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기운 대금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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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주인."

하는 소리에 전당국 주인 삼덕이는 젓가락을 놓고 이편 방으로 나왔습니다. 거기는 험상스럽게 생긴 노동자 한 명이, 무슨 커다란 보퉁이를 하나 끼고 서 있었습니다.

"이것 맡고, 1원만 주우."

"그게 뭐요?"

"내 양복이오. 아직 멀쩡한 새 양복이오."

삼덕이는 보를 받아서 풀어보았습니다. 양복? 사실, 양복이라고 밖에는 명명할 수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걸레라 하기에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옷감이라기에는 벌써 가공을 한 물건이었습니다. 그것은, 낡은 스카치 양복인데, 본시는 검은빛이었던 것 같으나 벌써 흰빛에 가깝게 되었으며, 전체가 속실이 보이며 팔굽과 무릎은 커다란 구멍이 뚫린, 걸레에 가까운 양복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높이 보아도, 20전짜리 이상은 못 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의리상 삼덕이는 그것을 뒤적여서 안을 보았습니다. 안은 벌써 다 찢어져 없어졌으며, 주머니만 세 개가 늘어져 있었습니다. 이것을 어이없이 잠깐 들여다본 삼덕이는, 그 양복을 다시 싸면서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저, 다른 집으로 가지고 가보시지요."

"뭐요?"

"다른……."

말을 시작하다가 삼덕이는 중도에 끊어버렸습니다. 그 손님의 험상궂은 눈이 갑자기 더 빛나기 시작한 때문이었습니다. 손님은 툇마루에 쿵 소리를 내며 걸터앉았습니다.

"여보, 그래 이 집은 전당국이 아니란 말이오?"

"네, 저, 전당국은 전당국이외다만……."

"그럼, 내 양복이 1원짜리가 못 된단 말이오?"

"못 될 리가 있습니까."

"그럼, 왜 말이 많아. 아, 그래……."

"가, 가, 가만계세요. 누가 안 드리겠답니까. 혹은 다른 집에 가면 더 낼 집이 있을까 하고 그랬지요. 드리다 뿐이겠습니까. 기다리십쇼, 곧 내다드릴게."

삼덕이는 그 자리를 피하여 이편으로 와서 손철궤를 열어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단 23전!

"네, 곧 드리지요."

그는 손님에게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혀보고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보, 마누라. 돈 80전만 없소?"

"돈이 웬 돈? 무엇에 쓸려우?"

"누가 양복을 잡히러 왔는데, 20전밖에 없구려. 있으면 좀 주."

"없대도 그런다. 한데, 대체 1원짜리는 되우?"

"되게 말이지."

"정말이오? 당신이 1원짜리라고 잡은 건, 30전짜리가 되는 걸 못 봤구려."

"잔말 말고, 그럼 나가보구려. 그리고, 1원짜리가 못 되겠거든 손님을 보내구려."

"내 나가보지. 웬걸 1원짜리가 되리."

아내는 혼잣말같이 이렇게 보태어가면서, 가겟방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3초가 지나지 못하여 아내도 뛰어들어왔습니다.

"여보, 얼른 1원 줘서 보냅시다."

"1원짜리가 되겠습니까?"

"되겠기에 말이지. 또 안 되면 할 수 있소? 당신이 이미 작정한 이상에야……."

하면서 아내는 치맛자락을 들고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60전밖에 없구려. 80전에는 안 될까?"

하면서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글쎄, 내가 1원으로 작정하고, 이제 뭐라고 다시 깎겠소. 당신 나가보구려."

"망측해, 주인이 작정한 걸 여편네가 또 뭐라구 깎는단 말이오? 그러나 20전이 있어야지."

"철수에게 없을까?"

"글쎄."

이리하여 그들의 아들 철수에게 교과서 사라고 주었던 돈까지 도로 얼러서 거두어, 10분이 남아 지나서야 동전 각전 합하여 1원이란 돈을 쥐고, 절럭절럭하면서 손을 부비며 가게로 나왔습니다.

"참, 너무 오래 기다리셔서…… 돈을 은행에 찾으러 보내느라고……. 한데 주소는 어디세요?"

"표지는 일없소. 당신 마음대로 오늘로라두 남겨서 팔우."

하고 손님은 돈을 받아 쥔 뒤에, 한번 기지개를 하고 나가버렸습니다. 그 뒷모양을 바라보면서 삼덕이는 기운 없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오늘도, 또 1원 손해났다."


