬 난 정말 상관없어요. 난 사내 일없어요.

파夫人 일이없어? 내말 좀 들어.네가 좋던 싫던 사내는 맞어야 할게 아니냐. 나는 네가 동네사람들 이야기거리가 되는건 보기싫다.

제늬 아니 어머니.나는 그생각은 미처 못했어.

파夫人 그렇지. 네가 그런생각을 했겠니.

제늬 아이 참말!

파夫人 누가 전중이 딸년에게 사내를 뺏긴단 말야.

제늬 정말 사람들이 그럴가 어머니.

파夫人 그깐년에게 딬을 뺏겨 네가 창자가 있으면.

제늬 정말 낸이 딬하고 눈치가 달습띠까 그래.

파夫人 네가 눈을 크게뜨고 보렴.

제늬 그럼 내 정신을 채리고 볼께.

파夫人 (낸이 드러오는것을 보고) 아―그래야하고 말고. 인제 집안을 좀 치워야지. 내가오기전에 채비를 다 해놓아야 돼. (낸에게) 너는 네가 꽨줄 알지마는 어디 꼴좀보자! 요기서 고앙큼한 수작을 고만둬. 그러고 네 어미행실도 배호지 말고. (사이) 사내놈들하고 막놀고. 알아들었어 전중이 년. (파夫人 나간다. 낸은 의자를 테불로 가지고가서―제늬는 벌서 앉었다―사과를 쓸기 시작한다. 울고있다. 찌여진웃옷을 소중이 주어 모은다.)

제늬 이거봐 어머니말은 상관말어. 응 어디 정말 미워서 그러나.

괜챦어.

제늬 손님 맞을 채비에 공연히 화증이나서 그러지.

아니야 그렇지 않어. 우리아버지 욕 만아니했어도.

제늬 아―이 저걸어째.내화로에 다순물을 따러줄께. 눈이 아조 새빨개.

괜챦어 괜챦어.

제늬 그럼인제 우리 정말 사이좋게 지내. 웅 정말 어머니는 비위 마치기는 어렵지마는 정말 마음이 궂은건 아니야.

그렇지만 하는 말마닥 나를 못살게구는걸. 온세상이 내게는 무정해.

제늬 (물그릇과 수건을들고) 눈을 좀 씻어요. 내가 씻어줄가.

그렇지않아도 좋와. 이렇게 울다니 나도 맹초야.

제늬 눈이 빨개지네.자―자 오늘저녁에 잘난 젊은이들이 와요.모도들 언니에게 반하는것도 괴이치 않어. 인제 이다음 부활제면 좋은사람이 생길걸.

좋은사람. 얻어먹이에게.

제늬 웨 그런 생각을 한담. 우리정말 의좋게 지내. 응. 정말.

제늬 말이 나는 어떻게 고마운지 몰라.

제늬 우리 공일 같이 산보나가 정말 의좋은 동모가되지. 뭐 나는 언니 고생하는생각을하면 마음에 안됐어.

정말 동모가 돼 줄테야.

제늬 자―자 눈이 어쩌면 저렇게 어엽쁘담.머리도 내머리보담.아조 좋고. 이머리는 어떻게 튼거요. 우리 아모것도 감초지않고 이약이하고.

정말 내동모가 돼 웅. 제늬 내게 몹시 굴지말어. 제늬까지 내게 몹시굴면 나는 정말 못살어. 나는 여기온 다음에 여러번 자살할뻔했다우. 아주머니가 어지가니 몹시 굴어야지.

제늬 그런말은 하지 말어.

제늬 내가 왜 자살을 안했는지 아야기를 할께.

제늬 그만두어요 언니.

가만있어 들어봐.내가어째서 자살을 안했는지 이야기할게. 나는 말이야―― 저―쓸데없는 생각이지마는 제늬는 사내라는 것을 생각해본일이 있어. 사내와 사랑한다든지 결혼이라든지――

제늬 그야 나도 제살림이란걸 생각해보지. 언제나 여기 저기서 남의짐노릇하기가 좋은가.

그래 그렇지만 사내를 돕는다는걸 생각해 보았어.

제늬 사내는 힘이 있지 않은가봐. 사내가 여자를 도아주지.

나는 사내를 도을수가 있어.

제늬 아이 어쩌면 그런 생각이 날가!

여자가 참으로 슬픈일을 겪으면 그런 생각이 난다누.

제늬 정말.

이거봐.

제늬 그래!

내가 다른여자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기는 생전 처음이야. 지금 나는 누구에게 말을 하지 아니하면 죽어버릴것 같애.

제늬 정말 그럴거야.

제늬가 이렇게 마음도 착하고 얼골도 어엽분걸 보니까 이야기를 꼭 해야 할것같애.

제늬 정말 내가 입버보인단 말이야.

그렇고 말고.

제늬 나가서 일한던집에서도 모―도 나를보고 이뿌다고 그랬어. 찬모만 내놓고는.

정말 이뿐데 뭘.

제늬 그 찬모는 보기도싫은 늙은인데 잘때는 종이로 머리를 싸고 잔다누. 정말잘사는 댁내들이야.웨 그러나 아이고 그 아침에 이러날때 꼴이라니. 그러고 그집에서는 모―든것이푼푼해서 날마다과자를 먹지요. 아침열한시면 댁내들은 우유하고 비스켙를 먹는단말이야.

이거봐 아모것도 숨기지말고 이야기를 다해요.

제늬 나는 그럴테니 언니도 다 할테요.

그러고 말고.

제늬 그럼 좋은사람이 생기면 나를보고 이야기 할테요.

아이그 좋은사람. 제늬 좋은사람 이야기를 해.

제늬 나는 아직 없다누.

정말.

제늬 내놀만한것이 없어.

인제 곧 생길걸! 아―제늬는 참 행복스럽게 될게야.

제늬 사랑이란건 이상한건가봐. 안그래. 그것때문에 사람들이 하는것을 보지. 언니는 사내가 좋을것 같애?

그럴지 몰르지.

제늬 내생각에는 보기싫은 물건들같애.

어디 다 그럴라구.

제늬 언니 그럼 무엇이 있구면그래. 그렇지. 정말이지. 누구야. 알으켜줘요. 내 아모보고도 말하지 않으께. 누구야. 아까 나보고는 아모것도 속이지 않는다고 그랬지?

아―

제늬 나도 아는 사람이야?

(낸은 제늬에게로 가서 한팔로 제늬를 안고 키스를 한다)

그렇다누.

제늬 그럼 아―틔·피어쓰요?

아니야.

제늬 그럼 누구요? 아이 속상해 죽겠네.

이거봐 웅.

제늬 그래 말을해 가만히 귀에대고.

딬·거―ᅄᅵᆯ이라누.

제늬 딬·거―ᅄᅵᆯ야?

난 그이를 사랑한단다.

제늬 그이를 무척 사랑하우?

꼭 내마음이 꽃이피는것 같애.

제늬 아―그럴거야. (사이) 나는 언니가 행복하기를 바라요. 언니하고 딬·거―ᅄᅵᆯ씨하고.

참말 고마워.

제늬 아니 언니 눈좀봐. 언니가 딬를 좋아하다니 언니같은 동모가 있으니 난 참좋아.

자―키스, 나를 키스해야지. 넌 나를 한번도 키스해본적이 없지.

제늬 자―가서 눈을 씻어요. 않그러면 빩애질걸. 오늘저녁에 딬가 올텐데. 빩아면 않되지. 찬물로 씻어요. 낸――

나는 울것만 같애. (천천히 걸어나간다)

제늬 (다른편門(문)으로가서) 어머니! (사이)(가만히) 어머니!

파夫人 (밖에서) 왜?

제늬 일루 좀 와요.

파夫人 (손에 물을 씻으며) 웨그러니!

제늬 낸 말이요.

파夫人 (킥킥우스며) 걔가 딬에게 반했다누. 어머니 나보구 죄다 얘기를 했어.

파夫人 저거봐.

제늬 (킥킥우스며) 잘 지켜야 할거 아니오. 어머니!

파夫人 내가지키마.

幕(막)내린다――


第二幕(제이막)

[편집]
(부엌. 낸은 정돈한다. 목판과 잔과 병을 뒤의 방으로 가저간다.)

(노래부른다)

불어라 불어라 겨울바람아.
빛나는 흰눈으로 나를덮어라.
저나무 가지를 꺾어나리어.
마른닢 내위에 고이뿌려라.

(들어온다) 아무도없어?

아이 누구라고! 깜짝놀랐네. 그런데 아주 일즉 왔구나.

그래? 다른사람들은 언제오누.

안왔어 아직 반이 못된걸.

이댁 아주머니는 어디있고?

웃층에서 옷을입지. 한십분이나 있어야 내려올껄.

양금켜는 령감도 아니오고?

아니.

그럼 한번 갓다가 다시 와야겠구나.

그럴것 없이 들어와 앉었으렴. 모도들 곧올껄. 나도 일 다했는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나 들은것있거던 좀하렴.

사람들이 그러는데 글로스터감옥에서 죄인이 파옥을 했다더라.

아이 저런!

그래서 이근방으로 도망해 들어온모양이래.

정말 그럴가.

글세 모르기는해도 고올서 순사가 나오고 또 무슨 관리같은이가 와가지고 목사님 사는데를 무러보는게 아마도 무슨 종적을 탐지해가지고 온 모양이지. 냉큼 그놈을 잡어가지고사형을 시켰으면좋지만. 그놈들에게는 개라도 몰아댔으면.

그렇지마는 그사람들도 우리나 같은사람들이 아닌가베.

(목도리를 글르며) 우리하고 같은사람이라니 어째 같은사람이야. 여자는 그런 생각이 틀렸단 말이야. 그걸 인정으로만 생각해서 되나. 나는 죄인이라는것은 모조리 사형을 했으면 좋겠더라. 그래야 우리 바른사람들이 마음 편히 잘살지. (목도리를 벗는다)

무엇좀 먹지 않을테야? 걸어와서.

무엇을 먹누.

능금술하고 과자가있어. 저방에다 다 채려놨는대.

갖다주면 고맙게 먹지. (낸은 술잔과 접시를 가저온다 딬과자를집으며) 네가 내시중을 들게아니라, 내가 네시중을 들어야 옳은일인데 그렇구나. 다만 나는 지금 천사떡을 가지고있는게없다. 천사떡밖에는 네게 마땅한 떡이 없을텐데.

아이 저런말봐.너 계집애더러 몇번이나 그런소리했니?

이게 정작 처음이다.

그래 떡이 맛이 있어.

