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러지도 싫다하올 이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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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러지도 싫다하올 이몸이
불현듯 그대 생각 어인 일가
그리운 마음 자랑스럽습니다.

촛불 밝고 마음 어둔 이밤에
당신 어디 계신지 알길 없어
답답함에 이내 가슴 터집니다.

2
철 안나 복스럽던 옛날엔
그대와 나 한 동산에 놀았지요
그 때는 꽃빛도 더 짙었읍니다.

언젠가 우리 둘이 강가에 놀 때
날으던 것은 흰 새였건만은
모래 위 그림자는 붉었읍니다.

바로 그 때 난데없는 바람 일어
그대와 나의 어린 눈 흐리워져
얼결에 서로 손목 쥐었읍니다.

3
그러나 바람이 우리를 시기하였던가
바람은 나뉘어 불지 아니하였으련만
찢기이는 옷 같이 우리는 갈렸읍니다.

이제 것도 그리움이 눈 흐리울 때
길에서 그대같은 이 보건만은
아니실 줄 알고 눈 감고 곁길로 가옵니다.

―시집「朝鮮[조선]의 마음」,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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