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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과실/그쳐요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아아 그쳐요
그 익지 않은 바이올린의 탄식
처마 끝에 눈 녹은 물이 똑똑 들어
아버지의 옷깃을 적실 만하니
그쳐요 톱 켜는 소리 같은 것을.

아아 그쳐요
그 흐릿한 수선스런 노래를
삼월 아침에 볕이 따뜻해서
어머니의 가슴속의 눈이 녹으니
그쳐요 목 간지러운 거위 소리를.

오오 그쳐요 오빠야
그 무심코 익은 피아노 소리
좀 더 슬퍼다오
좀 더 유쾌해다오
사람 좋은 오빠야.

(이웃 분주한 밤에, 서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