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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초행.[편집]

성찰긔략[편집]

회죄직지[편집]

회죄직지

부주교 안안또니 저술

감목 장시메온 감준

고해를 예비하거나 대죄를 범하고 신사를 만나지 못하여 상등통회를 발코자 하거나 더욱 임종을 당할 때에 조용한 곳을 찾아 꿇어 수렴하여 이 신공을 하되 한 조목을 보아 그치고 묵상하여 동정을 발하게 할 것이오, 또 조목마다 불가불 볼것이 아니라 각각 사람이 마음에 맞는 조목을 만나면 아래 것을 보지 말고 거기 머물어 완미하여 온전히 통회 하도록 할 것이니 공부를 오래 할 때에는 사후조목에 시작하여 끝까지 볼지니라

주대전에 꿇어 대월하고 마음을 거두어 생각할지어다 애고 내 영혼아 너도 그만하여 한번 착실히 회두하여 보자. 너는 이 뉘뇨. 지인지자 하시고 지의지공하신 천주의 자식이라. 영혼 삼사와 육신오관이 범연히 삼긴 것이 아니라 실로 지극히 아름다오신 천주를 닮은 것이 아니냐. 이제까지 생명의 세월을 주심이 너더러 사욕편정과 교오해태에 마음을 방자히 하여 마구 발방으로 있으라 하신 것이 아니오, 신망애 삼덕으로 천주를 향하여 겸손인애와 순명인내와 흔근열정으로 세월을 지내라 하심이어늘 너 ㅣ 이제 이 뜻을 어떻게 봉행하였는지 생각하여보라. 너 ㅣ 평생의 생각과 말씀과 행위를 가지고 천당에 모든 천신과 성인들의 사이에 지인지자하시고 지극히 아름답고 사랑하오신 대군대부 앞에 뫼셔 서겠느냐. 너 ㅣ 가 양심을 속이지 못하리니 너 ㅣ 가 너를 생각하라. 이 무슨 사람이뇨. 네 사언행위를 그려 형용할 양이면 무슨 낯으로 남을 대하며 남도 대하지 못할뿐 아니라 너 ㅣ 가 너를 대하기가 오히려 부끄럽거든 하물며 대군대부의 무소부지하신 앞을 당하여 견디겠느냐. 임의 그럴진대 영혼대사 ㅣ 어찌 될고. 슬프고 슬프도다. 주의 인자하심으로 오늘까지 생명을 보존하시니 아무쪼록 진기하여 통회하는 정을 성실히 발할지어다.

천주를 촉범함을 생각함이라

내 영혼아 이제까지 괴려하고 패역하여 너 ㅣ 여러가지로 천주의 만선만덕을 어떻게 촉범하였는지 생각하라 (천주의 높은 위를 범함이라)

천주는 지극히 높으시고 위가 없으시며 만민의 대주 ㅣ 시오, 만왕의 왕이시라. 나를 조성하사 거륵하신 계명을 주시거늘 나는 지극히 낮고 지극히 천하여 주의 앞에 벌레와 티끌같은 것이로되 그 명을 업 신여기고 그 뜻을 배반하여 청명치 아니하였으니 범람함이 아니냐. 이렇듯한 완악함을 뉘 가히 측량하리오. 또 생각건대 범죄함은 다만 편정만 숭상하고 사욕과 죄물만 위함이니 죄인의 주는 실로 편정과 사욕이라. 추한 락과 천한 세물을 마음에 망녕되이 탐모하여 세락세물은 위로 두고 천주는 아래로 두어 마치 천주를 어좌에서 내치고 편정과 세물은 어좌에 세워 주를 삼음과 같이 하였으니 어찌 심히 부끄럽고 더럽지 아니냐. 이제는 내 사언행위로 대주를 능욕하고 대군을 배반한 것을 정성으로 한하고 뉘우치려 하오니 빌건대 주는 내 마음을 압복하사 그르친 것을 깨우치시고 님을 알게 하사 충성으로 섬기게 하여주소서.

