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1재고합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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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2011재고합10 대통령긴급조치제9호위반

피고인 A

재심청구인 피고인

검사 최행관(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 ○○○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재심대상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77. 9. 28. 선고 77고합489 판결

판결선고 2013. 5. 23.

주문[편집]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편집]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사안의 경과[편집]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편집]

(1) 피고인은 ○○○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1977. 4. 16.부터 같은 달 17.까지 2일간에 걸쳐 피고인의 하숙방에서 평소 학생데모나 교회집회 시에 자주 사용하던 반정부적인 용어들을 정리하여 불온내용의 전단을 작성하여 교내에 살포할 것을 기도하고 원고지 2매에 “○○○에게 고함”이라는 제목 아래 “부정부패 독재정권 타도에 학우들이여 궐기하자. 미군철수 등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현 정권은 반민족적, 비주체적 망동을 거침없이 자행하고 있다. 긴급조치의 미명 아래 국민의 기본권 억압, 일반서민 대중의 피폐된 생활상, 현 정권은 정권연장만을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초안을 작성하여 같은 달 19. 02:00경 위 피고인의 하숙방에서 그 무렵 ○○교회에서 빌려온 철판 및 등사원지를 이용하여 위 초안을 필경하고, 같은 날 12:30경부터 약 30분간에 걸쳐서 위 ○○교회에서 그곳에 있던 등사지를 이용하여 위 필경용지로 16절 갱지 100매를 등사함으로써 사실왜곡 및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를 비방하는 내용이 포함된 표현물을 제작하고,

(2) 같은 달 20. 13:16경 ○○○대학교 문과대학 3층 1318호 강의실 서측 창가에서 위 유인물 중 90매를 투하 살포하여서 위 유인물을 배포한 것이다.

나. 피고인에 대한 유죄판결의 선고 및 확정[편집]

서울형사지방법원은 1977. 9. 28. 선고 77고합489 사건에서,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다음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하였다(이하 이를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피고인이 서울고등법원 77노1623호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그 항소심법원은 1977. 12. 15.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인이 대법원 78도31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이 1978. 3. 14. 상고를 기각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확정되었다.

다. 피고인의 행위에 적용된 긴급조치 제9호의 구체적 내용[편집]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서 피고인의 행위에 적용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은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제7항이고, 그 내용은 이렇다. “이 조치 또는 이에 의한 주무부장관의 조치에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미수에 그치거나 예비 또는 음모한 자도 또한 같다.”

둘째, 긴급조치 제9호 제1항의 가.는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하는 행위”를, 제1항의 나.는 “집회·시위 또는 신문, 방송, 통신 등 공중전파수단이나 문서, 도화, 음반 등 표현물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청원·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를, 제1항의 다.는 “학교당국의 지도, 감독 하에 행하는 수업, 연구 또는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았거나 기타 의례적 비정치적 활동을 제외한 학생의 집회․시위 또는 정치 관여행위”를, 제1항 라.는 “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였다. 한편,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제2항은 “제1에 위반한 내용을 방송·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하거나, 그 내용의 표현물을 제작·배포·판매·소지 또는 전시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였다.

2.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성[편집]

(1) 대법원은 2013. 4. 18.자 2011초기689 사건에서 긴급조치 제9호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헌이라고 선언하였다.

① 평상시의 헌법 질서에 따른 권력행사방법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이 발생한 경우 이를 수습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사되는 국가긴급권에 관한 대통령의 결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나, 이 같은 국가긴급권은 국가가 중대한 위기에 처하였을 때 그 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제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최소의 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국가긴급권을 규정한 헌법상의 발동 요건 및 한계에 부합하여야 하고, 이 점에서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신헌법’이라 한다) 제53조에 규정된 긴급조치권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유신헌법도 제53조 제1항, 제2항에서 긴급조치권 행사에 관하여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 극복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② 그러나 이에 근거하여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유신헌법에 대한 논의 자체를 전면금지하거나 이른바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여 긴급조치권의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긴급조치 제9호가 발령될 당시의 국내외 정치상황 및 사회상황이 긴급조치권 발동의 대상이 되는 비상사태로서 국가의 중대한 위기상황 내지 국가적 안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대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국내외 정치상황 및 사회상황에서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유신헌법 제53조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 자체를 결여한 것이다.

③ 또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내지 신체의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로 하여금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도록 한 유신헌법 제8조(현행 헌법 제10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유신헌법 제18조(현행 헌법 제21조)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함으로써 법치국가원리를 부인하여 유신헌법 제10조(현행 헌법 제12조)가 규정하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뿐 아니라 유신헌법 제14조(현행 헌법 제16조)가 규정한 주거의 자유를 제한하며, 명시적으로 유신헌법을 부정하거나 폐지를 청원하는 행위를 금지시킴으로써 유신헌법 제23조(현행 헌법 제26조)가 규정한 청원권 등을 제한한 것이다. 더욱이 긴급조치 제9호는 허가받지 않은 학생의 모든 집회·시위와 정치관여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이 학생의 제적을 명하고 소속 학교의 휴업, 휴교, 폐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신헌법 제19조(현행 헌법 제22조)가 규정하는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는 한편, 현행 헌법 제31조 제4항이 규정하는 대학의 자율성도 제한한 것이다.

④ 이와 같이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는 유신헌법에 위반되어 위헌·무효이고, 나아가 긴급조치 제9호에 의하여 침해된 기본권들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무효라 할 것이다.

(2) 헌법재판소 역시 위와 동일한 취지에서 2013. 3. 21. 선고된 2010헌바70·132·170(병합) 사건에서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하였다.

3. 폐지 또는 실효된 형벌 관련 법령이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편집]

형벌에 관한 법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된 경우, 법원은 당해 법령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4. 결론[편집]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적용법령인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이어서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사소송법 제440조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아울러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사법부가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당한 피고인에게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깊이 사과드리고 이 사건 재심판결이 피고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재판장 판사 김환수

판사 양성욱

판사 김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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