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제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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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미치광이 다과회

앞 나무 아래 다과상이 차려져 있고, 삼월 토끼와 모자장수는 차를 마시고 있었다. 둘 사이에 겨울잠쥐가 꾸벅꾸벅 졸며 앉아 있었는데, 둘은 겨울잠쥐를 쿠션 삼아 그 위에 팔꿈치를 걸치고는 머리 위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앨리스는 “겨울잠쥐가 몹시 불편하겠네. 그런데 자고 있잖아? 별로 상관도 하지 않는 것 같군”하고 생각했다.

탁자는 무척 커서 나무는 한 쪽 끝만 덮을 수 있을 뿐이었다. 삼월 토끼와 모자장수는 앨리스가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자리 없어! 자리 없어!”하고 외쳤다. 앨리스는 화를 내며 “자리 많네!”하고는 탁자 한켠에 놓인 큰 팔걸이가 달린 의자에 앉았다.

“포도주 마셔봐.”하고 삼월 토끼가 격려하는 말투로 말했다.

앨리스는 주위를 살펴 보았지만 탁자 위엔 차 밖에 없었다. “포도주는 안보이는데?”하고 앨리스가 말했다.

“없지.”

“그럼 그렇게 말하는 건 실례지.”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덥썩 앉아 버리는 게 더 실례야.”

“이 탁자가 것인줄 몰랐어. 나무보다 훨씬 더 큰데 말이야.”

아까부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앨리스를 바라보던 모자장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머리카락 좀 잘라야 겠다.”

앨리스는 “사적인 것을 지적하면 안 된다는 걸 배워야겠다. 정말 무례한 거야.”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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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들은 모자장수는 눈이 동그래졌지만, 정작 말한 건 “까마귀가 왜 책상같은 줄 알아?”라는 질문이었다.

앨리스는 “좋아, 재미있게 놀아야지. 수수깨끼 놀이를 하고 있어나 봐.”하고 생각하다가 “알 것 같다고 생각해 -”하고 소리내어 말했다.

삼월 토끼는 “그러니까 지금 답을 알아냈다고 생각한다는 거야?”하고 다시 물었다.

“물론이지.”

“그럼 네가 하려는 말이 뭔지 말해봐.”

“내가 하려는 말은, 그러니까, 그러니까, 난 적어도 내가 생각한 걸 말해. 너도 알다시피 같은 말이잖아.”

“조금도 같지 않아! 네가 말하는 식대로 하면 ‘난 내가 먹는 것을 보고 있어’랑 ‘난 내가 보는 것을 먹고 있어’가 같은 뜻이라는 소리가 되잖아!”

삼월 토끼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네가 말하는 식대로 하면 ‘난 내가 가진 걸 좋아해’하고 ‘난 내가 좋아하는 걸 가졌어’도 같은 뜻이 된다고!”

그러자 겨울잠쥐가 잠꼬대를 하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네가 말하는 식대로 하면 ‘난 잘 때 숨쉬어’하고 ‘난 숨쉴 때 자’도 같은 뜻이 된다고!”

모자장수가 “넌 그게 그거잖아.”하고 끼어들었고, 이야기가 끊겼다. 모두 얼마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앨리스는 까마귀와 책상에 대해 떠올려 보았지만 그다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모자장수가 다시 입을 열더니 “오늘이 몇 일이지?” 하고 앨리스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모자장수는 회중시계를 주머니에서 꺼내 불안한 듯 바라보다 이리 저리 흔들어 보더니 귀에 대고 소리를 들어보기까지 하였다.

앨리스는 잠깐 생각하다 “4일 이야”하고 대답했다.

모자장수는 “이틀이나 틀려!”하고 한숨을 지으며 말하고는, 삼월 토끼를 화가난 얼굴로 바라보며 “버터로는 안 된다고 했지!” 하였다.

삼월 토끼는 풀이 죽어서 “그렇지만 그게 가장 좋은 버터였다구.”하고 대답하였다.

모자장수는 “아마도 빵 부스러기가 섞여 있었나 보군. 빵칼 같은 걸 써서 집어 넣어선 안되는 거였어.”하고 투덜거렸다.