전능하심을 범함이라

천주는 한번 명하사 만물과 사람을 내시고 또한 번명하시면 즉각에 없어질지라. 만물은 주의 명을 순히 듣고 각각 제 구실을 다하여 당신 거룩한 뜻을 따르되 나는 전능하신 다스림을 거스리고 사사 뜻만 이루고자 하여 방탕히 죄를 범하였으니 괘씸함이 심하도다. 인자하신 주여 나를 도와 주지 아니시면 이 괘씸한 악정을 버도 못하고 통회도 못하니 전능을 베푸셔 내 마음을 고쳐주소서.

공의하심을 범함이라

천주는 선을 행하는 자를 상주시며 영복을 누리기로 허하시고 죄를 범하는 자를 벌하시기로 저히시며 지옥의 지극하고 무한한 고로움을 자주 눈 앞에 뵈여 경척하시되 나는 그 상을 경홀히 여기고 그 저히심을 들은체도 아니하여 무릇쓰고 죄를 범하며 주의 마음을 상해오니 미친사람인저. 공의를 어신 여기다가 성노를 어찌 피하겠느냐. 천주여 비느니 미한 공로도 없으나 예수의 순난하신 공로를 보시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사 네 공의를 면케 하소서.

인자하심을 범함이라

천주는 최초로부터 나를 극진이 사람하사 매일에 공은을 베푸셔 내 생명을 보존하시고 일시라도 도와주지 아니시면 세상에 붙이이도 못할 것이어늘 나는 도리어 이 생명을 가져 주를 거스리고 욕되게 하였고 또 천주는 시각으로 사은을 더으사 악을 피하기로 마음을 열으시고 회두하매 천만번을 용서하사 아들로 돌아보시고 성총을 주사 천다으로 이르게코자 하시거늘 나는 은혜를 저버려 갚지 아닐뿐 아니라 그 은혜로서 주를 해하여 이목구비와 사지백체와 정흔삼사로 매양 배역하니 애고 슬픈저, 고금에 보고 듣지 못한 일이라. 지은보은이 인정의 덧덧한 것이로되 홀로 죄인이 은혜를 모르고 은혜를 갚지 아니하니 인정이 어찌 이렇듯이 뒤집혔는고. 대부께 불효한 자식이오, 배은망덕이오, 무륜패역이로소이다. 인자하신 대부여, 자식으로 시기는 감히 생의치 못하오니 빌건대 내 악한 마음을 고쳐주셔 노복으로나 받으시기를 싫어 마옵소서.

인내하심을 범함이라

천주 ㅣ 죄를 즉시 벌하실 양이면 뉘 감히 범하리오. 많은 인내하심으로 통회개과하기를 바라고 기다리신즉 나는 그 너그러우심을 믿고 시시로 악을 쌓아 벌을 부르니 다시 참지 아니사 보복하여 벌하실 때가 어찌 없으리오. 주여 지극하신 너그러우심으로 오늘도 나를 용납하사 내 비는 소리를 들으시고 이 완악한 뜻을 고쳐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무소부재하심을 범함이라

설사 천주의 눈을 피하여 악을 모르시게 할 길이 있어도 만만코 죄를 감히 범치 못할것이어늘 나는 천주 ㅣ 계시지 아닌 곳이 없으사 미한 생각도 밝히 알으시고 미한 말과 소리도 들으시고 미한 행위도 낱낱이 보시는줄로 알며도 오히려 염치를 버리고 면대하여 그 명을 거스려 그 눈의 보시는 기세를 담당코저 함과 같이 하니 거세고 완증함이 뉘 이에서 더 하리오. 주여 감히 여쭙기 어려우나 내 마음을 온전히 알으시니 나 ㅣ 통회할줄 모르는 것을 보시고 나를 불쌍히 여기사 통회의 미소한 뜻을 온전케 하여 주소서.

거룩하심을 범함이라

천주 앞에는 성인과 천신의 결정함도 조촐치 못하나 내 더러운 마음을 혐의치 아니시고 은혜를 베푸셔 여러번 내 죄를 사하시고 또한 성총으로 꾸미사 내 성혼에 당신 모상을 비추시고 친히 임하고자 하시거늘 나는 거룩한 생각과 행실을 자주 물리치고 주의 뜻을 저버려 세물을 취하고 추한 락을 탐하여 매양 마음을 다시 더럽게 하였으니 거룩하신 천주대전에 어찌 다시 용납할 데 있으리오. 슬프다, 나는 천만번이나 천주께 항상 죄인이 되였거니 천주 곳 아니면 다시 바랄것이 없으렸마는 천주는 관후하심이 크고 자비하심이 지극하니 아니버리실까 하여 업디여 감히 비느니 용서하심을 베푸소서.