참좋다. 이게 약넘을 드린떡이지. 둘로쪼개서 뻐터를 발라가지고 뻐터가 녹도록 불에다 살작 쬐이거던. 불에다 굽는게 아니라. 살작 쬐인단말이야. 그리고는 맛이나게 설탕은조금 뿌린단 말이지 그래도 너무 달아서는 안돼. 이게 막 정신차릴틈없이 넘어가는구나. 가을철에 어여쁜 처녀의 입을 마추는 맛같애. 둥근달이 훤이 비칠적에.

정말 그렇다면 한개더먹으렴. 저시게를 둥근달로만 여기고. (하나를 더 가저다준다)

맛있는 떡을먹고, 그떡을 네가 갖다주어 먹으니 이런 좋은일이 있나. (먹는다) 아이고 이떡은 설탕이 안묻었고나. 여봐, 낸 그 고흔손으로 이떡을 좀 만저주렴. 그럼 설탕을 잘바른 셈이 될거야.

누가 그따위짓을 한담. 난싫여. 자, 이걸먹어. 이건 설탕이 묻었으니.

(먹으면서) 요거 절반을 네가 먹으면 세상에 그렇게 좋은일이 없겠다마는. 나는 어쩐지―저―생각이.

난 먹기싫여요, 능금주 더먹을테야?

이집 능금술은 너무시여 그야 검정푸딩이 잘익은것이 좋드시 능금주는 얼마쯤 신것이좋기는 하지마는, 능금주가 이렇게 신데는 좋은 방법이 있지. 저―물에 적신 빵 한쪽하고 군사과 한개를 그곳에 넣고 그다음에 육두구(肉豆寇) 가루를 살작 뿌리거던. 가루가 굵어서는 안돼. 그러면 말이야 공일날 맨든 애플파이 모양으로 들큰하고 맛좋은 술이 된단말이야.

정말 너는 쿸가 됐드면 졸껄 그랬나보다.

우리아버지가 말슴이 『배속의것을 조심하라』고 그러신단 말이야. 어머니가 죽은다음에는 내가 아버지를 보살펴 드렸는데 아버지가 배속조심이 여간이 아니여서 나도 그것을 배웠지요.

보살펴 드릴 아버지가 계시면 얼마나 좋아. 애기때부터 자라난것을 다 알것아니야. 그러고 큰사람이 되여서 세상에서 살게하기 위해서 자기는 여러가지 것을 희생했을지도 모르고.

우리아버지가 희생이 되여주나. 한번은 조금 그래볼라고 했다고 그러시두군. 그렇지만 아마 성미에 맞지 아니했을거야.

남자는 제 아이를 위해서라도 희생하기는 어렵다고 그러드라. 그렇지마는 여자는 희생을 하는거야. 남자는 몰라요. 남자는 여자가 무슨 희생을 하는가를 생각도못할걸. 고은것도 버리고 평안한것도 버리고 이세상에서 맛볼수있는 향낙도 버린단말이야. 그 조고만 애기 하나를 낳기위해서 늙은다음에 제게서 먹을것을 줄지못줄지도 모르는걸.

나는 웨 여자가 아이를 가지랴고 하는지 모르겠더라. 아이를 가지기전에는 여자란 참 어여뿌지. 그 붉은 뺨이 부드럽고 그달콤한 입술은 새빨갛고 고 눈은 반짝반짝한것이 별같이 빛나고. 또 그 부드럽고 흰손을 생각해봐 거기닿기만하면 왼몸에 전기가 찔찔통하는걸, 참말 곱고 예뿌고.

사내의 마음속에 사랑이 생길만큼 에쁘다는건 자랑스러운 일이야.

그러다가 아이를 난 다음에 같은여자의 꼴을 좀 봐요. 빨내에 손등은 다 터지고 바느질하느라고 손가락은 상하고 뺨은 축 처저 들어가고 두꺼비배같이 퍼런게 눈은 히멀끔한게 다늙어 빠진 암염소나 다름없고 입술은 터지고 허리가 아퍼서 꾸부정하고 걸어가는 꼴이란 비참하다고 할밖에 없지. 떨어진 치마를 끌고 가는대 어린색기는 캥캥 거리고 울고 머슴애색기는 부억에서 넘어저서 피가나고 계집애색기는 마당에서 너머저서 머리에 진흙투성이를 하고 아이! 생각만해도 끔찍해!

여봐 딬 그래도 사랑에서 생기는것이 그것뿐인줄 알면 안돼. 그야 고흔 것이 없어지고 향낙도없어지고 질겁든 마음도 달라진다는것은 섭섭한일이지마는 애기를 가진 다는것은 얼마나 대단한일이게. 산 사람을 이세상에 내보내는것을 생각해봐, 그러고 몇달을 두고 속에서 발닥거리는 조고만덩어리, 그러고 젓을 먹여 길르고 그렇게 어쩔수도 없는것을.

그야 어린애들도 깨끗이만 해두면 어여뿌지. 나도 어린애들찬송가 하는 것은 듣기좋와. 또 물에서 헤염치고 노는애들도 보기좋와. 하야코 날신한것들이 물속에서 놀고 반짝 반짝하는 물방울이 팅켜나서 금강석같이 빛나지. 오늘 누구누구 오는게야, 우리 말고?

개퍼피어스 늙은이가 양금을 켜러온데.

늙은이는 미친병원에가있는게 옳은걸. 정말이야. 얼빠진늙은이 같으니라구 그늙은이는 정신이 온전치못해, 사람이 다 그리는걸. 그렇지마는―

늙은이는 양금을 잘켰는데.

그래 그늙은이가 그건 참 잘켜.

지금도 그전 생각을 하고 또 그 새악씨생각을 하고 켜면 참 잘켜요. 오십년도 전에 죽은 사람을 아직도 새악씨라고 그러지요.

그색씨는 참 어여뻣대드라. 그래서 사람들이 서관의 별이라고 불렀대, 나도 우리 아버지 한태들었는대, 아조 얼골이 그림같었다고 그러드라.

그이는 그색씨를 위해서 아름다운 노래를 짓고 음악을 짓고 그랬어요. 나도 한번 그이가 지은 노래를 부르는걸 들은일이있어. 한편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한편으로 양금을 가만이 켜는대 눈에는 눈물이 글성글성 고이겠지. 그색씨가 저승으로 간다음부터는 그이는 정신이 온전하질 못한가봐.

그이 말고는 또 누가오누.

토미하고 아티하고 온대, 참 아티는 훌륭한 청년이 되였더라.

아 그래, 나도 그런말은 들었어도 아직 그애를 보지는 못했다.

아조 저이 어머니를 닮어서 머리가 까만게 엡버.

나는 검은머리 좋은게 좋와. 그러고 노란머리 좋은것도 에뿌고 붉은빚나는 노란머리 참좋와. 검은머리에도 윤이있는거 하고 없는거하고 있지 내가 어떤걸 좋와하는줄 아니, 네머리빛이 그게 꼭 내가 좋와하는 빛이다. 정말이지 참 어여뿌다.

능금주를 더먹지 않을테면 잔을가저갈테야 이거봐.

웨?

지난주일에 우리집 양이 죽어서, 오늘저녁에 양고기 만두는 못먹는줄 알어.

그래 나는 오늘저녁 아주 재미있는 판인줄 알었는대.

그렇고 말고 우리는 오늘저녁에 달이 넘어가도록 춤을 출텐데.

낸은 아마 춤을 잘추지.

나는 춤을 추어본지가 일년이 넘는다.

너의집에서 살적에는 아마 춤을췄지.

우리는 언제나 우리문깐에서 춤을 췄단다. 양금켜는 노인하나가 우리춤에 마춰 양금을 켜주고. 달이 뜨기만하면 춤을췄단다. 女子(여자)들은 나막신을 신은채 춤을추기도 하지.덜그덕 덜그덕 그렇게 소리나는게 꼭 북치는 소리같지.

나는 거기서 너하고 춤을추었으면 좋았을걸.

그러고나서는 『꽂기둥세운데로 춤추러가자』는거랑 『랜달』이랑 그런 옛날부터 내려오는 노래를 부른단다. 어떤때는 산에서 목동이 나려와서 피리를 불어주기도 하고, 참 집에있을때는 좋았어.

너 여기온뒤에 벌서 얼마되었지. 언제나 집을 떠나있으면 마음이 언짢은 거야. 그렇지마는 아마 오래지않어 너는 집으로 돌아갈거아니냐. 어머니 아버지가 기다리실걸. 그렇지.

두분이 다 돌아가셨단다.

그게 무슨소리냐. 이댁 아주머니가 두분이 다 계시다고 그리든데.

아주머니가! 아주머니가 그러시는건,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 그러신단다.

까닭이라니, 그런 까닭이 어디 있겠니?

인제 이야기할날이 있을걸, 자―외투하고 모자나 벗어줘, 내 갖다걸게.

(낸은 외투 모자등속을 받어가지고 뒷방으로 가저간다. 다시 들어온다.)

여봐, 낸, 너는 얼굴이 참말 곱구나.

비누에 물이 약이라고 사람들이 그런답네.

여봐, 낸은 쇠통 장미꽃이야, 아주 쇠통 百合(백합)꽃이야.

아이 별소리를 다하네. 무슨 말솜씨가 그렇게 좋으냐.

아― (장미하나를 내놓으며) 여봐.

웨 그래.

이장미를 봐.

제늬 줄거지?

아니야, 낸줄거야. 그래 이걸 가질테야.

그럼 준다면 갖지.

자 여기있다. 고맙다고 그럴테야?

그래 고맙다 그장미 참 고와!

그게 캡텐 원더라는 종자야, 발갛지. 사랑같이 사랑은발간게지. 장미같이.

아이!

나는 저장미가, 핀걸 보고 말이야―― 저―만일 낸이 그걸 꽂으면―― 저―꽃도 퍽 고와보일거라고 그랬어.

그렇다면 작히나 좋을까.

낸에게 대면, 그꽃도 아모것도 아니야, 저, 여봐?

웨?

저 한가지 청이 있는데.

뭔데?

그장미를 머리에다 꽂지 않을테야.

내머리에다 말이야. 웨, 그래?

나는 낸이 머리에다 장미꽃을 많이 꽂은 꿈을 꾼일이 있어.

(장미를 머리에다 꽂으며) 옛날에는 女子(여자)들은 머리에다 늘 장미를 꽂고 살았다는데. 춤을출때도 머리에다 장미를 꽂아서 춤을추면 발아래가 꽃잎사귀가 떠러졌대. 어머니한테 들은 이야기야.

꼭 네머리속에서 꽃이 절노 피어난것 같구나.

