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서비화
殺人書秘話 |
살인서비화 |
金晉變 |
김진섭 |
두말 할 것없이 册은 사람에게 有益한 것이다。그러나 册中 에는 勿論 有害한 것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極端한 例를 들자면 그 賢明한 知慧를 가지고 죽으려는 사람을 살린 册 도 많이 있겠지만 個中에는 假令 괴―테의 『베르테르의 悲哀』 같이 自殺을 奬勵한 有名한 傑作品도 없지는 않다。그러나 나는 여기서 册의 利害를 論하려는 것이 目的이 아니 다 。나는 다만 直接으로 사람을 죽인 두 卷의 册의 由來에 對해서 暫時 말할수 있으면 그만이다。普魯西亞의 품메른 博物舘에는 두卷의 宏大한 書册이 秘藏 되어 있는데 이 두卷의 册의 重量을 合치면 無慮 百磅를 넘는다 하니 그 册이 얼마나 크고 무거운가 하는것을 넉넉히 짐작할수가 있겠지만 그것은 鐵로 裝釘이 되고 쇠고 리까지 달린、마치 金庫와 같은 古書로 그 中의 한 卷은 가장 오래된 聖書의 하나요 또 한卷은 天文學 에 關한 書다 。그런데 이 두卷의 册에는 實로 무섭고도 神秘로운 이야기가 붙어 있으니 即 이 두卷의 册은 다름이 아니라 사람을 殺害한 |
두말 할 것없이 책은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다. 그러나 책 중에는 물론 유해한 것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극단한 예를 들자면 그 현명한 지혜를 가지고 죽으려는 사람을 살린 책도 많이 있겠지만 개중에는 가령 괴테의 《베르테르의 비애》 같이 자살을 장려한 유명한 걸작품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책의 이해를 논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나는 다만 직접으로 사람을 죽인 두 권의 책의 유래에 대해서 잠시 말할수 있으면 그만이다。프러시아의 품메른 박물관에는 두권의 굉대한 서책이 비장되어 있는데 이 두권의 책의 중량을 합치면 무려 100파운드를 넘는다 하니 그 책이 얼마나 크고 무거운가 하는것을 넉넉히 짐작할수가 있겠지만 그것은 철로 못 장식이 되어 있고쇠고리까지 달린, 마치 금고와 같은 고서로 그 중의 한 권은 가장 오래된 성서의 하나요 또 한 권은 천문학에 관한 서다 。그런데 이 두 권의 책에는 실로 무섭고도 신비로운 이야기가 붙어 있으니 즉, 이 두 권의 책은 다름이 아니라 사람을 살해한 |
것이다。여기서 그册이 사람을 殺害했다는 말은 勿論比输的意味로 사람을 殺害했다는 말이 아니오 그 册은 實로 스스로 直接 한사람의 貴重한 生命올 빼았고 만것이니 그 두卷의 册은 獨逸의 有名한 天文學者요 또 數學者인 「요한•슈테프러―』(Johann Steffler, 1452-1531)의 殺害者이었던 것이다。 |
것이다. 여기서 그 책이 사람을 살해했다는 말은 물론 비유적 의미로, 사람을 살해했다는 말이 아니오 그 책은 실로 스스로 직접 한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빼았고 만 것이니 그 두 권의 책은 독일의 유명한 천문학자요 또 수학자인 요한 슈테플러(Johann Steffler, 1452-1531)의 살해자이었던 것이다. |
요한•슈테프러―는 말하자면 그가 살던 時代에 있어 數學과 占星術의 權威者로 星辰을 通해서 人間의 運命을 占치는 妙法올 體得한 사람이었다。그래서 그는 自己自身 그의 妙法올 틀림없는것이라 해서 鐵石같이 믿고 있었던것은 勿論이니 그러므로 그가 星運을 卜해서 自己가 어느날에 殞命할것까지 豫見함을 잊 지 않았을때 占星術에 確信이 있는 그로서 이것은 조곰도 異常할것이 없었다。드디어 그 날은 왔다。 自己가 殞命할터인 그날──그는 悠然히 萬卷 書籍이 四圍에 堆積된 書齋속에 앉아 다만 죽음의 到來를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기다리고 있는 죽음은 勿論 틀림없이 와야 할것이었다。그는 緊張된 마음으로 窓門을 언제까지나 凝視하고 있었다。그는 果然무엇인지 灰色의 影子 비슷한 물건이 間或 어른거리는것을 보는듯도 하였지만 죽엄은 그러나 곧 素朴하게는 날아나는것이 아니었다。 |
