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울을 붉히오신 금직하신 님의 피가 오로지 이 내 한 몸 잘 살거라 하심인 줄, 다시금 생각하옵고 고개 숙여 웁네다.
어제런듯 아장이다 오늘같이 강둥거려, 느는 걸음 환한 길에 가쁜 줄 모르괘라, 이따가 돌부리 채도 새 힘 날 줄 알리라.
멀거니 가깝거니 바르거니 비뚤거니, 질거니 마르거니 나는 다 모르옵네, 이 길이 그 길이라기 예고 옐 뿐이옵네.
(壬戊 三月一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