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 서간·묵시편/코린토 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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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토 후서 서언[편집]

(一) 서간의 동기와 개요(槪要)[편집]

티모테오가 돌아온 후에(코전 一六·一〇) 바오로께서는 다시 티토를 코린토에 보내셨다. 티토는 코린토 교회를 다녀서 돌아올 때에, 너무나 심한 핍박으로 인하여 부득이 에페소를 떠나게 된 바오로를 마체도니아에서 만났다. 티토가 코린토 교회로부터 가져온 소식은 뜻밖에도 좋은 것이었다. 곧, 코린토 교회 신자의 대부분이 전에 바오로 종도에게 그와 같이 큰 걱정을 시킨 것을(코전 一·一〇 이하, 코후 七·七~一一 참조) 후회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파문(破門)의 벌을 당하였던 악인은 다시 회심하였다(코전 五·一 이하, 코후 二·五~一一 참조). 그러나 좀 섭섭한 소식도 있었으니, 그것은 곧, 유데아교에서 귀화(歸化)한 몇몇 신자들이 바오로 종도와 그 전교 사업을 거슬러 공격하고 비방함이었었다. 그들은 말하기를, 바오로는 항구치 못하다느니(코후 一·一七, 동 一一·一三, 동 一三·六), 교만하다느니(三·一), 큰소리만 잘한다느니(三·一, 五·一二) 서간에서는 그와 같이 큰 소리를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비겁하다느니(一〇·一〇, 一一·六), 심지어는 의연금 모집(義捐金募集)에 대한 바오로의 열심을 도리어 그의 좋지 못한 뜻의 표징이라고까지 하였다(七·一一, 一二·一六). 그리고 그의 종도직을 또한 의심하였다(一一·七, 一二·一六). 그뿐만이 아니었다. 외교인들과 교제하기를 좋아하는 그 경향은 아직까지도 신자들 사이에 많았었다(六·一一 이하). 그 밖에 전번 서간에 벌써 말한 거금(醵金)은 아직도 다 되지를 못하였다(八·六 이하, 九·三~五).

바오로께서는 코린토 교회의 이러한 상태를 크게 염려하여, 재차 서간을 써서 티토를 시켜 그를 가지고 코린토로 가게 하셨다. 바오로께서는 이 서간으로써 당신 반대자들의 무함을 거슬러 당신을 변호하시며(一·一二, 七·一六), 거금을 빨리 완성하도록 신자들을 권면하시며(八·一~九·一五), 그리고 다시 제三편에 있어서는 유데아교에서 귀화된 그 반대자들을 거슬러 당신을 변호하신다(一〇·一~一三·一〇].

(二) 서간의 확실성과 그 연대와 장소[편집]

이 서간의 확실성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 서간의 내용이나 형식을 본다면, 바오로의 특성에 완전히 부합되는 것으로서, 그 확실성은 조금도 의심할 수 없게끔 그만큼 명백하다.

이 서간은 코린토 전서보다는 대개 한 반 년 후, 즉 五六년이나 혹 七년 가을에 마체도니아에서 서술(敍述)하셨다.(七·五, 八·一, 九·二, 四).

(三) 이 서간의 중요성[편집]

우리는 코린토 전서로 말미암아 원시 교회의 단체 생활을 알게 되었으며, 이와 마찬가지로 이 코린토 후서로써는 바오로 자신의 사생활(私生活)에 대한 귀중한 보고(報告)를 듣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서간으로써 바오로 종도의 종교적 인격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성 바오로 종도 코린토인에게 보내신 제二차 서간[편집]

모 두

① 인 사

제一장[편집]

천주의 의향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종도가 된 바오로와 형제 티모테오는, 코린토에 있는 천주의 교회와 온 아카이아에 있는 모든 성도(=신자)들에게 (인사하노라). 원컨대 우리 아비신 천주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성총과 평화함이 너희게 내릴지어다.