불을 켜야겠어.

켜지마라 켜지마라.

(성냥을그으며) 그女子(여자)들은 참 고왔을거야, 옛날에 그女子(여자)들은. 그러기에 그女子(여자)들 이야기가 노래가 되여있지. 참말 예쁘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일일가.

고운女子(여자)란 참말 훌륭한거야.

고운女子(여자)는 신선이지, 어디 사람이야.

여봐, 낸, 낸은 참말 고와. 참 고와.

아이!

낸은 고와, 낸은 仙女(선녀)야, 장미화같애, 내 꿈속에서 처럼 낸은 고와.

아―놔요, 이 손을 놔요.

낸은 고와, 저눈, 저 파리한얼굴, 장미를 꽂은 저 머리, 아 낸, 너는 참말 예쁘다. 참말 예쁘다.

이러지말어, 이러지말어.

내사랑, 내예쁜사랑.

아이!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놔요, 놔요, 제발.

너도 나를 생각하니, 얘 너도 나를 사랑하니.

너는 몰라요, 너는 몰라요. 너는 내일을 모르는걸.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아이! 안돼요. 나를 사랑해서는 안돼요.

어디 임금님의 따님 입술은 너같이 고울것이냐.

아이 놔요.

내사랑아, 내고운 사랑아.

아이 어째.

얘 너 나하고 결혼할테냐. 나를 사랑할테냐.

나도 너를 사랑한다.

오― 내사랑아 내예쁜 이 내사랑.

내사랑.

내예쁜사랑, 나는 너를 두고 노래를 지을란다.

네가 나를 사랑하는것이 벌서 노래지, 또 무슨 노래가 있늬.

얘 네머리에 핀을 빼자. 저 고운 머리가 죄다 푸러저 내리게, 여봐, 낸, 너는 참 예쁘다.

제발 하나님, 내가 예쁘기만 했으면!

그럼 예쁘지.

더 예뻤으면, 그러면 너를 줄게 더 많지안니.

자, 키스, 키스.

이게 내머리야, 아모래도 많지도 못한걸.

(머리에 키스하며) 아곱다. 고와, 너는 내사람이지.

나는 네사람이야.

우리인제 혼인할까? 우리인제 같이살까?

이만하면 돼요. 이만하면 돼.

언제 혼인할테야?

키스해요.

돌아오는 미카엘節(절)에 할까.

키스, 키스해요. 함 우리 귀동이, 우리 예쁜이.

인제놔요. (서로놓는다) 나는 더바라지 않아요, 나는 행복을 맛봤어요.

여봐 낸.

나는 혼인은 못해요. 저리가요 저리가. (딬가 낸을 향해온다) 웨안가. 우리는 혼인은 못한대두. 알기만 하면 너는 나를 미워할걸, 그래도 이야기 할수는 없어. 오늘 저녁에 할수는 없어. 다―들 곳 내려올걸, 내가 만일 혼인한다면――아니야 안될말이야. 만일 우리가혼인을 해서――같이 산다면――그러면 네게 욕이 돌아갈걸. 사람마다 내 욕을 할텐데. 모두 알고야 말걸. 모두 알고야말걸.

얘 나를 보고 이야기를 하렴.

아니야 아니냐 나를 받아치지 말아요. 공연이 알지도 못하면서. 저― 나는―― 나는 너하고 혼인할 처지(가) 못된단다. 우리 아버지가, 불상한 아버지――(우름이 터진다) 여봐 딬 내가 얼마나한 고생을 해온지를 너는 몰라요. 이가슴이 터질것같애.

자, 날봐요. 나를 보고 이야기를해! 너는 내사랑이지. 우리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가네.

만일 네가 나를 사랑 한다면――아이 정말――우리가 마음만 합하면 남이 무어라던 무서울게뭐야. 멀리 가버릴수도 있지. 저 미국같은데로. 거기 가면 편안이 살걸. 여봐, 나를여기서 데리고 가줘요. 우리가 가진게 우리가 사는거밖에 뭐있어. 사랑이 있으면 모자랄게 뭐야. 그렇지 우리는 사랑이있지. 나를 데리고 가요.

그래 데리고갈게. 오늘저녁으로 사람들보고 이야기하지.

저―내가 말하랴는것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말이야?

아모려면 어때. 오늘 저녁이야 바로오늘저녁. 양금하는이가 오기만하면.

오―내사랑.

내가 네게 청혼을할께. 여럿이있는데서 청혼을 할께.

딬의 안해! 아!

자―키스해!

모도오기 전에

(문밖에서 발소리와 우슴소리)

소리 있다 소리가 난다.

소리 아니야 없다.

소리 아―티야 그리지말어. (함께, 빠르게)

소리 쉬ㅅ.

소리 다함께해.

소리 하나씩 차례로 해.

오는데.

내사랑.

여럿의 노래.
꽃기동세운데로 춤추러가세
세월은빠른것이 두번안온다
(거름을 멈추고 킥킥거려 웃는다)

하나 아모도없다.

(한사람이 그곡조를 콧노래로 한다)

오늘저녁 여럿이 있는데서 양금을 켜기만 시작하면 자, 내안해다.

내 남편.

여럿이노래 『아름다운 사람이 기다린다』

쾅 쾅 쾅
(문을 두다린다. 둘이는 떠러진다. 파게터夫人(부인)과 제늬는 빨리 내려온다. 낸이 문을연다. 피어스늙은이, 아―티피어스, 토미아―커와 두게집애 들어온다)

파夫人 모두들 오는구면, 아이 잘들왔네.

(두게집애를 키스하고 낸을 모질게 바라본다)

제늬 (딬에게) 이거봐, 나를 장미화를 갖다준다드니 가저왔늬.

네가 장미는 해 멀하니.

제늬 그런 말법이 어디있늬.

너는 내뺨에 장미가 피어있는데 그러는 구나.

파夫人 老人(노인) 안녕하시요?

(모도들 서로 인사한다.)

아―티 할아버지가, 말이 들립디까, 바로 때린다면 몰라도, (귀에대고 소리를 꽥 지른다) 할아버지 안녕하시냐구요.

개퍼 (낸을보며) 두번 나는 저를보았다. 두번, 저는 길로걸어갔다. 머리에 장미를 꽂고 저의 눈은 빛난다. 두번 사월에.

아―티 할아버지 이리 앉으십시요. 할어버지는 늙으셨어도 양금은 켜실수가 있는데. 모르는 사람하고 이야기는 아니하신답니다.

娘一 참 우리 마을에 모르는이가 왔어요. 아주머니.

파夫人 그래서!

그러지않어도 아주머니 댁을 찾습데다. 목사님도 같이 다니시면서.

아―티 아주머니 무슨 도적질을 하신게로구려.

파夫人 맙시사! 도적질은 나아니라도 할사람이 많어서 걱정이라네.

아―티 그렇습디다. 그중에 하나는 그게 순검일세.

그래 나도 그사람들을 본걸.

파夫人 아니 자네는 그럼 이사람들하고 함께 안왔는가.

네 그렇지만 나도 봤어요.

모두 대관절 무슨일로 왔을가?

파夫人 우리집으로 오드라면서 오면 곧 알겠지. 나라에서 잡으랴는 도적놈은 잡히고야 말걸세.

(파氏 내려온다. 족기단추를 잠그면서)

파氏 잘들왔네 그려.

모두 안녕하십니까.

파氏 (게집애들을 보고) 너의들 참 예쁘고나. (딬를보고) 너는 훌륭이 채렸고나. 아조새실랑같다. 여 늙은이 자네는 아조 꼬부랑강아지가 다 되었네그려. 양금이나 가지고 왔나?

개퍼 (오히려 낸을 바라보며) 그가 누군가? 빛나는 그를 길에서 나는 보았다. 꽃을 흘리며 꽃을 흘리며.

제늬 (개퍼를 흘깃보고나서 딬를향해) 너는 그럼 일즉왔고나. 아이 낸좀봐. 머리를 안빗었네 어머니 낸의 머리 좀 봐요.

파夫人 얘 넌 대관절 멀났다고 머리에다 장미는 꼽고 이러는거냐. 그러고 웨 머리는 풀어느리고 여기 내려와있어?

문을 열러 내러왔어요. 그러고 촛불을 켜고.

개퍼 내게 붉은 술한잔과, 흰술한잔을 다오, 또 꿀과 사과와. (낸에게로 가까이오며)그러면나는 신부의 발아래 기쁨을 드리는 양금을 타리라.

아―티 할아버지 어쩔랴고 이러시오. 어릿어릿 하지말고 거기앉아계시오. 여기 무슨 신부가 있다고 그리오.

파夫人 (게집애들을보고) 이렇게 젊고 예쁜애들이 모두 신부지 뭐냐. 젊었을때 연애같이 좋은게 있나. 얘 너의들 웃옷이랑 벗어야하지안니.

아―티 아니 우리는 어쩌고요?

파氏 한패식 차레로 해야지 좁은대로 양을 몰아드릴때같이 너의들 색시들이 낸하고 제늬하고 먼저 웃층으로 가렴.

저리가자.

제늬 얘 그양산을 이리다오.

(게집애들은 웃층으로 간다)

파氏 자 우리들은 이리갑시다. (그는 앞에서 뒷방으로 간다)

파夫人 (따러가랴는 딬를보고) 여보게 딬.

네.

파夫人 자네는 웃을다벗었네그려, 나를 좀 도아주게 자, 이리오게.

네 무슨 일입니까.

파夫人 춤을출랴면 이걸모두 치어야지. 나는 촛대를 저리로 가저갈테니, 자―자네 손을좀빌리게. 이테블을 저리치어야지. 됐네. 자네는 여기 벌서 왔지 그래.

조금전에 왔지요. 이의자는 모두 어쩜니까.

파夫人 그대로 둬요, 좋와이, 낸이 자네올때 문을 열어주었지.

네.

파夫人 그럼 둘이서 아주 재미를 봤그면 그래.

뭐요?

파夫人 공연이 시침이를 떼네그려. 그래 기애하고 키스를 했나.

(불퉁스럽게) 어쨌다고 꼬치꼬치 캐십니까?

파夫人 내야 상관이야 있나마는 그래도 나는 이눈이 있단말일세.

아니! 그러니 어쩧단 말슴이여요.

파夫人 흥 계집애가 얼굴이 새빩애가지고 머리를 모두 풀어느리고 머리에다는 장미를꽂고그곁에는 젊은사람이 어쩔줄을 모르고 자네같이 해가지고 섰는걸 보면 그만하면―까닭이!

그러니 어째요?