요한 슈테플러는 말하자면 그가 살던 시대에 있어 수학과 점성술의 권위자로 성진을 통해서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묘법을 체득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자신 그의 묘법을 틀림없는 것이라 해서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것은 물론이니 그러므로 그가 성운 점쳐서 자기가 어느 날에 운명할 것까지 예견함을 잊지 않았을 때 점성술에 확신이 있는 그로서 이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드디어 그 날은 왔다. 자기가 운명할 터인 그날──그는 유연히 만권 서적이 사방에 퇴적된 서재 속에 앉아 다만 죽음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기다리고 있는 죽음은 물론 틀림없이 와야 할것이었다。그는 긴장된 마음으로 창문을 언제까지나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과연 무엇인지 회색의 그림자 비슷한 물건이 간혹 어른거리는 것을 보는 듯도 하였지만 죽음은 그러나 곧 소박하게는 날아나는 것이 아니었다. |
『더 좀 참아 보자』이와같이 그는 自己에게 말하면서 早晚間 낫(鎌)과 時計를 차고 눈앞에 歷歷히 나타날터인 죽음을 苦待하고 있었다。아모리 星運올 고쳐 생각해보아도 少毫나 틀릴 까닭은 없었다。確實히 死亡은 곧 當到하지 않아서는 안될것이었다。그러나 와야할 죽음이 생각한바와 같이 쉽사리 아니오매 그는 견디다 못해서 앉았던 椅子를 뒤로 밀었다。그때다 椅子는 書架를 부디쳐서 두卷의 무겁고 큰 册이 同時에 밑을 向해서 떨어지자 그것은 不幸인지 多幸인지 天文學者의 明哲한 머리를 쳤으니 드디어 그의 腦髓는 散散히 破碎되고 말았다。果然 天文學者 요한 슈테프 러―는 그의 豫測한바와 갈이 죽을터인 그날에 죽고 만것이다。그러나 勿論 요한•슈테프러― 그 사람인들 설마 册中에도 何必曰 聖書와 天文學書 이 두卷이 서로 共謀해서 自己에서 旣約의 죽음을 가져오는 神秘로운 刑吏가 될줄이야 어찌 꿈엔들 생각했으라! |
『더 좀 참아 보자』이와 같이 그는 자기에게 말하면서 조만간 낫과 시계를 차고 눈 앞에 역력히 나타날 터인 죽음을 고대하고 있었다. 아무리 성운을 고쳐 생각해보아도 조금도 틀릴 까닭은 없었다. 확실히 사망은 곧 당도하지 않아서는 안될것이었다. 그러나 와야 할 죽음이 생각한 바와 같이 쉽사리 아니오매 그는 견디다 못해서 앉았던 의자를 뒤로 밀었다. 그때다. 의자는 서가를 부딪혀서 두 권의 무겁고 큰 책이 동시에 밑을 향해서 떨어지자 그것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천문학자의 명철한 머리를 쳤으니 드디어 그의 뇌수는 산산히 파쇄되고 말았다. 과연 천문학자 요한 슈테플러는 그의 예측한 바와 같이 죽을 터인 그 날에 죽고 만 것이다. 그러나 물론 요한 슈테플러 그 사람인들 설마 책중에도 하필이면 성서와 천문학서 이 두 권이 서로 공모해서 자기에서 기약의 죽음을 가져오는 신비로운 형리가 될 줄이야 어찌 꿈엔들 생각했으라! |
―(九月十一日)― |
―(9월 1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