내 영혼아 네 사언행위로 천주를 이렇듯이 범한 것을 깨달아 급급히 통회 할지어다.

영혼이 해 받은 것을 생각함이라

내 영혼아 사욕과 편정에 방사하여 천주의 명을 범하고 천주의 말씀을 거스려 어느 지경에 떨어졌는고. 너 ㅣ 해 받은 것을 생각하여 원통한 마음을 이르혈지어다.

주의 총애를 잃음이라

명을 범함이 없던 때에는 천주 ㅣ 내 마음에 임하사 성총을 태우시고 벗으로 대접하시고 자식으로 사랑하시고 무간히 절친하사 은혜에 은혜를 더으시더니 한 번 범한 후인즉 천주 ㅣ 즉각에 떠나사 그 총애하심이 도리어 한이 되여 너를 모르는 자로 보시고 마귀의 자식으로 여기시고 또한 원수로 보사 이에 보수하려 하시니 어찌 놀랍지 아니리오. 만일 금세에서 벌하여 갚지 아니시면 후세에 더욱 화를 많이 내리우려 하심이니 더욱 무섭도다. 내 영혼아 이렇듯한 총애를 어찌 귀히 여길줄 모르고 잃었는고. 사랑을 업신 여기면 사랑이 변하여 풀지 못하는 한이 될줄로 생각하여 급급히 뉘우칠지어다.

아름다움과 공로를 잃음이라

성총을 누리던 때에는 너 ㅣ 가 곱고 아름다와 천주의 눈을 달래고 천주의 마음을 붙들며 천신과 성인들의 즐거움일러니 대죄를 얻은즉 이 꽃다운 정이 이위고 이 달래는 덕이 없어져 이에 마치 대풍창이 적체에 오름 같아 징그럽고 즈즐하여 천주와 천신이 물러나게 하였도다. 또 평생에 애쓰고 땀내여 얻었던 공로를 일조에 몰수히 잃을뿐 아니라 공로를 세울 능까지 잃어버려 이후로는 무엇을 하던지 신공과 보속하며 애긍하며 목숨을 바칠지라도 죄중에 있는 땐 즉 아무 공이 없는지라. 죄 없던 때에는 만사만단으로 염경이나 성공이나 평상한 행위조차도 공을 세워 가음였고 만족하더니 이제 편하여 도리어 빈한하고 궁핍하여 밝이 벗은 것 같니 애고 내 영혼아 어찌 참혹지 아니며 절통치 아니랴.

천주의 도우심을 잃음이라

죄 없던 때에는 천주 ㅣ 나를 주야로 돌보사 호위하시고 인도하시고 위경을 막아 자애로운 부모와 같이 아끼시더니 이제 그 원수 ㅣ 된즉 붙들고 돌아보심이 끊어져 아주 고독하여 마치 어린아이 부모 잃은 것 같아 의탁할 데 없고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니 어이할고. 전에는 천주 ㅣ 제성하시고 위로하시고 도우시나 이제는 권면하심과 안위하심과 상접하심이 도무지 절연이 끊어졌도다. 슬프다 다른 벗을 모두 버릴지언정 이 지극하신 은주를 끊지 못할줄을 늦게야 알았구나. 끊은즉 아울러 성총의 비추심과 보우하심을 잃어 마음이 캄캄하여 모든 신공에 막혀 어두을 따름이라. 행하매 열정과 흔근함이 느려져 게을리 하며 유감을 만나매 대적지 못하며 도무지 정신이 흐려지고 마음이 냉담하여 풀어지고 신력이 핍진하여 무너져 지향없이 지내니 차마 어찌 견디리오. 주여, 간절히 비느니 내 회두하는 뜻을 보사 나를 용서하시고 내 마음에 돌아오사 새로 붙들고 도와 인도하여 주소서.