삼덕이가 여기서 전당국을 시작한 것은 벌써 5년 전이었습니다. 시골 농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집 한 채 밑천과 그 밖에 장사 밑천으로 1,000원이라는 돈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와서, 이리저리 자기가 이제 해나갈 영업을 구하다가 마침내 이 세민촌(細民村)에 전당국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머리가 생각되는껏 생각하고, 몇 번을 주판을 놓아본 결과, 그중 안전하고 밑질 근심이 없는 영업이 이 전당국이었습니다. 그것도 많은 밑전이면 모르거니와, 단 1,000원으로 전당국을 서울에서 시작하려면 이런 세민촌 자리를 잡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5전짜리부터 2원짜리까지, 이러한 표준 아래서 그는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1년 뒤에 결산해본 결과, 그는 뜻밖에도 200여 원이라는 손해를 보았습니다. 3년 뒤에는 그의 밑천 1,000원은 다 없어지고 집조차 어떤 음험한 고리대금업자의 손에 저당으로 들어갔습니다. 4년째는 제2 저당, 지금은 제3 저당…… 이렇듯 나날이 다달이 밑천은 줄어들어가는 반비례 유질품(流質品)은 묏더미같이 쌓였습니다. 그리고 또 그 유질품이란 것이 어찌된 셈인지, 처분할 때마다 그는 그 원금의 3분의 1밖에 거두지를 못하였습니다.

비교적 마음이 순진하리라 생각하였던 세민굴의 사람들은, 그의 상상 이상으로 영리하였습니다. 그들은 전당국을 속이기에 온갖 수단을 다 썼습니다. 어떤 때에는 사내가 와서 눈을 부릅뜨고 전당을 잡혀갔습니다. 어떤 때에는 여편네를 보내어 눈물을 흘려가면서 애원하였습니다. 사내의 호통에는, 삼덕이는 물건을 검사해볼 여유도 없이, 질겁하여 달라는 대로 주었습니다. 여편네의 눈물에는, 그는 때때로 달라는 이상의 돈까지 주어 보냈습니다. 사흘 뒤에는 꼭 도로 찾아간다. 혹은 이것은 우리 집안에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물건이다. 이런 말을 모두 그대로 믿은 바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한 가지의 일을 겪을 때마다 이 뒤에는 마음을 굳게 먹으리라고 단단히 결심을 하지만, 급기야 그런 일을 만나기만 하면 그는 또다시 약한 사람이 되고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5개년 동안을, 그 부근의 세민들에게 착취를 당한 그는, 지금 쓰고 있는 이 집조차 얼마 후에는 공매를 당하게 된 가련한 경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1원짜리 양복을 잡은 이튿날 삼덕이는 유질된 몇 가지의 물건을 커다란 보자기에 싸서 지고, 늘 거래하는 고물상을 찾아갔습니다.

"이것 또 좀 사주."

그는 가게에 짐을 벗어놓고 땀을 씻었습니다. 고물상은 솜씨 익은 태도로 보를 풀어헤치고 물건을 하나씩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구, 이게 뭐요. 고무신, 합비, 깨진 바가지, 학생 외투…… 가만, 이 학생 외투는 그다지 낡지 않았군. 구두, 모자, 이불…… 김 주사 가지고 오는 물건은 하나도 변변한 게 없어."

"좌우간, 잘 값을 해서 주구려."

"잘해야 그렇지. 대체, 원금이 얼마나 든 게요?"

"원금이라?"

삼덕이는 주머니를 뒤적여서 종잇조각을 하나 꺼냈습니다.

"원금이, 27원 80전이 든 겐데……."

"내일 또 만납시다. 김 주사도 농담을 할 줄 알거든."

"대체 얼마나 줄 테요?"

고물상은 주판을 끌어당겼습니다.

"그 학생 외투는 이것."

하면서 2원이라고 주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물건을 옮겨놓을 때 마다 20전, 혹은 40전씩 가하여 나가서, 마지막에 10원 23전이라 하는 숫자가 나타났습니다.

"10원 23전, 에라, 김 주사 낯을 봐서, 10원 50전만 드리지."

"15원만 주구려."

"어림없는 말씀 마오. 15원을 드렸다는 내가 패가하게. 값은 이 이상 더 놓을 수가 없으니깐, 마음에 안 맞거든 이다음에나 다시 만납시다."

"그러니, 내가 억울하지 않소? 원금만 해도 27전 각수(角數)가 든 걸 단 10원이 뭐요."

"그거야, 김 주사가 잘못 잡은 걸 뉘 탓할 게 있소."

"그렇지만, 조금만 더 놓구려."

"여러 말씀 할 것 없이, 다른 집에 한 바퀴 돌아보구려. 나보담 동전 한 푼이라도 더 놓는 놈이 있다면, 내 모가질 드리리다. 원, 특별히 놔드려두……."