파夫人 흥 그러면 그게 아주 까닭없이 그럴리는 없다는말일세.

(불퉁스럽게) 아니 그럼!

파夫人 아니 자네를 보고 잘못했다는 말이 아닐세.

그럼 멈니까.

파夫人 그야 젊을때는 누가 그걸 모르나, 그렇지마는 말일세.

그래서요?

파夫人 아니 별게 아니라―

무슨 말을 할랴다 마십니까.

파夫人 아니야, 아무것도 아닐세.

할랴든 말슴이 있지않어요.

파夫人 아닐세 아니야, 거저 좀 이상할런지 모르지마는 자네아버님은 또 별나게 까다로우시지않으신가.

그건 그래요.

파夫人 아버지께서 자네 분재를 해주셨든가.

아니오.

파夫人 그래 그런줄은 나도 아네. 내가 자네게 이야기 할게있는데, 자네 좀 뜻밖일걸세.

그래 무엇입니까.

파夫人 자네 댁 아버지께서 날보고 말슴하신건데 말일세. 자네보고 이런이야기를 해서 좋을런지.

아니 내게 분재를 해 주신답니까.

파夫人 아직은 할말이 아니라고 그러시데. 그렇지마는 자네보고야 내가 들은 소리를 아니할수가 있나.

그야 그렇습지요.

파夫人 흥 자네아버지께서 나를보고 말일세.『여보 파게터댁네 나도 인제 나이차차먹으니까 자식이 자리잡아드는걸 보고싶소그려. 그런데』아 이러신단 말일세 『그애가 혼인을하는날에는 나는 살림을 매낄생각이오. 그러고 새살림채비하라고 이백원을 따루 주겠소』

야 이거 수가 티였구나. 우리아버지가 그래도 장하시거든.

파夫人 그래서 내가 『아 그러시겠읍니다. 그만하면 누가 신부가 되던지 그집에서 좋다고 하겠읍지요』(목소리를 변해서) 그애는 자네를 일생 배필로 알고 있네그려. 그래서 나가있으면서는 골작이에 百合花(백합화)같이 폭시들었단 말일세. 자네도 그걸 봤으면 이번 주일에라도 바루 청혼을 할걸세. 그렇지않으면 그애가 말라 죽는걸 볼테닛가. 그래 청혼을해볼텐가.

네 지금 바루 청혼을 했지요. 바루 조금전에.

파夫人 지금 문에 나왔을때 말인가?

네 제가 바루와서요.

파夫人 그래 뭐라든가? 이건 또 아직 둘이만 알아 둘텐가.

다 보셨다면서 뭘 그리세요. 지금 그리셨지요.

파夫人 내가 보기는 어떻게 보나.

머리를 풀어느리고, 장미를 꽂고 그랬다고 하시면서.

파夫人 머리를 풀어 그얘가 언제 머리를 풀어 내가 지금 따줬는대.

풀었답니다. 지금 자기도 그러시고서.

파夫人 제늬가 언제.

낸이 그랬지요.

파夫人 낸? 낸이 또 무슨 상관인가.

저는 지금 낸을보고 청혼을 했답니다. 그래서 낸의 대답까지 받았어요. (사이) 살림을 난다는건 참 좋은일이지요. 저녁때면 집에 마차라도 내몬단 말이지요. 그러고 또 돈이 생기고.

파夫人 (심술궂게) 자네가 살림을나, 혼인을하면 분재를 해주신단 말일세, 속으로 그렇게 정해놓신걸, 우리하고 혼인을 하실 생각이야.

우리아버지생각은―

파夫人 『내 자식은 아비가 정한대로 혼인을 시킬생각이야』 그러시데 『만일 그녀석이 모른다면 나가래지, 나가 빌어먹으래지』

빌어먹어!

파夫人 『엽전한푼 줄줄아나』그러시데, 어떤가.

그럴가. (파夫人은 딬를 가만히 보고 잇다)

파夫人 우리 제늬하고 자네하고는 사람들이 다아는 사인데 자네 마음대로하게, 우리가 가만있을줄아나.

계집애들하고 키스나 한두번 하는것하고 정말 장가를 들고 싶은것하고는 딴일이지요.

(파氏 천천히 걸어서 다시 들어온다. 얼골이 아조햇슥해진 딬를 노려본다. 조리대잇는데로 가서 마개빼는걸 집어들고 천천히 걸어나간다. 딬를 노려본다. 아모말도 않는다)

파夫人 그러니 어떻단 말인가.

(입술을 축이며) 아버지보고는 말슴을 잘드리면 될걸요.

파夫人 뭐라고 할텐가.

제늬는 내가 손톱에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다고 그리지요. 그리고 나는 낸을 사랑한다고하고 낸에게 장가 들 생각이라고 그리지요.

파夫人 (천천히 심술있게) 말을 해보게 아버지께 말슴을 해 보게그려. 가령 말일세. 자네가글로스터 감옥에서 사형을 당한 도적놈의 딸하고 결혼을 하겠다고 해보게 오래나 됐나, 거년 세전이지.

낸의 아버지가 그랬어요?

파夫人 그러고 에미년은 사내놈을 보고, 흥 (사이) 그래 그런 이야기를 아버지보고 할텐가.

이를 어쩌나 도적놈의 딸이라.

파夫人 아비만 그런가, 어미도 그렇지.

세상 맙시사.

파夫人 자네 마음이 뛰어나서 비닭이같이 다라나겠네그려.

당신이 보기싫여서라도 나는 낸하고 혼인을 할테요.

파夫人 혼인은 하게마는 무엇을 먹고사나. 자네가 돈이있나 그얘가 돈이있나. (사이) 그얘가 저이아버지 죽었다는 이야기를 자네보고 웨 않했을가. 옥문 앞에는 병정들이 늘어서고 장관이었지, 자네보고 그이야기를 안하든가.

안했어요, 할랴고는 했지만, 아― 참――

파夫人 그얘가 자네를 낚을때까지 기다렸네그려. 아이 저 떠드는걸 보게.

(안에서 웃는 소리, 닭우는소리를 한다)
그애가 여간 수단인가. 나는 그애같이 엉큼한 년은 생전에 처음봤네.

듣기싫여요. 이 늙은여우가트니라구, 남 속상하는데.

파夫人 여보게 자네 사람이 웨 그런가.

아주머니 여보서요. 나는 다른게 아니라――

파夫人 그래 어째.

모르겠어요. 나는 어째야 졸지 모르겠어요.

파夫人 아버지 하시는대로 하게.

아이 몰라요. 나두 돈이 좀 있으면.

파夫人 어디 굶어보고싶거든 굶어보게그려, 박아지하나들고 끄덕끄덕 돌아다녀 보게.

아――동냥아치가 돼, 맙시사.

파夫人 이 동리를 지내는것만해두 여간 많은가, 더럽게 채리고 구두바닥에서 발이 밀고나오고 내어버린 빵쪼각을 주어먹고 어떤 놈은 덤불에서 열매나 따먹고, 집덤불 밑에서 꽁꽁얼어죽는수도 있지않던가. 웨 많지않아.

제발 고만둬요. 그럴수가있나. (사이)

파夫人 자― 여보게 그래 어쩔텐가, 제늬로 할텐가.

에라, 비러먹을것. 그래 제늬야. 냉습포를 하는셈이로구나. 그래 제늬로 합시다. 자― 이만하면 시원합니까.

파夫人 (그를 키스하며)나는 자네가일 처리를 그만큼은 할줄 알았다네, 내가 자네를 범연이아나.

(문이 열리고 남자들이 웃고 노래하며 들어온다. 아―티피어스가 닭의 우름을 운다. 게집애들도 싯그러운소리를 듯고 나려온다)
뭘그리 오래 있다오니.

파氏 임자는 그동안에 뭘햇소.

아―티 (노래부른다)

해만지면 나는 너를 찾아간다
해만지면 너를 찾아 나는 간다

파氏 능금주를 한잔만 하면 기운이 난단 말이야. (입을닦는다)

파夫人 (파氏에게) 내 이따 이야기를 하리다. 얘 제늬야, 이 의자를 좀 치우자―내가 다 잘맨들어놨다. 딬하고 너말이다. 다 작정됐어.

제늬 (의자하나를 가지고) 그걸 이리줘요. 오늘저녁은 참 재미있겠네.

파氏 인제 춤을 춰야하지.

娘一 아저씨도 춤을 추세요.

파氏 그럼 추고말고, 여보게 영감 양금을 타게.

娘一 나는 양금이 좋와.

제늬 손풍금도 나는 좋와.

파氏 영감 시작하게. 모두 마음놓고 놀기로하세. 찌푸린 얼굴은 하지 말기로하고.

(노인을보고) 가만있어요 내 의자를 바루 놔 드릴게.

개퍼 (불평스럽게) 길에서 나는 그대를 보았노라 분명이 바람은 몹시 부는날.

여기 앉으서요. 이 방석을 드릴게.

아―티 잘못하면 할아버지는 불속으로 들어간다. 조심해서 봐드려.

개퍼 (옛날식으로 허리를 굽혀 절을하고) 아름다운 女子(여자)는 마음이 높아서 늙은사람을 보살펴주는일이 없는것을. 아―늙은사람에게는 아무 즐거움도 없고 잘해야 젊은사람의 즐거움을 도와줄뿐이라, 나는 늙었다. 아주 아주 늙었다.

늙으면 지혜가 있읍지요. 늙으면 널리 세상을 본뒤이라, 마음에 평안이 있읍지요.

파氏 별소리다한다. (킥킥우슴)

개퍼 그대를 본사람에게 무슨 평안이 있으랴, 아름다운모양으로 지나가며 가슴에 불을 붙혀주는것을.

娘(낭)들 자― 기다리고 있는데 얼른 하서요.

파氏 모두 쌍을 지어.

개퍼 (낸에게) 신부는 무슨 곡조를 원하느뇨. 종소리울리자 처녀들은 꽃을 던진다. 나와 그새앗시때와 같이. (사이) 나는 그같은 꽃을다리고 교회로 갔더니. (사이) 나의 꽃을 사람들은 땅속에다 묻었고나. (사이) 나는 부디치는 흙소리를 들었다. (말을하며 양금을 골른다) 사람은 모두 나의 흰꽃을 잊어버렸다. (사이) 육십년이 이미 지냈다.

인제 그를 맞나겠지요. 지금 옆에와있는지도 모릅니다.

개퍼 (반쯤일어서며 소리를높혀) 그래 네가 왔구나. 아름다운 내사람!