평안함을 잃음이라

성총을 뫼시던 때에는 순경에나 격경에나 마음이 평화하고 염려와 조심이 없고 순순이 지나 마치 어린 아이 어미품에 앉아 기탄없이 있을 따름일러니 사욕을 따른 후는 마음이 불안하고 분단하며 공연히 울울 답답하고 양심의 근심이 독하고 모진 벌레와 같아 마음을 찌르고 너흐러 낮과 밤에 쉬지 아냐 공부와 염경중에도 쪼으며 즐거운 가운데도 볶기이며 잘 때에라도 따라가 범한 바 죄와 의노에 마땅히 받을 벌을 뵈여 곳곳이 보치니 슬프다 방자하여 안일과 락을 취코자 하다가 세상에서도 지옥을 만났도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고 불쌍히 여기사 내 죄를 진심으로 뉘우쳐 평안함을 도로 누리게 하소서.

사욕과 마귀에게 매임이라

천주 아직 합한 때에는 지향을 임의로 발하고 원의를 채워 마음이 시원하고 자주하여 지내더니 은혜를 저버려 주를 떠나 거스린즉 사욕과 마귀에게 매인 것이 되여 마치 전신을 질곡함 같아 다시 스스로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사욕과 마귀 시키는대로 할 따름이라. 인하여 명오와 애욕을 다시 임의로 부리지 못하여 죄와 사욕편정을 벗어나고자 하여도 못하며 죄 기회와 습관을 버리고자 하여도 못하며 신공과 본분을 임의로 하지 못하며 죄물에 얽히고 맫히여 행하고자 하는 것을 행치 못하고 말고자 하는 것을 부리인 아래 눌려 마지 못하여 행하니 실로 마귀 종이며 죄와 사욕의 종이 아니냐. 어떻게 비천하고 어떻게 부끄러운고. 주여 네 특별한 은우 ㅣ 아니면 뉘 능히 나를 구하여 주리오. 이에 진심으로 네게 돌아가려 하오니 빌건대 마귀와 사욕에게 매인 것을 풀으시고 내 영한을 속량하여 주어 거두소서.

영혼의 죽음이라

영혼의 신명은 천주의 성총이니 죄를 범하여 천주를 쫓고 떠나시게 한 즉 영혼을 죽임이라. 성 아ㅗ스딩이 가로되 죄인의 육신은 사나 그 주장하는 영혼은 죽었도다 하고 또 탄식하여 이르대 교우야 만일 영혼 떠난 욕신을 통곡하며 천주 떠난 영혼을 통곡지 아니면 불쌍히 여기는 인정이 네게 온전히 없음이라 하시니 슬프다 나는 내 영혼이 죽은 것을 오히려 곡읍할 생각이 없었거늘 하물며 남의 영혼에게 미칠 인정이 있으리오. 부끄럽고 애통하도다. 죄로운 영혼을 생각건대 과연 시체와 같은지라. 눈을 감아 사후의 심판과 영고를 보지 못하며 귀를 막아 양심과 친우와 주의 제성하시는 소리를 듣지 못하며 전체가 굳어 천주와 사람의 감동하기로 베푼 모든 것을 깨닫지 못하며 시취가 염병을 이룸 같아 죄악의 더러운 냄새를 내여 가까운 자도 묻히고 또한 착한 사람과 천신과 천주까지 좇아내치니 상천하지에 외롭고 버린 자 ㅣ 되였도다. 애고 령혼의 죽음은 어떻게 흉악하고 무서운고. 본성의 생명이 끊어짐이 아니라 곳 초성의 생명을 끊는 것이니 뉘 눈물을 흘리지 아니며 뉘 주야에 발분통곡하지 아니리오. 전능하신 주여, 한 말씀으로 내 마음을 감동케 하시고 통회하는 정을 만물 위에 뛰어나게 하사 내 영혼을 도로 살리시기를 바라고 구하나이다. 내 영혼아 죄의 원통한 해를 주의 성총으로 깨달아 통절히 죄를 한하고 뉘우칠 지어다.

