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팔번뇌/천왕봉에서
보이기
< 백팔번뇌
인간(人間)에 발부리고 하늘 위에 머리 두어,
아침 해 저녁달을 금은(金銀) 한 쌍 공만 여겨
번갈아 두 편 손끝에 주건 받건 하더라.
其二
[편집]돌아봐 백두(白頭)러니 내다보매 한라(漢拏)로다,
천리(千里)에 마주보며 높은 자랑 서로 할 제,
셋 사이 오고가는 말천풍(天風)이라 하더라.
조선(朝鮮) 지지자료(地誌資料)를 거(據)하여 조선(朝鮮) 오악(五嶽)이라고 할 명산(名山)[高山]의 표고(標高)를 보이건대
- 백두산(白頭山) 2744米 (9055尺)
- 낭림산(狼林山) 2014米 (6646尺)
- 한라산(漢拏山) 1950米 (6435尺)
- 지리산(智異山) 1915米 (6320尺)
- 금강산(金剛山) 1638米 (5894尺)
其三
[편집]어머니 내 어머니 아울스록 큰 어머니,
다수한 품에 들어 더욱 느낄 깊은 사랑,
떠돌아 몸 얼린 일이새로 뉘쳐집네다.
조선인(朝鮮人)의 고신앙(古信仰)에는 천(天)을 생주(生主)로 알고 산(山)을 천문(天門)으로 아는 일면(一面)이 있어 역중(域中)의 고산상봉(高山上峰)을 생명(生命)의 본원(本源)으로 숭앙(崇仰)하고 이러한 산악(山岳)을 ‘밝’이라 ‘닭’이라 ‘살’이라 일컬었다. 또 그 인격화(人格化)한 신(神)을 성모(聖母)라 왕대부인(王大夫人)이라 노고(老姑)라 하여 그곳에 배향(配享)하니 이러한 산악(山岳)을 ‘어머니말’이라고 불렀다. 지리산(智異山)은 남방(南方)에 있는 모악(母岳) 중(中)의 모악(母岳)으로 시방까지도 속칭(俗稱)에 ‘어머니’ 산(山)이라 하는 버릇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