파夫人 여봐요. (노인의 손등을 치며) 자― 양금을 켜요. (낸에게) 너는 어쨌다고 이老人(노인)의 정신을 뒤집어놓니. 저리가, 남의 마음속도 좀 생각을 해 줘야지.

파氏 모두 쌍을 지어라, 자―모두 짝을 맨들었니. 모두 얘 그리지말아, 아―티야. 가만이있어. 어떻게 딴스를 하니. (그렇게들 떠든다)

너이리오렴.

(낸은 조곰 떨어저서 딬가 어쩌기를 기다리고 바라보고 있다)

파夫人 자―인제 다 되었지. 잠깐들 나를보게. 춤을 추기전에 내가 잠깐 하고싶은이야기가있네.

아―티 뭐야! 뭐야!

파夫人 들으면 깜짝 놀날일일세, 정말 나두 뜻밖이라 숨이맥힐 지경일세. 젊은사람들 춤추는데 방해가 되어서도 못쓰지마는 이건 지금 이야기를 해둬야 할 일이야. 히―히― 다른게아니라――

아―티 눈감고 듯습니다.

娘一 가만있어 얘.

파夫人 제늬하고 딬하고 혼인을 하게 되었다네. 여러동무들이 이 두사람의 기쁜일을 축하해주게. 딬! 제늬야! 손을이리다오. 자― (둘의손을 쥔다) 너의 둘의 행복을 빈다. (딬를 키스하며) 인제 자네는 우리 사위일세.

아―티 그리 빩애질건 뭐있니.

모도 톰! 그게 웬일이야. 둘이 행복을 빈다. 정말 뜻밖이야 말도 나오지않아. 제늬 이리와 키쓰를 하게. 딬하고 야 키쓰를 할수가 있나 어른이랍시고, 아조 뽑낼걸. 벌써 점잔을빼나.

딬! 딬! 오 딬! 너는 나를 놀린건 아닐테지.

딬는 다 뭐냐 저리가!

파夫人 너 웨 딬를 구찬케 구니?

나는 저― 딬가 나를 보고 할말이 있는줄 알았어요.

나를 아조 멍텅구리로 안 모양이로구나.

나는 내게 행복이 찾어온줄 알었더니

(딬를 처다보고 가만이 걸어서 저편 의자로 간다 가면서 말한다)

파氏 낸아 얘 너는 웨 가만있니. 이리와 춤이나 추지.

파夫人 아마 저의 아버지를 배운게지.

제늬 (발을 이리저리 놀리면서) 뭘배워.

파夫人 아마 공중에 매달려야 춤을 출걸.

(파夫人에게로 가까히가며) 그래 그래 나는 아버지를 배웠서. 그런 말을 하다니. 에이 더러운 심청꾸러기.

파氏 손님들있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파夫人 가만놔두. 버릇을 좀 가르처놀테니. (여러사람을 향해) 그애는 머리를 풀어느리고 옷가슴을 헤치고 하면 딬를 제손에 널줄만 알았다네.

토미 여보게 딬 우리가 일즉와서 안되었네.

제늬 낸은 사랑을 위하야서 모든것을 바친다나 어쩐다나.

파夫人 이집안에서는 다시 바칠일은 없지 그애아버지는 지난겨울에 도적질을하다 사형을 당했다네.

파氏 임자 그이야기는 웨――그래 해도 상관없지. 아이가 정직하지가 못한걸.

모도 저런.

그렇다, 다―들 알어서 좋다. 우리아버지는 글로스터에서 사형을 당했단다. 그말을 하지않고는 너의들하고 악수를 하지않었어야 옳았을게다. 딬야, 너보고는 그이야기를 할려고 나는 애를썼다. 아― 딬야 나는 모든것을 네게바쳤다. 펑생처음으로 아모에게도 허락하지아니한 마음을 너를 주었다. 딬야 나는 네행복을 빈다.

얘 그따위수작은 일없는 저늙은이더러나 해라, 나는 너하고 그만이다. 얘 제늬야 나하고 춤이나 추자.

제늬 (킥킥우스며) 나는 너를 도을수가 잇다누.

자― 그럼 이리오너라.

제늬 이거봐, 내마음은 왼통 꽃이피네, 이게 낸의 말솜씨라누, 별나게 멋이있는 말솜씨지.

오― 내가 무엇하러 살어있노!

자 춤춰야지. (낸 한편으로 간다)

개퍼 신부의 눈물은 쉽게 마르는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아름다운꽃, 참으로 붉은꽃, 영원이 살어지지않는 꽃, (꽃기둥세운대로 춤추러가세 곡조를탄다) 나 나 나의 시악씨같이 영원히 살아지지않는다.

(모도 춤춘다.)


第三幕(제삼막)

[편집]
(같은장면, 낸은후면옆에. 뒤에서 시끄러운소리. 노인은 의자에 앉어있다)

세상이 괴로워요. 오― 아버지 세상이 괴로워요.

개퍼 그리 젊은 나이에 세상을 괴롭다느냐.

나이를 먹어서만 사람이 늙는게 아니여요.

개퍼 사람가운데는 죽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느니라, 아조 젊은 나히에.

나는 죽었으면 좋겠어요. 죽었으면 좋겠어요.

개퍼 누구나 모도 죽느니라, 오래지않아.

나는 지금 죽고 싶어요.

개퍼 나는 나의 꽃이 없어진다음부터 언제나 죽고싶어했다. 여러해를두고, 그러면서 나는이렇게 아조 늙은사람이 되었다. 일에 손을뗀지도 오래다. 나는 이제 늙었다. 아조 늙었다.

아마 오래지않어 할아버지는 그이게로 가겟읍니다.

개퍼 아니야 아직도 멀었다. 그의 조고만 무덤이있는데 나는 그 무덤을 보살펴야한다. 꽃이나 그런꽃으로 만일 내가 부자와같이 황금주머니가 있다면 나는 비석을 세울수가 있지마는. 그 조그만 무덤을 모도 새김질을해서 비명을 색이고 또 돌우에 그 얼굴을 색일것을. 나는 하얀돌에다 내꽃을 색일것이다. 하얀돌. 어느임금에게도, 지지않을 하얀돌 그러나 내게는 비석을 세울돈이없다. 그래 나는 죽지않으련다. 아니다 나는 죽지 않는다.

사랑이 죽은 다음에는 무엇이 남습니까.

개퍼 무덤이 남는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무덤만이 남는다. 나도 내꽃의 무덤을 가졌다. 그때 나의꽃과 같은나이의 여덜 처녀는 흰옷을 입고, 흰꽃을 그우에 뿌렸더니라. 흰옷입은 여덜쳐녀, 그때 교당의 종은울고 흰꽃은 풀밑에 묻혔다.

그이는 아조 젊은 나이에 죽었어요.

개퍼 그이를 실어갈때 여덜처녀가 흰옷을 입었더니, 모도 안악네가 되었다. 아름답든 그들은 모도 늙었다. 하나하나씩. 그렇다 저의들의 집은 모도 뷔이고 유리창은 깨젔다. 그러고는 푸른풀만 욱어지고 저의들은 모도 떠났다. 내가 가는날은 나의 꽃의 아름다움을 말할사람이 없다. 저의몸이 누은자리를 가라칠 사람도없고 나는 그의조그만 무덤을 왼통 자개껍질로 꾸몃다. 거기서 피는 꽃들은 그에게서 오는 조그만 말씀이다. 조그만 빛나는 말씀이다. 쉰아홉해동안 이조그만 말씀들은 피고피였다.

할아버지 나도 무덤이 있어요. 그러고 나는 쉰아홉해 앞으로 울날이 있어요.

개퍼 나의 고흔 사람아, 그대의 무덤에는 누가 있느뇨.

나는 내 마음을 무덤에 묻었어요, 그러나 거기서는 꽃도 피여나지않을것이고, 그러고 나는 아마 여기서, 쉰 아홉해를 지날것입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쉰아홉해. 열둘을 네번하고 더해야, 쉰아홉. 일년이면 삼백예순다섯날, 날마다 일어나고 일하고, 다시 들어눕고. 그러나 죽은몸. 죽은몸. 이미 죽은몸 언제나 죽은몸, 아니다 아니다. 그렇지않다. 할아버지 당신의꽃이 죽을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개퍼 해질무렵에 황금의 기사가 왔었다.

그때 같이 계셨읍니까.

개퍼 나의 흰꽃은 창으로 내여다 보았다. 그는 말하기를 『조수 조수 조수가 강으로 올라온다』고 하면서 그때 角笛(각적) 부는소리, 황금의 기사가 각적을 불었다. 나의흰꽃은 몸을 이르켰다. 별안간 웃음이 터저 하하하하 웃었다. 그러나 나의 흰꽃은 쓸어젔다. 벼개에 황금빛머리, 그러고 피와피. 내 시악씨의피. 나의꽃의피.

당신의 팔에 안겨서요?

개퍼 내가슴우에서. 나의 흰꽃은 내가슴에 누었다. 조수 조수 조수는 강으로 올라왔다.

그러면 그는 죽으면서도 질거웠을것입니다. 참사랑이 곁에 있었으니 당신은 당신의 꽃과 함께 사랑의 행복을 가졌읍니다. 사랑의 괴롬밖에는 없는 사람들, 사랑의 행복을 가저보지못한 사람들, 아― 나는 조수가 내머리우으로 넘어오기를 바랍니다.

개퍼 오늘은 보름달이다. 오늘은 조수가 높다. 우리가운대 하나를.

무엇이 우리가운대 하나를.

개퍼 조수가 우리가운대 하나를 데리러온다.

할아버지를 데리러?

개퍼 아즉도 내게는 소식이 아니왔다. 그러나 조수는 우리가운데 하나를 데리러온다. 그것은 올때마다 한사람을 데려간다. 한번은 나의 꽃을 데려갔다. 조수는 세상몹쓸것이다. 처음에 진흙같은것이있고 모래언덕과 진흙언덕 고기를 노리는 황새. 조수가오기전에 강바닥에는 모래와 진흙암소가 목장에서 물을 먹으러나온다. 모래있는대온다. 붉은 암소들, 그러나 저이는 조수를 무서워한다.

즘생에게는 슬픔이 없어요. 해가 빛날때 풀밭에서 풀을 뜯는밖에.

개퍼 저이는 조수를 무서워한다. 처음엔 우― 우― 소리가 저멀리서 바다 쪽에서 들린다. 뱃사람들은 가슴에 십자를 그린다. 조수는 차차올라 온다. 차차 가까이온다. 우―. 우―. 쉿. 쉿. 쉿. 그리다가 바위를 넘어 철석 부디친다. 히게 히게 새와같이, 물에서 날아올르는 백조와같이.

