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저녁볕이 얼굴빛을 어울러서, 쪽 같은 한가람을 하마 붉혀 버린러니, 갈매기 떼지어나니 흰 창 크게 나더라.
바다로 나간 물이 돌아옴을 뉘 보신고, 재 넘어 비낀 날을 못 머물 줄 알 양이면, 이 갈이 다 술이라도 많다 말고 자시소.
머리 끝 부는 바람 그리 센 줄 모르건만, 켜묵은 갖은 시름 그만 떨켜 다 나가니, 몸 아니 깨끗하온가 배도 가뿐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