삼덕이는 기다랗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별하게 싱거워지면서, 다시 보를 싸가지고 그 집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두 시간쯤 뒤에 그는 다시 그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서 나올 때에는, 아까 들어갈 때 지고 있던 짐은 없어졌으며 대신 그의 주머니 속에는 10원 50전이라는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어떤 날, 삼덕이가 가게에 앉았을 때에 어떤 아이 업은 여인이 들어왔습니다.

"응, 울지 말아, 울지 말아. 이것 좀 보시고, 얼마든 주세요."

여인은 업은 아이를 어르며, 무슨 보퉁이를 하나 내놓았습니다. 그 속에는 낡은 합비 하나와 고무신 한 켤레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쓰시려우?"

"오,십,전,만."

여인은, 말을 채 마치지를 못하였습니다.

"50전? 5전 말씀이지요? 두 냥 반."

"아냐요. 스물닷 냥 말씀예요. 부끄러운 말씀이외다만, 애 아버지가 공장에서 손을 다치셔서, 보름째 일을 못하는데…… 저흰 요 앞에 삽니다……그런데 약값 쌀값에, 그사이 모았던 건 다 없이하구, 어쩔 도리가 있습니까. 그래서 나리께나 사정을 해볼까 하고 왔는데, 물건을 보시고 주시는 게 아니라, 사람 한 식구 살리는 줄 알고 주세요. 애 아버지가 공장에 다니게만 되면, 그날로 찾아갈 테니, 한 식구 살리는 줄 아시구……."

아직껏 우두커니 여인의 웅변을 듣고 있던 삼덕이는 홱 돌아앉아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걸로야 50전이 되겠소?"

"그저, 사람 살리는 줄 아시고……."

삼덕이는 증오에 불붙는 눈을 여인의 얼굴에 부었습니다. 그리고 성가신듯이 50전짜리 은전을 한 닢 꺼내어 던져주었습니다. 여인은 이 은혜는 죽어도 잊지 못하겠다고 뇌면서 나갔습니다.

지금 그 여인의 하소연의 열의 아홉은 거짓말임을 삼덕이는 번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급기야 그런 일을 닥치면 또한 거절할 말을 발견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삼덕이었습니다.

가을이 되었습니다.

어떤 날, 문이 기운 세게 열리며, 학생 한 사람이 쑥 들어섰습니다.

"이것 내주우."

삼덕이는 학생이 내놓는 표지를 받아서 보았습니다. 그것은 벌써 두 달 전에 유질되어 고물상에 2원에 팔아버린, 그 학생 외투의 표지였습니다.

"이건, 벌써 유질됐습니다."

"유질이란? 지금이 입을 철이 아니오?"

"철은 여하튼 기한이 두 달 전인 것은 아시겠지요?"

"여보, 두 달 전이면 아직 더울 때가 아니오? 더울 때 외투 입는 미친놈이 어디 있단 말이오? 지금이 외투 철이길래 찾으러 왔는데, 유질이 무슨 당치 않은 소리요?"

"그럼, 왜 기한에 이자라도 안 물었소?"

"흥, 별소릴 다하네. 난 학생이야, 이놈의 집에선 학생도 몰라보나? 봅시다, 흥! 흥!"

학생은 두어 번 코웃음을 친 뒤에 나갔습니다.

이튿날, 삼덕이는 호출로 말미암아 경찰서 인사 상담계에 가게 되었습니다.

"자네가 학생 외투를 전당 잡았다가 팔아먹었나?"

"네."

"왜 팔아먹어."

"기한이 넘어도 아무 말도 없고, 그러기에 그만……."

"기한 기한 하니, 그래 자네는 기한을 먹고사나? 여느 사람과 달라서 학생은 학비 문제로 늘 곤란을 받는 사람들이니깐, 외투 절기까지나 기다려보고 팔 게지. 기한이 지났다고 그 이튿날로 팔아버리는 건, 너무 대금업자곤조(근성)가 아니냐 말이야."

"지당하신 말씀이올시다."

"지당만 하면 될 줄 아나?"

"황송하옵니다."

"못난 녀석! 지당하다, 황송하다, 누가 자네한테 그런 소릴 듣자고 예까지 부른 줄 아나. 그래, 어찌하겠느냐 말이야?"

"그저 처분만 해주십쇼. 처분대로 합지요."

"그 외투를 어디다가 팔았어?"

"○○정 ○○고물상이올시다."

"아직, 그 집에 있겠지?"

"아마 있겠습지요."