사후를 생각함이라

내 영혼아 세월을 무심히 보내고 영혼대사를 돌아보지 아니하니 죽을 때에 이르러 어찌할고. 네 생명을 너 ㅣ 가 임의로 하느냐. 영녕히 천주의 정하신대로 마칠 것이니 지금 네 생명이 맟기를 명하시면 네 모양이 어떠할고. 백병이 침노하여 골절에 사무치매 눈은 캄캄하여 뵈던 것이 흐려지고 귀는 왜왜하여 듣던 것이 아득하고 수족은 걷잡지 못하고 전체는 남을 힘 입어 운동케 하매 사랑하던 처자친우와 재산가업이 그림자같이 헤어지며 여러 해 경영한 바 ㅣ 일조에 자취 없고 긴줄로 믿던 세락과 세복이 징각에 끊어지고 정신이 어둑어둑한 중에 뵈는 바 ㅣ 오직 죄과 뿐이면 오주 예수의 무한하신 공로와 자비가 계시나 또한 지엄하신 공의가 계시니 애고 내 영혼아 어찌찬말이냐. 통회 하나의 긍휼하시는 허락이 계시것만은 돌같은 뜻을 어찌 부스떠리며 어름같은 마음을 어찌하면 녹여 풀고. 내 영혼아 지옥을 생각하여보라

지옥

지옥은 곳 천주 진노의 위엄을 나타내는 옥이오 만악만죄의 벌하시는 곳이오 절치통곡하는 구렁이라. 지옥의 고로움은 말로 이르지 못할 것이오 생각으로 형용치 못할 바 ㅣ 니 세상 온갖 아픔과 각색곤액을 지옥벌에 비교하면 털끝도 못 미치리라. 안팍없이 맹렬한 불이 있어 육신에도 불이오 영혼에도 불이로다. 삼사오관과 사지백체에 갖가지 죄악대로 갖가지 형벌이 간단함이 없고 멈출 길이 없어 볶기이고 찢기이는 중에 지겨운 마귀와 악착스러운 악인들이 상하좌우에 빈틈없이 싸우는 듯 마귀는 광패한 악정으로 그칠 사이 없이 못견디게 보채여 지독한 악인은 서로 탓하며 한하고 서로 꾸짖으며 다투어 이를 갈고 눈을 부릅뜨고 통곡하는 소리 벽력같아 정신이 떨려 즉각에 살아질 듯 위로할 이 하나를 만나지 못하고 붙드는 자 하나를 만나지 못하니 이런 광경이 다시 있겠느냐. 한심하고 설운저. 이 지경에 이름이 죄를 범하고 통회치 못한 탓이니 어떻게 원통하겠느뇨. 항상 생각하되 이 영악한 긴불의 섭이 내 죄오, 포학한 형역도 내 죄오 마귀의 흉악함도 내 죄오 악인의 잔혹함도 내 죄로다 하여 통곡하고 정치하며 백년이라도 할 일 없고 천당이 통회치 아니켔느냐.

천당

내 영혼아 또 천당의 복을 생각하라. 천당은 만가지 복과 만가지 즐거움의 곳이오 지극한 상을 받는 터이오, 기묘하고 신통한 맛새 잔치오, 경쾌하고 활발한 복지가예로다. 생각하려 하매 생각이 끊어지고 말을 하려하나 말이 막힌지라. 성 바ㅗ로 말씀에 천주 ㅣ 그 사랑하는 자에게 예비하신 바는 눈으로 얻어보지 못하고 귀로 얻어 듣지 못하고 사람의 생각으로 이르혀지 못할 바 ㅣ 라 하심이 지극히 사랑하온 주를 만나고 아름다우신 성모와 천신성인들을 만나 사귀어 서로 경하하고 서로 찬양하며 어려운 데와 위태한 것이 다시 없고 근심과 걱정이 이르지 못하며 평안함과 즐거움이 마음에 가득하여 부족한 데 없어 이에 천주를 전체로 보옵고 천주를 전심으로 사랑하고 천주를 온전히 누리리니 이 어떠한 복락이뇨. 나도 또한 새로운 복이라. 영혼이 좋아하고 용약하여 덤덤이 이같이 지내리라. 이는 통회정개의 효험이오, 성총을 회복한 상이라. 죄를 뉘우침이 없어서는 나 ㅣ 이 진복을 영원히 잃을 것이니 진심갈력하여 때 미쳐 통회할 지어다.

