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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래 (시집)/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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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뺨을 스치는 바람결이 한결 거세어 별이 꺼진 하늘 아래
짐승처럼 우짖는 도시의 소리 피해오듯 돌아오면서
내 마음 어느 새 그대 곁에 있고나
그대 마음 내게로 온 것이냐
 
육로(陸路)로 천리(千里) 수로(水路) 천리
오늘 밤도 소스라쳐 깨우치는 꿈이 둘
가로수 설레는 바람소리 물새들 잠꼬대……
그대 앓음소리 아닌 것 없고나
 
그대 있는 곳 새나라 오노라 얼마나, 소연하랴[1]
병 지닌 가슴에도 장미 같은 희망이 피어
그대 숨이 가뻐 처녀같이 수다스러우리라
 
회오리 바람 미친 밤엔 우리 어깨와 어깨 지탱하여
찬비와 서릿발 즐거이 맞으리라
자빠져 김나는 뭉둥아리[2] 하도 달면[3] 이리도 피해 달아나리라
 
새나라 언약이 이처럼 화려커늘
그대와 나 하루살이 목숨쯤이야
빛나는 하루 아침 이슬인들 어떠랴

('중앙신문', 1946.4.27)

주석

[편집]
  1. 소연(騷然)하다 : 떠들썩하다.
  2. 뭉둥아리 : 몸뚱어리.
  3. 달다 : 몸이 화끈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