"얼마에 잡어서, 얼마에 팔았나?"

"1원 90전에 잡아서 2원에 팔았습니다."

"그럼 내 말을 들어."

"네."

"그 학생은, 그사이 여섯 달 이자까지 갚겠다니깐 아마 2원 50전이야 주겠지. 그 돈으로 그 고물상에 가서, 그 외투를 다시 사서, 학생을 도로 내주란 말이야."

"처분대로 합지요."

"오늘 저녁 안으로 도로 외투를 물러오지 않으면 잡아 가둘 테야."

"네, 황송하옵니다."

이리하여 땀을 우쩍 빼고 그는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그날 오후, 그는 그 고물상과 한 시간 남아를 담판하고 애걸한 결과, 그 외투를 겨우 3원이라는 값에 도로 사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금 20여 원 어치 유질품을 지고 가서, 그 외투와 현금 14원 각수를 찾아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튿날, ○○신문 잡보란에 ‘사집행한 전당업자’라는 제목 아래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시내 ○○정 ○○번지에서 전당업을 하는 김상덕(37)은 어떤 학생에게 사소한 금전을 대부하였던 것을 기화로, 그학생의 외투 70여 원짜리를 사집행하였던 일이 피해자의 고소로 탄로되어 ○○서에 인치되어 엄중한 취조를 받았다더라.

이 기사를 보고도 삼덕이는 성도 못 냈습니다. 너무 온갖 걱정과 고생에 시달린 그는, 지금은 모든 일을 되는 대로 내버려두자는 커다란 철리를 깨달은 때문이었습니다.


겨울이 이르렀습니다.

인제는 밑천이 없어서 새로 잡을 물건을 잡지를 못하고, 유질품은 거의 처분해버린 그의 전당국은 마치 빈집과 같았습니다.

그는 아내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아내는 그의 얼굴을 안 보려 하였습니다. 서로 만나면 걱정을 안 할 수 없고, 걱정해야 활로를 발견할 수 없는 그들은 서로 얼굴을 보지 않는 것으로 얼마의 근심이라도 덜어졌거니 하였습니다.

어떻게 마주 앉을 기회가 생길지라도 그들은 서로 말을 하기를 피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 무거운 가슴을 참을 수가 없으면 먼저 한숨을 쉽니다.

"여보, 어쩌려우?"

아내가 먼저 남편을 찾습니다.

"내니 알겠소? 설마 사람이 굶어야 죽으리."

"에이, 딱해!"

아내는 팔을 오들오들 떱니다. 그러면 귀찮은 듯이, 못 본 체하고 한참 위만 쳐다보고 있던 남편은 허허허 하니 너털웃음을 웃으며 번뜻 자빠져버립니다.

이것이 이즈음의 그들의 살림이었습니다.


음력 섣달이 거진 가서 그들의 집은 마침내 공매를 당하였습니다.

그 삼사 일 뒤에, ○○신문에는 커다랗게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채귀에게 시달리는 여러 가지의 비극이 많이 일어나는 가운데, 채귀가 채귀에게 시달려서 유랑의 길을 떠나게 된 사건이 있어서 일부 사회의 이야깃거리가 되었으니 그 자세한 내용을 듣건대, 시내 ○○번지에서 전당국을 경영하던 김상덕은 본시 ○○ 출생으로 ○○정의 빈민굴 가운데 전당국을 개업하고 온갖 포학한 일을 다하여 무산자의 피를 빨아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호화로움이 과하여 마지막에는 그사이 모았던 재산 전부를 화류계에 낭비하고도 부족하여 무산자의 입질물(入質物)까지 임의로 처분하여 많은 말썽을 일으키던 가운데, 마침내 인과응보로서 거(去) 27일에 재산 전부를 다른 채권자에게 차압 공매된 바 되어 마침내 유랑의 길을 떠났다는데, 일부 사회에서는 그것을 몹시 통쾌히 여긴다더라.

그로부터 한 달, 각 직업소개소며 공장으로, 집안의 몇 식구를 행여나 살려볼 방도가 생길까 하고 삼덕이는 눈이 벌겋게 되어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말세에 태어난 슬픔을 맛본 뿐, 한가지의 직업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리하여 또 한 달이 지난 뒤에, 위로는 채권자에게 아래로는 프롤레타리아에게 여지없이 착취를 당한 이 소시민의 한 사람은(그들과 같은 계급의 사람들이 같은 경로를 밟아서 행한 일의 뒤를 좇아서), 마침내 온 가족을 거느리고, 사랑하는 고국을 등지고 만주를 향하여 유랑의 길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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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1924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