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팔번뇌/석굴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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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慶州) 토함산(吐含山) 불국사(佛國寺)의 뒷등성이에 동해(東海)를 부감(俯瞰)하게 건조(建造)한 일자(一字) 석굴(石窟)이 있어 건축(建築)으로, 조각(彫刻)으로, 신라예술(新羅藝術)의 놀라운 진보(進步)를 천고(千古)에 자랑하니 대개 ‘남경(南梗)’을 진압(鎭壓)하기 위(爲)하여 만든 것이요 중앙(中央)의 석련좌(石蓮座)의 상(上)에는 석가여래(釋迦如來)의 상(像)을 뫼시고 그 주위(周圍)에는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을 중심(中心)으로 하여 그 좌우(左右)에 십나한(十羅漢)의 입상(立像)을 만들고 또 그 좌우(左右)와 입구(入口)의 양벽(兩壁)에는 천부신장(天部神將) 등(等) 상(像)을 새겼으되 의장(意匠)과 수법(手法)이 초일(超逸)한 것은 물론이오 그 수려(秀麗)한 풍채(風采)와 정제(整齊)한 기육(肌肉)이 당시(當時) 신라(新羅)의 미남녀(美男女)를 ‘모델’로 한 사실(寫實)이라 한다.

其一[편집]

허술한 꿈 자취야 석양(夕陽) 아래 보잤구나,
동방(東方) 십만리(十萬里)를 뜰 앞 만든 님의 댁은,
불끈한 아침 햇빛에환히 보아 두옵세.

其二[편집]

대신라(大新羅) 사나이가 님이 되어 계시도다,
이 얼굴 이 맵시요 이 정신(精神)에 이 솜씨를,
누구서 숨 있는 저를돌부처라 하느뇨.

其三[편집]

‘나라’의 곬이 모여 이 태양(太陽)을 지었고나,
완악(頑惡)한 어느 바람 고개 들놈 없도소니,
동해(東海)의 조만 물결이거품 다시 지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