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느린 볕이 잔디 위에 낮잠 자고, 맨 데 없는 버들개가 하늘 덮어 쏘대는데, 때 외는[1] 닭의 울음만 일 있는 듯하여라.
드는 줄 모른 잠을 깨오는 줄 몰래 깨니, 뉘엿이 넘는 해가 사리짝에 붉었는데, 울[2] 위에 웅크린 괴[3]는 선하픔을 하더라.
뙤약볕 버들잎은 잎잎이 눈이 있어, 자라가는 기쁜 빛을 소북소북 담았다가, 바람이 지날 제마다 가물깜박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