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가더이다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봄은 가더이다

"거져 믿어라 "
봄이나 꽃이나 눈물이나 슬픔이나
온갖 세상(世上)을, 거저나 믿을까?
에라 믿어라, 더구나 믿을 수 없다는
젊은이들의 풋사랑을

봄은 오더니만, 그리고 또 가더이다
꽃은 피더니만, 그리고 또 지더이다

님아 님아 울지 말어라
봄은 가고 꽃도 지는데
여기에 시들은 이내 몸을
왜 꼬드겨 울리려 하는냐

님은 웃더니만, 그리고 또 울더이다

울기는 울어도 남따라 운다는
그 설움인 줄은, 알지 말아라
그래도 또, 웃지도 못하는 내 간장(肝臟) 이로다
그러나 어리다, 연정아(軟情兒) 의 속이여
꽃이 날 위해 피었으랴? 그렇지 않으면
꽃이 날 위해 진다더냐? 그렇지 않으면
핀다고 좋아서 날뛸 인 누구며
진다고 서러워 못 살 인 누군고

"시절이 좋다" 떠들어대는
봄 나들이 소리도, 을씨년스럽다
산(山)에 가자 물에 가자
그리고 또 어데로
"봄에 놀아난 호드기 소리를
마디마디 꺾지를 마소
잡아뜯어라, 시원치 않은 꽃가지"
들 바구니 나물꾼 소리도
눈물은 그것도 눈물이더라

바람이 소리없이 지나갈 때는
우리도 자취없이 만날 때였다
청(請)치도 않는, 너털웃음을
누구는 일부러 웃더라마는
내가 어리석어 말도 못할 제
휠휠 벗어버리는, 분홍(粉紅) 치마는
"봄바람이 몹시 분다" 핑계이더라

이게 사랑인가 꿈인가
꿈이 아니면 사랑이리라
사랑도 꿈도 아니면, 아지랭이인가요
허물어진 돌무더기에, 아지랭이인 게지요
그것도 아니라, 내가 속앗음이로다

동무야, 비웃지 마라
아차, 꺾어서 시들었다고
내가 차마, 꺾기야 하였으랴만
어여쁜 그 꽃을, 아끼어 준들
흉보지 마라, 꽃이나 나늘
안타까운 가슴에, 부여안았지

그러나 그는, 꺾지 않아도
저절로 스러지는 제 버릇이라네
아그런들 그 꽃이 차마
차마, 졌기야 하였으랴만
무디인 내 눈에 눈물이 어리어
아마도, 아니 보이던 게로다
아그러나, 봄은 오더니만, 그리고 또 가더이다

라이선스[편집]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50년이 넘었으므로, 저자가 사망한 후 5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주의
1924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