실고

내 영혼아 죄를 미처 통회치 아니하면 하릴없이 죄안을 받아 영고에 빠질지라. 이에 천주를 잃은 것을 원통한 마음이 항상 생각히여 슬프다 천주를 잃었도다 나를 내시고 구속하신 자 ㅣ시오, 나의 근본이며 종향이시오, 나의 마음을 채우실 주를 잃었고 아울러 복락과 위로와 모든 바람을 잃었구나

천주는 말하여 이르지 못할 인자하심이오, 만민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우심이오, 만선만덕을 갖추신 자 ㅣ 니 얻었더면 나의 진복이 될 것을 잃은즉 나의 진화 ㅣ 된지라. 자연히 천주를 전체로 흉모하고 전심으로 향모하며 만가지 정원으로 향모아닐길이 없으되 보도못하고 잠깐도 누릴 길이 없으니 슬프다 어이할고. 실망할 뿐이로다 할 것이오, 스스로 항상 생각하되 설운저, 천주를 잃을 뿐 아니라 내 탓으로 잃었고 천당본향으로 갈만한 것을 지옥영앙에 떨어졌도다. 세상의 잠깐 즐거움을 취하고 잠깐 재물을 탐하고 잠깐 썩을 육신을 위하고 아끼다가 이에 무궁히 진실한 복락을 잃었도다. 세속을 위하여 쓰던 힘을 구령하기로 썼더면 쉬울 것을 주의 비추심과 돌보심과 백가지로 인도하시고 제성하심을 임의 밋그르치고 경만히 여겼으니 이제는 늦었고 나를 위하여 세우신 고해성체성사를 착실히 영하였더면 성인들과 한가지로 복지에 들었으렸마는 이제는 내 탓으로 그르쳤도다 할 것이오, 항상 생각하되 설운저 천주를 잃음이 영원무궁히 잃음이여, 죄안을 다시 변할길이 없도다. 천주 ㅣ 계시나 영원히 보옵지 못하고 천당본향이 있으나 영원히 들어가지 못하고 진복이 있으나 영원히 누리지 못하며 항상 아프고 항상 통곡하고 항상 원통하고 항상 바람이도다 하리로다. 그 때에 이 나 ㅣ 비로소 천주의 아름다우심을 깨달으나 주 ㅣ 더욱 멀어지시고 차마 보고싶어 눈을 뜨나 만나지 못하고 소리로 부르짖으나 듣지 아니시고 대부를 부르나 보수하실 주를 만날뿐이로다. 항상 천주를 지극히 원하고 간절히 사모하나 두 사이에 한정 없는 영원이 가로질렀으니 하다가 못하여 마음이 자기와 상극이 되여 하고 싶어도 말고싶고 주께 향하며도 물러나고 사랑하며도 한하니 이 형용치 못할 고로움이라. 하릴없이 주께 버린 것이 되어 낙심실망하여 스스로 소멸코자 하되 항상 살아 있으며 천주를 없이코자 하되 영원히 생활하신 주 ㅣ 시니 죄인이 분하고 원망하며 발광하여 기리 천주를 원한하여 탓하고 마귀를 탓하고 만물을 탓하고 남을 탓하고 자기를 원한하여 탓하리니 원한함을 이 영원한 생명의 호흡이로다. 이제 나는 일찍 통회하여 영원히 쓸데없는 뉘우침과 원통함을 면할지어다.

예수의 수난하심을 생각함이라

(이 조목을 볼 때에 고상을 네 앞에 뫼시거나 손에 드는 것이 더욱 좋으니라)

내 영혼아 생각하라 오주 예수 ㅣ 너를 어떻게 대접하여 계시뇨 천주 제 이위의 높으심을 잊은 다시하여 인성을 입으시며 만복만락을 뒤집어 만고만난을 감심으로 취하시고 평화함을 떠나사 간험을 겪으시고 지존지귀하심을 숨기사 지비지천함에 계셔 필경은 만가지 고로움과 능욕과 형벌을 받아 계시니 이 도무지 뉘 탓이뇨. 너 하나 흩어진 양을 우리에 넣으려 하심이 아니냐. 믿는 마음이 있을양이면 네 행위 이 지경에 이르겠느냐. 네 마음이 완악한 돌이오, 단단한 어름이라. 도무지는 생각지 못한 탓이로다. 이제 생각으로서 갈와리ㅗ 산에 다시 올라 마음을 깨우쳐 완구히 회두하게 할지어다.