삼월 토끼는 회중 시계를 집어 들고 침울하게 바라보더니, 찻잔에 집어 넣고는 다시 바라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게 되자, 삼월 토끼는 처음 했던 말을 되풀이 하였다. “가장 좋은 버터였다구. 알잖아.”

앨리스는 궁금해서 삼월 토끼의 어깨 너머로 시계를 바라보았다. “재밌는 시계네! 날짜만 알려주고 시간은 나오지 않다니!”

모자장수는 “그게 어때서? 네 시계도 몇 년인지는 알려주지 않잖아?”하고 말했다.

앨리스는 “당연히 아니지.” 하고 대답한 다음 재빨리 말을 이었다. “한 연도는 아주 기니까, 시계에 표시할 필요는 없잖아.”

모자장수는 “그건 나도 그래.”라고 대꾸했다.

앨리스는 정말 복잡한 수수깨끼라고 생각했다. 모자장수가 한 말은 앨리스가 말하려던 뜻하고는 조금도 맞지 않지만, 그 말도 분명 틀린 것은 아니었다. 앨리스는 최대한 정중하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 못하겠어.”하고 말했다.

모자장수는 “겨울잠쥐가 아직도 자고 있네”하더니 겨울잠쥐의 코에 뜨거운 차를 조금 뿌렸다.

겨울잠쥐는 못견뎌하며 머리를 흔들고 눈을 뜨더니 “물론, 물론. 그냥 나 혼자 하는 말이었어.” 하고 말했다.

모자장수는 앨리스를 보며 “수수께끼 답은 생각해봤어?”하고 물었다.

앨리스는 “아니. 포기할래. 답이 뭐야?”하고 되물었다.

모자장수는 “나도 딱 맞는 답은 몰라.”하고 대답했고, 삼월 토끼는 “나도.” 하고 맞장구를 쳤다.

앨리스는 살며시 한숨을 쉬고는 “답도 없는 수수깨끼를 내서,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는 더 좋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라고 말했다.

모자장수는 “네가 나 만큼 시간을 잘 안다면, 버린다고 하면 안 돼. 시간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하고 말했다.

앨리스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 하였다.

모자장수는 “안 되고 말고.”하며 비웃듯이 머리를 치켜 세우고는 “너는 시간이랑 말해 본 적도 없을 걸!”하고 말했다.

앨리스는 조심스럽게 대답하였다. “아마도 없을거야. 하지만 난 음악 시간에 배워서 시간 맞추어 박자 치기를 할 줄 알아.”

모자장수는 “아, 그건 쳐 주지.” 하더니 “그는 뭘 치거나 하지는 않지만 말야. 지금, 네가 그와 조건을 잘 맞출 수 있다면, 그는 시계를 가지고 네가 좋아하는 거의 모든 걸 할 수 있지. 예를 들면, 아침 아홉 시엔 수업을 시작하지. 시간을 이걸 알려주느라 반짝이며 시계를 돈단 말야. 그러다 절반에 이르면 저녁 시간이지!”라고 말했다.

(“그랬으면 좋겠군”하고 삼월 토끼가 속삭였다.)

앨리스는 “분명 멋있을 거야. 하지만, 알다시피, 난 그때 배 고파선 안 될 것 같은데.”하고 말했다.

“아마 처음부터는 안 되겠지만, 반 바퀴 돈 때를 네가 좋아하는 만큼 늘릴 수 있어.”

네가 조절할 수가 있다고?”

모자장수는 슬픈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하고 대답하고는 말을 이었다. “지난 삼월에 크게 다투었거든. 알겠지만, 그래서 그는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나서 - ”(하면서 모자장수는 차숟가락으로 삼월 토끼를 가리켰다.) “난 하트 여왕이 개최한 커다란 공연에서 노래를 불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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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반짝 작은 박쥐
어디있는 지 모르겠다!

“이 노래 알지?”

“비슷한 걸 들은 것 같은 데.”

“그 다음엔 이렇게 불렀어.”