빛나게간다. 높히, 높히온다. 번드기면서.

개퍼 우― 하고 버큼을 일으키며 좍 퍼진다. 느러선 병정같이 줄을 지어온다. 굼틀거리고 굼틀거리고온다. 부서지고 부서지며 밀려든다.

빠르게 빠르게 검은줄하나. 버큼이 우에몰리며.

개퍼 그것은 배암이다. 배암이다. 머리를 치어든, 큰 배암이다. 헤염치며. 달려온다.

빛나는관 머리에이고 모든것 삼키려.

개퍼 와락 닥치며. 소리치며. 그발톱으로 너를 훔치려, 너의 옆구리로 달겨든다.

조수의 발톱이.

개퍼 노래하며, 노래하며. 바다는 소리치며, 뒤따른다. 아― 잡는다. 저의는 강속에서 있다 물은 넘어간다. 넘어간다. 문득 소리치고 닥치며.

깊히, 깊히, 물은 눈을 넘어 머리를 넘는다. 오늘밤은 다음철드는물이다.

개퍼 (꿈에서깨인사람처럼) 연어잡이들은 오늘밤에 그물을 잊어버리리다. 조수는 그것을 쓸어간다. 나는 안다. 조수는 그물을 몇십리 밀어올려서, 글로스터도지나고 하트펭리도 지난다. 노랑창포꽃이 그우에있고 능금나무가 그우에 자란다. 붉은 능금과 노란능금 모도 물로떨어진다. 능금떨어지는곳에 물은 고요하다.그물에는 능금이 걸린다.

고기도 걸려요?

개퍼 이상한고기가, 바다에서 온 이상한고기가.

그래요. 정말 이상한고기지요. 내일은 그물에 이상한 고기가 걸립니다. 말도없는것이 다리에와 부디처서, 하얀 무엇이 물속에서(혼자 물속을 드려다보는 얼골로) 내가 바다물에빠저죽은 후에는 나를 끌어낼것이다. 뱃사람들은 내몸을 건질것이다. (몸서리치며) 안될말이다. 안될말.

(안에서는 소리노픈 우슴소리와 칼다치는소리. 문이열린다. 제늬가 안방에서 나온다. 더러운 접시에 더러운칼과 삼지창을 놔가지고. 제늬가 들오며 파게터夫人(부인)의 소리 들린다)

파夫人 기애 거기있니.

제늬 있어요.

파夫人 이리오래라.

제늬 (낸더러) 어머니가 오래.

파氏 (소리를 낸다) 얘 문좀 닫고다녀라. 바람에 목다라나겠다. (제늬 돌아서서 문을닫는다)

너 무얼 가저왔니.

제늬 (어쩔줄몰라하며) 어머니가 안에서 오래.

(일어서며) 어머니야머래던 내말대답이나 하렴. 흥 우리동무 우리훌륭한 동무. 살살기여드는 동무야. 가지고온게 뭐냐.

제늬 (움치러지며) 양고기만두야. 어머니가 할아버지를 주래. 실컨먹으라고.

(바라보며) 누구의 그릇에다가 담어왔니 얘 착한동무야.

제늬 (말을 잘 못하며) 어머니접시야.

그릇도 더럽고 칼과 ᅋᅩᆿ도 더럽구나.

제늬 (부러지게) 늙은이가 뭘아나, 저런늙은이게는 이만해도좋지. 여보할아버지. 이걸먹어요.

(제늬게로 갓가히 가며) 안된다. 이동무 우리 훌륭한동무. 우리 유다 노름하는동무. 조그만 배암같은 동무야, 이만해도 좋은게뭐냐. 너도 그 만두를 하나 먹었니?

제늬 (소리를질러) 먹을테면 먹지― 누가 못먹어―

넌 먹었니? 양은죽었어, 지난주일에 죽었어, 너는 그만두를 한개 먹었니?

제늬 나는 양이죽은줄을 아는걸 먹어, 늙은이는 상관없대도 그래, 할아버지.

(맹렬하게) 앉어 이착한동무야, 앉어서 그만두를 먹어라, 먹어라, 안먹으면 죽인다.먹어. 늙은이게나 젊은이게나 인정은 모르는얘야. 인정없는사람의 인정을 맛을뵈일테니 먹어라. 먹어. 이조고만배암아, 먹어라.

제늬 난 어머니를 오랠테야. (일어선다)

(막으며) 안된다. 안돼. (억지로 억세게 앉힌다) 먹어라. 먹어. (제늬 하도무서워 먹기시작한다)

제늬 병이 나겠네.

먹어. (제늬먹는다. 그리고는 움추러진다)

제늬 (한입먹고) 웨그렇게 드려다봐?

내동무를 드려다보지 내동무를. 제늬 (한입먹고) 그렇게 드려다보면 못먹어.

얘 제늬야, 이게 네 혼인떡이다. 혼인상에 채려논 혼인떡이야.

제늬 (소리를 깩지르며) 노려보지 말아.

(밧작 닥어들어서 제늬의 얼골을 노려내려다본다) 오냐 제늬야 나는 너를 노려보겠다. 나는 네마음 속을 노려봐야겠다. 네마음속을. (천천히 조용히)

제늬 아―

너는 눈이 파래, 그파란눈으로 나는 네속을 디려다 볼수가 있어. 내가 무얼 보는줄 너아니? (사이) 나는 네속마음을 본다. 고건 차디차다. 고건작고 다랍고 차고 남 속이는거다. 너는 운수가 좋다. 너는 사랑할줄도 모르고 미워할줄도 모른다. 개도 감정이 있고 버러지도 너보다 나. 고런사람은 어떻게 되는줄 아니.

제늬 (숨이 갑브게) 어머니! 어머니!

내가 가르처주마, 내가 네 장래를 일러주마. 고 파란 눈속에서 네일생을 분명히 볼수가있다. 불밝은 어떤거리에 네가 술집에 나앉었는게보여. 뺨에는 빨갛게 칠을하고 고눈은 술에젖어서 부풀어올라가지고, 떠러진 치마를입고 콜록콜록 기침을하고 발발떨면서 앉었는게 보여. 그게너같이 다랍고 차고 작고 거짓말하는것이 받는 값이야. 그러고 더러운 침상이 있는 더러운방에서 너는 죽는단말이야. 분칠한뺨을 벼개에다 올려놓고, 그러면 임자없는 네죽엄을, 동리서 처줘. 가거라, 가, 나가. (제늬는 씨근거리고 비척거려서 문에까지 간다)

제늬 아이그머니! (제늬는 문에가 기댄다. 손잡이를 쥐고, 무서워서, 거반 정신이 없다)

개퍼 (정신을채려 손을 이마에대고 치어다본다) 너는 길떠날 채비를 했니.

나 떠나는 길.

개퍼 고은사람아 너는 먹고 마서야 한다. 그이가 온다.

누가 와요.

개퍼 황금기사가 온다. 그이가 저길로온다.

황금기사요. 오늘것을 먹읍시다. 갈길이 머니.

(오븐을 열어서 사과만두를 끄낸다. 칼과 접시를 가저온다. 또 쁘랜디병을 가저온다. 만두를 썰어서 늙은이에게준다.)

개퍼 (비척거리며 일어나 손을 마조잡고) 하나님 이음식에 복을 내려주시옵소서. 좋은것을 베푸는이를 복 주옵소서. 아멘. (먹는다)

아―멘. (밖앗문을 두드리는 소리, 발자최소리) 이걸 자세요. (늙은이에게 쁘랜디를한모금준다)

개퍼 (낸의 건강을 빌며) 잘가거라, 너 가는길우에는 꽃이있다. 아―황금 말굽소리 말굽소리 빨리빨리.

(밖에 문두드리는 소리)

소리 아모도없소? 문열우.

자세요 할아버지. (밖에서 세게두드린다. 안에서 사람들이 안문을 열랴고 흔든다. 제늬가 손잡이를 붙들고있어 열리지 않는다)

제늬 아이구! 아이구! 낸이 못달라들게, 낸이 못달라들게. (벽으로 넘어진다)

(파게터 내외와 딬들어온다. 다른사람들은 문에와 모여선다)

(제늬를보고 낸이 잘못한일이 있는것을 좋와라고 성낸소리로) 너 제늬를 어쨌니? 응?

파夫人 (낸에게로 달겨들며) 너 웨 문을 못여니, 고기 가만이 섰으면서.

파氏 제늬야 웬일이냐?

파夫人 (돌아서며) 제늬가 어쨋든 아른채말고, 나가서 문이나 열어요. 얘 제늬야 저리가자. 남들이 보기전에 들어가.

저걸―저걸―어디다가 때려 가둡시다.

파夫人 문을 열어요.

(제늬 비틀거려 나간다)

파氏 기애가 어째서 그러니?

제가 제모양을 봤답니다. 제모양을 보고 가만이 견딜사람은 별로 없어요.

파夫人 얘 네가 만두를 덜어 낸 모양이로구나.

파氏 쉬! 손님 듯겠소.

파夫人 술병까지 끄내놓고, 어디 내가 너를 가만둘줄아니. (두드리는 소리)

밖에서 소리 여보, 여보, 빨리나오.

파夫人 (문으로 나가면서) 부르는 소리를 못들었지요. 손님들이 있고 해서. 오래 기다리섰으면 어쩌나. (차저온이를 찬찬이 보며) 안녕히 오섰읍니까. 의자를 내다노우, 앉으시게, 목사님이 오섰네. 들어오십시요. 좀 들어오세요.

드류 고맙소이다.

(드류목사와 딕슨과 가방을 든 순검이 들어온다)

파氏 (의자를 가저오며) 안녕하십니까.

드류 평안하시우.

파氏 (딕슨을 보고) 안녕하십니까.

딬슨 (순검을 보고) 그가방을 테불우에다 노우.

드류 딬인가. 엘렌도오고, 무척 자랐고나. 낸인가. 그래, 그래. 다들 평안한가.

파氏 (가만이 파夫人을 보고) 저테불을 치우.

딬슨 (화중사납게) 테불상관없소.

파夫人 좀 지저분해서 죄송합니다. 손님이 있고해서 말하자면 뒤죽박죽입니다. (낸을보고 은근하게) 얘 저 테불에 만두를 좀 치렴 얌전스럽게.

드류 음, 음, 잠간 좀 말을 들어 (모도 조용하다) 잘들 노는데 와서 안되었지마는 저! (문께있는 사람들을 보고) 아―이리들 들어오지. 그래, 음, 음, 이건 좋은일이란 말이야. 이렇게 기쁜소식은 근내에 드문일이야. (의자에 앉으며) 고맙소, 앉으시요. (딬슨을보고)

딬슨 괜찬습니다.