② 고난 중에 위로를 주신 천주께 대한 감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신 천주께 찬미함이 있어지이다. 저는 자비의 아비시요, 온갖 위로의 천주시로다. 저 모든 환난 중에 우리를 위로하심은, 이 우리로 하여금, 천주께 받은 그 위로를 가져 우리도 또한 남을 그 모든 환난 중에 위로하기를 위하심이니라. 대저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풍성한 것같이,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위로도 또한 우리에게 풍성하도다. 우리가 환난을 당하는 것도 너희 위로와 구원을 위함이요,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도 역시 너희 위로를 위함이며, [우리가 격려(激勵)됨도 또한 너희에게 격려가 되고 너희에게 구원이 되기를 위함이니], 너희로 하여금 우리가 받는 것과 같은 고난을 참아받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그러면 너희에게 대한 우리의 희망은 공고(鞏固)한 지반(地盤)에 서 있느니라. 대저 너희가 우리 고난에 참여함 같이 우리 위로에도 참여함을 우리가 앎이로다. 형제들아, 우리는 우리가 소 아시아에서 당한 고난에 대하여 너희가 모르는 것을 원치 아니하노라. 너무나 과도히 우리 힘에 지나치게 고난을 당하여, (때로는) 우리 생명에 대하여 절망하도록 되었었느니라. 우리가 죽었을 것은 기정(旣定)의 사실이었었느니라. 이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의뢰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들을 부활케 하시는 천주께 의탁하게 하기를 위함이었느니라. 一〇 저 또한 우리를 이렇듯이 큰 죽을 위험에서 구원하셨고 또한 장래에도 구원하시리라. 이 후에도 우리를 구원하시리라는 희망을 우리는 저에게 두었느니, 一一 대저 너희도 우리를 위한 너희 기구로써 우리를 도움이니라. 이로써, 우리에게 주신 성총을 인하여, 허다한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많은 감사를 천주께 드리느니라.

【一】 『아카이아』-즉 그레시아. 이 서간은 다만 코린토 교회에 대해서 또한 코린토 교회에 써 보내신 것이긴 하지만, 겸하여 그 외의 그레시아의 모든 교회에게 회람(回覽)시킬 성질의 것이다. 【四】 스스로 지극한 재앙을 당하며 자기의 십자가를 정원으로 짐으로써 천주께 보다 더 가까이 나아가는 자는 가장 큰 위로를 남에게 줄 수가 있다. 【五】 『그리스도의 고난』-그리스도께서 당하신 핍박과 능욕은 그의 종도들에게 있어서도 또한 면할 수 없는 것이었다. 【六~七】 바오로께서는 코린토 신자들의 구령 사정을 위하여 당하시는 많은 고난 중에서 천주에게 풍성한 위안과 도우심을 받으셨다. 그러므로 만일 신자들이 미쁨과 인내함을 가져 저의 표양을 따라간다면 또한 같은 위안과 도우심을 천주께 받으리라. 【八】 이것은 아마 전에 에페소에서 데메드리오라고 하는 은장인이 일으킨 선동으로 말미암아 받으신 곤란을 말씀하시는 모양이다(종도 一九·二三~四一). 【九】 『죽었을 것은 기정의 사실』-바오로께서는 당신 생명을 구원하고자 하는 온갖 희망을 모두 단념하였었다는 말이다.


제 一 편 반대자들의 무함에 대한 바오로의 변호

제 一 항 여러 가지 무고(誣告)에 대한 변호

① 전교 사업에 있어서의 바오로의 진실하심

一二 우리의 영예(榮譽)는 이것이니, 곧 우리가 세상에서, 특히 너희에게 대한 행동거지(行動擧止)를 천주께 의합하는 무사기(無邪氣)함과 거룩함과를 가져 행하였으며, 인간의 자연적 지혜를 갖춘 자로 하지 않고, 오직 천주의 성총으로 말미암아 견고케 된 자로 행하였음을 우리 양심이 증거하는 바니라. 一三 대저 우리가 너희에게 써 보내는 바는 너희가 읽고 깨닫는 것에 지나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너희는 이미 우리 (서간의 의미를) 다소간 깨달았은즉, 나 너희에게 대하여 끝까지 깨닫기를 원하는 바는 곧 이것이니, 一四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하실) 날에 이르러 너희가 우리들의 영예인 것같이 우리도 너희들의 영예가 된다는 이것이니라.