세상 꼭대기로 날으네
하늘 속 쟁반 같구나
반짝 반짝 --

겨울잠쥐가 듣더니 졸면서 따라 불렀다. “반짝, 반짝, 반짝, 반짝 --”겨울잠쥐는 꼬집히고 나서야 그만 두었다.

모자장수가 말을 이었다. “내가 간신히 1절을 다 불러가는데, 여왕이 소리치더군.‘저 자가 시간을 죽였다.(MERDERING THE TIME. 시간을 놓치다는 뜻으로도 해석됨.) 목을 쳐라!’”

앨리스는 소스라치게 놀라 “끔찍해!”하고 외쳤다.

모자장수는 풀이 죽어서 “그 뒤론 시간이 아무리 해도 내 말을 안들어. 이젠 언제나 여섯시야.”하고 말했다.

앨리스는 그제야 이해하게 되어 “그래서 여기에 이렇게 다과 용품이 많은 거야?”하고 물었다.

“그래 맞아. 이제 늘 다과회 시간이거든. 그리고 우린 다른 일로 허비할 시간이 없지.”

“그러면 계속 옆 자리로 이동하기만 하겠네?”

“정확히 그렇지. 아무 것도 소용없어.”

앨리스는 “하지만, 처음 자리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하고 과감하게 물었다.

“화제를 바꾸자.”하고 삼월 토끼가 하품을 하며 끼어들었다. “그 이야긴 지쳤어. 꼬마 아가씨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것에 한 표.”

앨리스는 그 소리를 듣고 “미안하지만, 난 하나도 아는 게 없는데.”하고 말했다.

그러자 둘은 “그럼 겨울잠쥐가 해야지! 일어나, 겨울잠쥐!”하고 소리치며 양쪽에서 겨울잠쥐를 꼬집었다.

겨울잠쥐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쉰목소리로 자그맣게 “나 안잤어. 너희들 하는 말 다 들었다구.”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줘!”하고 삼월 토끼가 말했다.

“그래! 제발 해줘!”하고 앨리스도 맞장구를 쳤다.

모자장수도 “빨리 하라구. 안그러면 또 자버릴 거야.”하고 거들었다.

겨울잠쥐는 서둘러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옛날에 세 자매가 있었어. 그 아이들 이름은 엘시, 레이시, 틸리였어. 그 아이들은 우물 아래 살았어. --”

앨리스는 늘 먹고 마시는 문제에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무얼 먹고 살았는데?”하고 물었다.

겨울잠쥐는 잠깐 생각하고는 “당밀을 먹고 살았어.”하고 대답했다.

앨리스는 “그런 걸 먹으면 안 되잖아. 병이 날거야.”하고 말했다.

“그랬지. 몹시 아팠어.”하고 겨울잠쥐가 말했다.

앨리스는 자기도 그렇게 이상하게 살 수 있나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하지만, 왜 우물 밑에 살았는데?”하고 물었다.

삼월 토끼는 엘리스에게 매우 정중하게 “차 한 잔 더해”하고 권했다.

앨리스는 “난 아직 한 잔도 못 마셨어. 그런데 더 마시라니?”

모자장수는 “덜 마시실 수는 없잖아. 그러니 더 마실 수 밖에 없다고.”하고 대꾸하였다.

앨리스는 “아무도 네 생각을 묻지 않았어.”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모자장수는 “이제 누가 사적인 걸 지적하고 있지?”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앨리스는 모자장수가 무슨 말을 하는 지 깨닫지 못했다. 앨리스는 차와 버터 바른 빵을 먹고 겨울잠쥐에게 다시 물었다. “하지만, 왜 우물 밑에 살았는데?”

겨울잠쥐는 다시 잠깐 생각하더니 “그건 당밀 우물이었어.”라고 대답했다.

앨리스는 화가나서 “그런게 어디 있어!”하고 소리쳤고, 모자장수와 삼월 토끼는 “쉬, 쉬”하며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러자 겨울잠쥐는 “예의바르게 듣지 않을 거면, 네가 스스로 이야기를 끝마쳐 보던가.”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냐, 계속해 줘. 다시는 안 끼어들께. 한 마디도 안 할거야”하고 앨리스는 말했다.