드류 오늘저녁에 우리가 여기 오게된 내력을 드르면 모도 기뻐할거야.

딬슨 (날카럽게) 여보, 목사님, 그런것보다 바로 말슴을 하시지요.

드류 네, 네, 그렀읍니다.

딬슨 늦으면 돌아가는 마차를 놓지겠읍니다.

드류 어디 천만에 아니올시다. 아직도 십분은 더있읍니다. 아직넉넉합니다. 마차가 오기훨신전에 角笛(각적)소리가 들립니다.

파夫人 그렇습지요. 각적소리가 멀리서도 들립니다.

개퍼 각적, 각적. 길우에 들리는 황금 발굽소리. (테불로 갓가이 나오며) 심장의 고동같이 들린다.

파夫人 (화를내서) 이게 웬일이야. (가만이) 망할 늙으니. 저리 데려가요. 말참견을 못하게.

(딬슨을보고) 늙은이가 아조 망녕이랍니다.
(노인은 문으로가서 달빗을 내여다 본다)

개퍼 (문에가서) 나는 그를 길에서 만나리라. (나간다)

드류 저런일이 다―흠. (이마를 손가락끄트로 톡톡친다)

파氏 가끔 그리 정신 없는소리를 한답니다.

드류 가엾은 노인이로군.

딬슨 찾어 오기는 바로 왔는가요.

드류 그렇고 말고요, 바로왔읍니다.

딬슨 (가방을들고 글른다) 혹시나―저― 올아, 올아, 됐어. (갑작이) 누가 낸 하드윜요.

제가 그렇습니다.

딬슨 당신이요. 음 그래서 틀림없읍니까.

(드류를 보고)

드류 네 그렇습니다.

딬슨 부모는 메리, 하드윜와― 그러고―에드워드하드윜고 그는 에―

글로세스터에서 사형을 당했지요.

딬슨 스완스콤지방 주후 일천팔백―에― 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 모도들 이사람이 낸 하드윜인것을 인증하오?

모도들 네 그렇습니다.

딬슨 음, 그래서. (드류를보고) 그게 각적소리 아니오?

드류 천만에 아니올시다.

딬슨 (가방에서 주머니와 조희를 끄낸다) 펜하고 잉크를 좀 주시오.

파氏 (찬장에서 끄내오며) 여기있읍니다.

딬슨 네― (쓴다) 이펜은 아― 여보 목사 다른 펜이 없겠소? (파氏를 보고) 펜닦을걸 좀 주우 (■을 닥고 칼로 깍는다) 음 그래서, (날카롭게) 낸 하드윜, 그대의 부친은 아스톤막나 근방에서 양을 도적한 죄로― 음― 사형을 당했것다. 아니 가만이있어. 그게사실이니까 음 그래서― 그양은 니콜스란 사람의 소유인데. 그런데 이번에 판명된 사실로보면 그대의부친 에드와드하드윜는 그사건에 관게가 없단말이야.

아니 그래서 당신께서는 그말슴을 해주시러 오섰어요. 당신의 수하에는 누구만 못하지않은 훌륭한 사람이 수백명식있지요. 그러고 붉은옷을 입은 법관과 탈 을쓴 변호사가있고.길거리에 있는 어린애라도 우리아버지가 죄가 없다는것은 가르처줄수가 있어요. 길우에서 노는 조그만 어린애라도 우리아버지눈을 한번만 드려다보면 알것을.

딬슨 지금 그러한것을 의논하고 있을수는 없는일이니까, 지금 관게있는점만을 가지고말해야지.(드류가 귀에대고 소근거린다) 뭐요. 네, 네, 그러니까 말이지.

드류 (낸에게) 딬슨 검사의 말슴을 끝까지 가만이 들어.

파夫人 그게무슨 배혼데없는 버릇이냐? 가만이 말슴을 듣지않고.

딬슨 하든말로돌아가서. 그양을 사실도적한것은 니콜스의 양직인데 그자가 그대의 아버지를 도적이라고 고발을 했든거란말이야.

그양을 도적한것은 리차드 ᄉힲ플랜드여요.

딬슨 (낸을바라보며) 그자의 자백에 의해서 비로소 죄상이 판명된것이야. 모두 아―자백을해. 그런일이 어디있어. 아이 저런.

딬슨 슬퍼할만한 재판의 실수야. 응, 그런데 우리가 현법률을 옹호하는 이상 때때로 그실수로인해서 생기는 손실을 달게 받을 각오가 있어야 한단말이야. (시계를 끄내본다)

드류 아직 멀었읍니다.

딬슨 흠. 그래서 이번사건에 대해서 국가에서는 정당한 배상금을 지출하기로 결정이 된것이야.

위자료, 일금 삼십원.

딬슨 아니야. 일금 오백원이야. (주머니를 쏟운다) 서명하기전에 맞는가 세여보지.

아니야 아니냐 피와 눈물이 거기 묻었다.

드류 정신이 없는 모양이로군, 내가 세여보지.

파氏 (낸에게 브랜디를 부어주며) 얘 이걸 좀 먹어라. 모두 오백원이야 오백원이야 어쩌살!

(중얼거린다) 말과 마차와 살림채비한벌.

드류 오백. (파氏를보고) 한번 세여보구려.

파氏 아니올시다. 뭐 셀것있읍니까.

딬슨 바로되였지. (날카롭게) 낸 하드윜.

또 무슨 일이 있읍니까.

딬슨 금액에 틀림이 없는줄을 알었지?

아―돈이요? 범연할가바, 이렇게 법석을 부릴것은 없는걸가지고, 펜 이리주서요. 자― 서명을 합니다. 일금 오백원 정히 영수함.

딬슨 날짜를 음. 그건 내가 써넣지. (순검을 보고) 증인서명을하오. (서명한다. 딬슨은 다시 시게를 끄내본다) 마차를 놓지지 않을까.

드류 밤에 고생을 하시느니 오늘밤 쉬여 가시지요. 하로저녁 쉬면서 조수구경을 하십시요. 정말 장관입니다.

딬슨 네, 감사합니다. (가방을 챙긴다) 자―(순검에게 준다 낸에게) 그금액이 그대에게 위자가 되기를 바라오. 마차 탈데는 어느길로 갑니까.

파夫人 저밭둑으로 내려가시면 얼마안됩니다. 밭둑만타고 곧장가시면 그냥나옵니다.

파氏 가시느라면 마차의 각적소리가 들립니다.

딬슨과순검 갑니다.

모도 안녕히 가십시요. 안녕히 가십시요.

(파氏를보고) 자실걸 좀 드릴걸 그랬읍니다.

파氏 어디 우리같은 사람이 그럴처지가 되나.

반드시 그럴게 있나요.

드류 우리가 오늘저녁에 들은 소식은 모도 크게 기뻐할만한 일이요. (낸에게 향해) 네 마음의 만족은 여러번 말하고 싶으지는 않다. 그렇지마는 너를 친절히 돌보아준 너의 훌륭한 아주머니에게 대해서는―

파夫人 별말슴을 다하십니다. 당연히 할일을 했읍니다.

드류 아하 그렇게 겸사할것도 없는일이고, 또 여기 모인 여러 젊은친구들이라던지 모도마음에―

(딬슨 다시 들어온다)

딬슨 여보시요, 목사. 마차탈데로 가는 길을 좀 가르처주시오. 길이 어떻게 소삽한지.

드류 네 그렇게 하지요.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사람을 향해) 잘 놀다들 가오. 재미있는데 튀여들어서 미안스럽소.

파夫人 온 천만의 말슴을 다 하십니다.

드류 (낸에게) 그런데 얘. 아이구, 인제 훌륭한 재산을 갖게되였으니까 존대로 해야겠군. 내일 우리집으로 와서 우리안사람을 만나봤으면 좋겠는데― 가정부로 와서 있어 줬으면하는 생각이던데.

딬슨 자― 갑시다.

드류 곧갑니다. 그이야기는 내일 자세히 하기로 하지.

대단감사합니다. 그렇지마는 내일 댁으로가지는 못하겠읍니다. 만일― 만일 어부들이 목사님 댁으로 잡은것을 가지고 간다면 몰라도.

드류 (웬영문을몰라) 어 그래어―잘생각을 해봐, 밤을지내고 생각을 해봐.

네 잘자고 생각해 보겠읍니다.

드류 먼저 갑니다. (딬슨을보고) 저― 가십시다. (나간다) (다시 들어오며 파夫人을보고) 여보.

파夫人 네. (드류는 파夫人을 한편으로 끌고가 낸을가르치며 속색인다)

드류 곧 재우시오. (낸 苦笑(고소)한다)

파夫人 네 그렇게 하겠읍니다. (너무 뜻)밖의 일이라, 어쩔줄을 몰라 그렇습지요. 아이 가엾어라. (드류나간다) 겨우 갔네나. (여럿을 보고) 들어가 먹든거나들 먹지. 나두 곧갈테니. 문을닫게 바람이 몹시 불어. (모도 들어간다)

낸도 먹을걸 좀 가저다 줘야지.

파夫人 남의 걱정은 그만두고 제걱정이나 하게. 들어가 제늬 좀 봐주게.

파氏 세상일이란 그래도 발아질 날이 있는것이다. 느이 아버지하고 나는 어릴때부터 동무다. 같이 두더쥐 잡으려도 다니고 아하 그뒤에 감자재배 콩재배에 상도잘탔느니라. 나는 기쁘다. 오늘 그소리를 들으니 참 기쁘다.

아저씨가 정말 기쁘십니까.

파夫人 얘봐라, 네가 정말 마음이 바로 백혓다면 너는 웨 기쁘지않겠니. 요런 독살스런계집애봤나.

파氏 그러고 오백원이면 돈도 큰돈이다.

사람의 목숨값이 큰돈이나 되어야지요.

파氏 네가 그돈을 가지고 할일이 두가지가 있을것같으다. 은행에다, 예금으로 매껴둘수도있는 일이고, 그렇지않다면 말이다―내가 그돈을 네게 빗으로 얻어가지고, 농사자금으로 쓰고싶은 생각도있다. 빗에 이자는 물론 상당이 물겠지마는.

제가 그러기 싫다면 어떻게 하고요.

파夫人 싫다. 싫단말이지. 네가 아주 한번 뽑낼생각이로구나. 네가 그럴줄은 미리부터 알았다.

파氏 (말을막으며) 네 의향을 물어본거니까―될수있으면 그돈을 밖으로 내보내지말고.