② 여정(旅程) 변경에 대한 변호

一五 이러한 신념(信念) 아래 나 다시 너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너희에게 먼저 가고자 하였으며, 一六 너희에게서 마체도니아로 가고, 마체도니아에서 다시 너희에게로 돌아와 유데아를 향하여 너희에게 전송(餞送)되고자 하였노라. 一七 나 이렇게 하고자 하였다고 어찌 그것이 경솔한 짓이겠느냐? 혹은 나 사물을 결단함에 인간적 변덕을 따라 결단하여 써 긍정(肯定)하는 동시에 부정(否定)하는 일이 있겠는가? 一八 천주께서는, 너희에게 한 우리 말이 긍정되는 동시에 부정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증하시느니라. 一九 대저 우리 ― 나와 실바노와 티모테오 ― 들이 너희에게 전한 천주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긍정되시는 동시에 부정되신 이가 아니라 오직 다만 긍정되셨을 뿐이었느니라. 二〇 대저 저 안에 천주의 모든 언약하심이 긍정되었으매(=채워졌단 말), 이에 저를 인하여 우리의 『아멘』도 천주께 찬미의 노래가 되는도다. 二一 우리와 너희를 그리스도 위에 세우시고 또 우리에게 기름을 바르신 자는 이 천주시니, 二二 저는 또한 우리에게 당신 인(印)을 치시고 담보(擔保)로 (성)신을 우리 마음에 주셨도다.

【一二~一四】 서간에 나타난 정신과 사상은 바오로의 참다운 사상이나 정신이 아니라는 반대자들의 비난을 거슬러 바오로께서는 당신의 지향과 양심의 진실함을 강조하신다. 【一五~二二】 반대자들은 바오로의 그 여정 변경과 코린토 교회 방문을 미루는 것을 그의 결심의 항구치 못함과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이를 거슬러 당신의 모든 일은 전혀 천주 성의에 달려 있음을 선언하신다. 【二〇】 교회는 경신례 때에 『아멘』, 곧 『그리 되어지이다』 하는 말을 외움으로써 그리스도께 대한 자기 신앙을 고백한다.


③ 코린토에 가지 않으신 연고

二三 나 나의 목숨을 걸고 천주를 불러 증인으로 모시느니, 나 아직 코린토에 가지 아니하였음은 너희를 너그럽게 대하는 까닭이라, 二四 우리는 너희 신앙을 지배하고자 하지 아니하고, 오직 너희 기쁨에 협력자가 되기를 원하느니, 대개 너희가 신앙에 굳센 까닭이니라.

제二장[편집]

나 너희를 슬프게 할진대, (차라리) 너희에게 가지 않으리라고 결심하였느니, 대저 나 만일 너희를 슬프게 한다면 누가 나를 기쁘게 할 수가 있겠느냐, 내가 슬프게 한 그 (사람)이 아닌가? 나 전에 (너희에게) 써 보내었음도 또한 나 너희에게 가서 나를 기쁘게 하여 주어야 할 자들로 인하여 나 슬픔을 당하지 아니키를 위함이니, 이는 나의 기쁨이 곧 너희 모든 이의 기쁨이란 것을 나 너희에게 대하여 확신하는 연고니라. 나 큰 곤란과 번민과 또한 많은 눈물로써 너희에게 써 보내었음은, 너희들을 슬프게 하고자 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에게 대하여 가진 나의 지극히 큰 사랑을 너희에게 드러내고자 함이로다.

【一·二三~二·四】 바오로의 여정이 변경된 까닭은 그의 결심이 항구치 못하였음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직 코린토 신자들에게 개심할 시간의 여유를 주기 위한 애정에 있었던 것이었다(二·一, 코전 二·三 참조). 【三~四】 여기에 말씀하시는 서간은 혹 코린토 전서를 가리키시는 것인지, 혹은 잃어버린 다른 서간을 말씀하심인지 알 수 없다.