눈을 떠보니 구세자 천주 예수 ㅣ 십자가에 달렸도다. 이 어떠한 광경이뇨. 지공지의하신 천주성부 ㅣ 죄의 악을 벌하려 하사 결안을 임의 정하시니 결안 아래는 그 사랑하시는 천주성자 ㅣ 시라. 자원으로 사람을 대신 해사 거룩하신 몸을 희생으로 받쳐 성부께 드리시매 지의지엄하신 성부는 죄를 벌없이 용서치 못하사 만고만난 가운대 버려 두시니 성자 예수의 보혈이 쏟아져 땅에 흘러 죄를 씻을새 필경 그 생명이 마쳐 계시도다. 슬프다 이제까지 죄의 흉함을 알지 못하였구나. 천만천신이 하늘에서 떨어짐과 만민이 홍수에 잠겨 죽음으로도 내 마음이 오히려 감동치 못하였고 악인을 벌하는 영고 ㅣ 주의 공의를 나타내는 것이로되 오히려 죄의 흉함을 다 이르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죄의 묻음이 없으시고 남의 죄만 입으신 천주 성자 ㅣ 그 보혈에 목욕하사 만만의 죄를 소멸하기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을 보오니 죄의 무한한 악을 능히 깨닫고 죄의 영원한 벌이라도 부족한줄로 능히 깨닫고 천주 ㅣ 죄를 무궁히 미워하시는줄을 깨달은 듯 하도다. 슬프다 이렇듯이 흉악한 죄를 어찌 통회치 아니며 예수의 수난을 다시 이루는 죄를 어찌 오히려 감히 범할 가시부냐. 예수의 수난하심과 십자가를 더욱 익히 보아 천주의 지극히 사랑하심을 배울지어다. 우리 죄인을 위하여 성부 ㅣ 그 사랑하시는 아들 버리기를 어려워 아니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성자 ㅣ 그 피로서 보속하기를 사양치 아니시니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어디 있으리오. 사랑하신 주여 네 모든 고로움과 네 전신의 상하신 곳이 마치 억만입으로 네 사랑을 나타내며 네 사랑을 가르침이로소이다. 초민하여 피땀을 흘리신즉 사랑하심이오, 희롱과 능욕을 받으신즉 사랑하심이오, 수족에 못 박혀 십자가에 죽으신즉 사랑하심이오, 늑방에 창을 받아 열리신즉 사랑하심이라. 예수 ㅣ 전에 말씀하시기는 그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침에서 더 큰 사랑이 없다 하여 계시되 당신을 원수 죄인을 위하여 목숨을 주시니 말씀에서 행실을 지나게 하사 이에서 더 사랑하심인저 더구나 나같은 것은 아무 공로도 없고 아무 돌아볼것도 없고 사랑의 미한 정도 없고 다만 죄와 악정일뿐이언마는 예수는 특별히 나를 위하여 목숨을 주시니 사랑이 무궁하고 극진하시도다. 이제 나 ㅣ 특은으로 예수의 수고수난하심을 묵상한즉 십자가에서 흐르신 보혈을 맞고 젖음 다름이 없으니 목석이 아니면 마음이 감동치 아니하겠느냐. 내 영온아 통회코자 하거든 십자가 곁으로 가라. 자연히 죄를 뉘웇고 주를 사랑할것이오, 죄를 피하고자 하거든 유감을 만날 때에 십자가 곁으로 가라 자연히 사랑의 정이 나 감히 예수의 마음을 다시 상해오지 못할것이오 낙심하여 용서하심을 바라지 못한듯 하거든 십자가 곁으로 가 예수 뵈오라. 그 수난하심이 오직 네 죄를 위하심이오 그 죽으심이 오직 너를 용서코자 하심이니 감히 실망할가시부냐. 내 영혼아 우리를 위하여 천주 ㅣ 더 할 것이 없이 다하여 계시니 너는 주를 위하여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어려워 하겠느냐. 그 사랑하심을 사랑으로 갚고 그 죽으심을 죽음으로 갚아 너 ㅣ 정을 저버리지 아님이 될 것이니 만 번 어려울지라도 다시 주께 득죄하여 그 사랑하오신 마음을 상해오지 말 것이오, 만 번 죽을지언정 다시 주의 은혜를 저버리고 주의 사랑을 끊지 아니하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