파夫人 (파氏를보고) 의향을 뭇는게 다뭐요? 저 계집애를 제멋대로 하게 둘생각이요? 의향이 다뭐야? 얘 너는 아즉 성면이 못되었어. 그러니 우리가, 네 후견인이다. 그돈은 우리가 맡아서 처분을 하는것이니 그리 알아라.

그래요. 제늬를 시집보낼랴면 돈이있어야 하지요.

파氏 (화를누르며) 내가 하는말은 말이다―

파夫人 맙시오, 참새하고 싸우는 도야지등신만도 못하오.

파氏 쓸데없는 주둥이 까지말어.

파夫人 나를 섯불리, 건드리지마우. 좋은일없을테니.

돈은 내것이고, 당신들것은 아니오. 나는 쓸데가 있어요.

파氏 (낸에게) 그럼 나는 너하고 그만이다. 너는높은사람들에게도 막드리대지를못하나 아무말이고 못할말이 있어야지. 네돈은 가지고 네마음대로 해라. 그렇지마는 너, 내술잔은 물어놔야한다. 어쩔테냐.

무슨 술잔이요?

파氏 웨 그걸 몰라.

옳아, 저 우리동무가. 저 착한동무가. (안에서 우는소리) 그 우는소리가 네마음의 소리로구나. 옳아 그래서―

파夫人 그뿐인가. 너는 뻔뻔스럽게도 사과만두를 마음대로 먹지않았니.

파氏 그러고― 자― 나는 그것을 네마음에다 맡기겠다.

파夫人 잠깐 기다리오. 임자, 우리 얘하고, 아주 귀정을 집시다.

옳소, 귀정을 집시다. (돈을 쏟우면서) 이걸봐라. 이걸봐. 돈, 돈, 노라코, 동그란돈 노라코 조그만 동그래미가 쉬흔개. 자―이것이 한사람의 목숨값이다. 아―나는 거믜줄에 걸린 파리모양으로 거믜줄은 나를 차차휘감어서, 그것은 시체를 싼 이불이되고 세상에는 질검이 없어졌어요. 내마음은 잉크같이 쓰고 숨이맥혀요. 그값으로 나는 저 조그만 노란 동그란것을 얻었어요. (사이 목소리를 변해서) 그러고 이 모든것이 우리 아버지의목숨, 당신들의 모욕, 나의 깨어진 마음. 모든 것이 실수야, 실수, 오백원이면 마춰지는 실수다. 가지고온 관원은 마차를 기다리면서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 마차 탈일밖에는 생각해주는체도 않는다. (안에서 우는소리) 저봐. 저애는 제자신을 보았다. 우는것도 당연한일이다. 저애눈에는 무료시체운반차가 오는것이 보인다.

(딬가 문으로 머리를 디여민다)

장모님 제늬를 좀 가보시오.

파夫人 제늬고 무어고, 나는 여기 할일이있네.

가위를 눌렸는지 어쩐지. 우리로는 어쩔수가 없는데요.

파夫人 (낸에게) 이것도 네탓이야. 다녀와서 이야기하자.

少女一(소녀일) (문에와서) 아주머니 빨리 오서요.

(파夫人 브랜디병을 집어들고 나간다)

파氏 이게 나종에는 어찌 되는거냐. (나간다)

(딬가 다시 들어온다)

낸, 먹을걸 조금 가저왔는대.

그건 웨.

저― 말이야. 앉아서 이걸 먹어. 응, 의자를 바로놔야지.

이걸 웨 나를 가저다 주는거냐.

나는 말이야, 저― 낸이 시장하지 않을가해서.

나는 아무것도 싫다.

여봐낸. 내생각은 말이야 말하기는 좀 어렵지마는, 저 나는― 낸이 나를 용서해 주기를 빈다. 정말 내가 잘못했다. 아―낸. 이고흔사람에게 내가 잘못했어.

무얼 잘못했다는거냐?

나는 저― 나는 모르겠다―나는 남의 말만 믿었어.

그래. 남의말을 믿었다. 어떻게 남의말을 믿었다는거냐.

다른게 아니라. 낸의아버지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말이야. 아이고 모르겠다. 나는 어쩐지 이런 생각이 났어. 아이고 목이 말라서 말을 못하겠다. 저―

그래 어쩐 생각이 났어.

네머리가 줄이되어서 내목을 졸라매는 것같애서 숨이 맥혀서 정신이 없고. 어쩔수가없었다. 어쩔수가.

꼭 그래서 그랬단말이지.

응 그렇단다.

그런데 웨 제늬를 골랐니, 내키스의 뜨거운 기운이 아즉 사라지기도전에 (딬에게로 가까히 가서) 네핏줄속에 피는 아즉도 나와 한가지 노래를 부르고 있을때에 너는―너는 웨 제늬에게로 갔니. (사이) 징역군의 딸이아니래서 그랬니?

(사이, 딬는 입술을 핥아서 침을 삼킨다)
(개퍼다시 들어온다. 장미몃송이를 손에들고 낸에게로 간다)

개퍼 보름달이 둥글다. 풀밭에 소는, 무릎을 꿀른다. 토끼도 무릎을 꿀고 울며, 꽃도무릎을 꾼다. 내 아름다운 사람아 네머리에 장미화를, 세상에 예쁘게 빛나는 사람아.

(정중하게 장미를 바친다)
네 머리에 장미화를, 신부의 머리는 풀렸다.
(낸 장미하나를 꽂고 머리를 풀어 느린다)

(돈을 얼마집어) 비석값을 하시오. (날카롭게 딬를향해) 그래서?

나는 말이야―아이구 머라구하나. 너하고는 아주 그만둔다는것을 보이기위해서 그래나는 골이 났거든.

내가 그말을 안했대서.

그럼.

얘 여자가 아무말도 할수없는때가 세번있다. 아름다운때다. 사랑하는 사람의말에 귀를기우릴때. 자기의 몸을 허락할때, 어린애를 나을때, 내가 말을할랴고 했드면 네가 먼저 막았을게다.

나는 말이야. 네가 정직지 못한줄로 생각했어.

그런데 너는 또 제늬에게서 돌아설 생각이로구나. 웨 제늬를 버리니?

개퍼 (돈 소리를 내면서 돈을 센다)

아홉하니 종소리 석겨난다.
열하니 앞에길 열린다.

내가 그애를 생각이나하니. 인제나는―

개퍼 열하나 하날에 가는길은.

시끄러워 이놈의 늙은이.

인제 어째.

아 여봐, 내가사랑하는건 낸이야. 우리아버지가 전같으면 못하게 할터이지마는, 인제 너도 깨끗한 사람인것이 알려지고.

네생각은 그것 한가지로구나.

개퍼 열둘, 열두시면 종을 울린다. 천사, 황금의천사. 악마가 열두시면 걸어나온다. 귀신, 귀신, 흰비석뒤에, 황금기사야, 그것을 처라. 빛나는 날낸 창으로.

그것 한가지 뿐이냐. 그러면 너는 나를 사랑하니.

그렇다, 그것하나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러면 아주머니가 무어라고 할까.

아주머니고 무어고 그게 우리 이간을 붙혔지.

아주머니께 할말을 내가 알으켜줄까.

그래.

지금가, 저 돈주머니를 가지고 아주머니게로 가서 그돈을 주고 돈은 아주머니 네가 가지고 혼인은 제늬를 그만두고 낸하고 하겠다고 그래.

(딬 뜻밖에 말에 깜짝놀라서 주머니를 들고 천천히 문으로 걸어간다)

그거보다 말이야, 낸, 내생각같아서는 말만 해도 될게아니야.

그럴줄 알았다. 알았어.

(멀리서 각적소리 가늘게 들린다)

개퍼 바다에는 음악이 부드러운 음악이 배들은 그소리에 흔들리운다.

딬야, 이리와 남들이 우리아버지가 양을 죽였다고하지. 목에 칼을 댈것도없이 다 죽어가는 늙은염소한마리, 남들이 죽였다고 하는 말한마듸에 우리 아버지는 사형을 당했다. 왼고을사람이 구경하는데서 목을 졸라서.

너는 왔다. 너는 이계집애가 좋와서 별말을 다한다. 아무여자나 귀를 기우릴수밖에 없는 말을, 그런데 그것이 모두 욕심에서 나온거야. 여자의 입술을 제입술에 댈랴는 욕심, 여자의 입에서 좋은말을 들으랴는욕심, 그러다가 심술궂은 늙은이 말한리마에 제가 키스한 그입술을 때린다. 십분이 못되어서 너는 그의 사랑하는 마음과 여자의 자랑과 이 세상의 모든 질거움을 빼앗어서 흙에다 짓밟는다. 너는 그의 흰몸을 밟고 춤을추면서 피가 묻어서 구두가 더러울것만이 걱정이다.
(각적소리가 가까워진다)

개퍼 각적, 각적. 아 부엉이는 숲울속에서 웃는다.

너는 다른여자에게로가서 그에게 질거움을 준다. 그러다가 늙은이가 그전여자를 두고 한말이 거짓말인줄을 안다. 그뿐인가, 제입맛에 맛고 거기다 돈이있어 허영을 챌수있는 집하고 말하고살수있는 노라코 동그란 것이 있는줄을 알고 우는소리를 하면서 돌아온다. 우는소리를 하면서― 그여자가 다시 너를 사랑해주게. 그러고 그돈이 네게로 들어오게.

너로서는 그런 말을 할만도 하다. 그렇지마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한다.

오냐, 오늘저녁에 나는 잘알았다. 너는 남을 보고 도적놈이라, 사람을 죽인다―여자를 버려준다 그런말을 한다. 그사람들을 죄인이라고 한다. 그렇지마는 네야말로 죄인이다. 너는 남의 마음을 죽인다. 버러지나같이 그것을 흙에다 짓밟는다.

(소리가 높아짐을 따라) 조수다.

개퍼 조수.

(우스며) 조수가 강으로 올라온다.

파夫人 돈을 감장해요. 임자. 부란디고 무엇이고.

少女一 순검을 데려와. 아―티야, 순검을.

(조수소리 높아짐을 따라) 내일아침 그물에는 이상한 고기가 걸린다.

(나간다)

개퍼 노래하며, 노래하며, 소리치며 온다. 가슴을 넘어, 입술을넘어, 눈을 넘어 (각적 부는소리)

파夫人 (돈을 의장에다 바쁘게 너면서) 이건 괜찮다. 무어하고 이야기를 하나.

(마차의 각적이 분명히 높히 들린다)

개퍼 각적소리, 각적소리.

―(幕(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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