겨울잠쥐는 화를 내며 “한 마디도! 알았어!”하고 말한 뒤 이야기를 이어갔다. “세 자매는 그리기를 배우고 있었어. 알겠지만 --”

“무얼 그리고 있었는데?” 앨리스는 약속을 까맣게 잊고 입을 열었다.

“당밀.” 겨울잠쥐는 이 번엔 잠시도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다.

“깨끗한 잔이 필요해.” 이 번엔 모자장수가 끼어들더니 “한 칸씩 옮기자.”하고 말했다.

모자장수가 말하자마자 일어나 움직이자, 겨울잠쥐는 모자장수를 따라 한 칸 옆으로 갔고, 삼월 토끼는 겨울잠쥐 자리로 옮겼다. 앨리스도 할 수 없이 삼월 토끼 자리로 갔다. 자리를 바꾸어 유리한 건 모자장수뿐이었고, 삼월 토끼가 자리를 옮기며 우유병을 가져가 버려서 앨리스는 가장 나쁘게 되었다.

앨리스는 다시 겨울잠쥐를 화나게 하기 싫어서 조심스럽게 “하지만 이해를 못하겠어. 무얼로 당밀을 그리지?”하고 물었다.

모자장수가 “우물에서 나온 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잖아. 그러니 당밀 우물에서 나온 당밀로 그리면 되지. 멍청아.”하고 말했다.

앨리스는 아까 들은 경고를 잊고 “하지만, 그 아이들은 우물 에 있는걸?”하고 겨울잠쥐에게 물었다.

겨울잠쥐는 “당연히 그 아이들은 우물 안에 있지.”하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앨리스는 몹시 헛갈리게 되었지만, 겨울잠쥐가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두었다.

겨울잠쥐는 몹시 졸린듯 눈을 꿈벅이고 비벼가며 이야기를 이었다. “그 아이들은 그리기를 배우는 중이었는데, 디귿으로 시작하는 모든 것을 그리게 되었어. --”

“왜 디귿인데?”하고 앨리스가 물었다.

“왜 안 되는데?”하고 삼월 토끼가 말했다.

앨리스는 더 묻지 않았다.

이 때 겨울잠쥐가 다시 눈을 감더니 졸기 시작하였다. 모자 장수가 얼른 꼬집었고, 겨울잠쥐는 깨어서 다시 이야기 하였다. “그러니까 디귿으로 시작되는 걸 그리기 시작했는데, 덫, 달, 단상, 다량 같은 것들을 그렸지. 너 다량이 뭔지는 알지? 많다는 뜻의 다량말이야. 다량을 그리는 걸 본적이 있니?”

한참 헛갈려 하던 앨리스는 “이제야 내게 물어도 보는 구나.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하고 말을 시작했다.

“그럼, 말하지마.”하고 모자장수가 말했다.

모자장수가 무례하게 굴자 앨리스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일어나버렸고, 그 사이 겨울잠쥐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잠이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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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두어 발자욱 걷다가 그들이 다시 불러주길 바라며 뒤를 돌아보니, 삼월 토끼와 모자장수는 겨울잠쥐를 차주전자에 집어넣고 있었다.

앨리스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긴 다시 안 가겠어!”하고 말하며 숲 속으로 들어섰다. “내가 살아온 중에 가장 멍청한 다과회였지 않나?”

앨리스는 이 말을 하면서 나무 하나에 문이 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앨리스는 “정말 이상해! 하긴 오늘은 모든 게 이상하긴 하다.”하고 생각하고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다시 작은 유리 탁자가 있는 큰 방이 나왔다. “이번엔 잘 해야지.”하고 말하며 앨리스는 작은 금열쇠를 집어들고 정원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앨리스는 양쪽 주머니에 두었던 버섯을 뜯어내어 섞은 후 키가 1 피트가 되도록 먹었다. 그리고 나서 앨리스는 작은 복도를 지나 마침내 화려한 꽃이 피고 시원한 분수가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 들어설 수 있었다.

제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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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