④ 통회하는 죄인을 용서할지니라

누 만일 슬프게 하였다면, 이는 나를 슬프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소간은 너희 모든 이를 슬프게 한 것이니라. 나는 너무 책(責)하지 아니코자 이렇게 말하노라. 신자들의 대부분이 정한 그 벌이 저에게는 족하니라. 이제 너희는 오히려 그를 용서하고 위로하여, 이와 같은 사람으로 하여금 너무나 큰 비애로 인하여 자포자기(自抛自棄)하지 아니케하라. 그러므로 나 너희에게 간원하노니, 너희는 저에게 대한 사랑을 더욱 드러낼지니라. 나 전에 써 보내었음도 이것 때문이며, 너희가 만사에 있어 순명하는가를 시험하여 알고자 함이었느니라. 一〇 너희가 누구를 용서하면 나도 또한 그러하리라. 대저 나도 대체 이미 무엇이나 용서할 것이 있었다면, 이는 너희 때문에 그리스도의 면전에서 용서한 것이니라. 一一 이는 우리가 사탄의 꾀를 모르는 것이 아닌 이상 저에게 농락(籠絡)되지 아니키를 위함이니라. 一二 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트로아에 갔을 때 주 내게 문을 열어(=전교할 기회) 주셨으나, 一三 나는 나의 형제인 티토를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마음이 편안치 못하였노라. 그러므로 나 거기서 이별을 고하고 마체도니아로 갔었노라. 一四 그러나 천주께 감사할지어다. 언제든지 저는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개선(凱旋)의 행렬(行列)을 짓게 하시며, 또한 우리로 말미암아 도처에 (그리스도께 대한) 인식의 향기를 전파하게 하시느니라. 一五 대저 우리는 구원을 받을 자들 중에서와 멸망을 당할 자들 중에서 천주를 위한 그리스도의 향기로라. 一六 이들(=후자)에게는 죽음을 가져오는 죽음의 향기가 되고, 저들(=전자)에게는 생명을 가져오는 생명의 향기가 되느니라. 그러나 누 이러한 사명을 이행할 자격이 있느뇨? 一七 우리는, 천주의 말씀을 가지고 사익(私益)을 취하는 많은 사람 중에 속하지 아니하고, 오직 천주께 파견을 받아 천주 대전에 있어 그리스도 안에 순결한 지향으로 말하노라.

【五~一一】 아마 코린토 전서 제五장에 기록된 파문(破門)당한 죄인을 가리키시는 말씀같다. 지금에 그는 완전히 개심하였은즉, 바오로께서는 그 죄의 사함과 그를 교회 내에 받아들이기를 구하신다. 그의 애통함이 자포자기에 이르지 않도록, 혹은 그로 말미암아 사탄이 승리를 얻지 않도록 할 것이다. 【一二~一三】 바오로께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그들에게 대한 당신 사랑의 새로운 증거를 보이신다. 곧 바오로께서는 코린토에 갔다 오는 티토를 만나시기 위하여 트로아에서 하시던 효과 많은 전교 사업을 중지하셨다. 【一四~一七】 티토의 가져온 코린토 교회에 대한 소식은 매우 좋은 것이었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자기에게 언제나 도움을 주시고 또한 자기로 말미암아 인간에게 당신께 대한 참다운 인식을 주시는 천주께 감사를 드리신다. 【一六】 마치 동일한 약이 어떤 이에게는 유효하고 어떤 이에게는 도리어 해를 주는 것과 같이, 같은 신앙의 소식도 어떤 이에게는 영생을 주되 다른 이에게는 도리어 영벌을 받을 기회가 되는 것이다(루복 二·三四 이하 참조).


제 二 항 종도직(宗徒職)의 고상함과 신약의 종도직

바오로께서는 코린토 신자들과 당신과의 진실한 관계를 가르치시고, 또한 당신 반대자들의 공격을 반박하시기 위하여 신약의 종도직의 고상함을 보이신다. 그리고 당신은 코린토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다운 종도로서 복음을 전하였다는 것을 증명하신다(三·一~六·一〇).

(1) 종도직의 고상함

① 신약의 일군인 바오로

제三장[편집]

우리는 또한 우리 자신을 추천(推薦)하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뇨? 혹 우리에게는 어떤 사람들에게와 같이 너희들에게 (보내는), 혹은 너희에게로부터 (오는) 추천장이 요긴하냐? 너희야말로 우리 마음에 기록된 추천장이며, 만민이 이를 승인하고 또한 읽는도다. 너희는 분명히, 우리로 말미암아 작성(作成)된 그리스도의 서간(書簡)으로서, 먹으로 쓰여지지 않고 오직 생활하신 천주의 (성)신으로 쓰여졌으며, 또한 석판(石板) 위에 쓰여지지 않고 오직 사람의 마음이라는 혈육판(血肉板)에 쓰여져 있느니라.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천주께 대하여 다음과 같이 신뢰를 가지노라. (곧) 우리는 마치 본래 우리 것인 것이나 같이 본힘으로 무엇이나 생각해 낼 수는 없느니, 우리의 재능은 이 천주께로조차 온 것이니라. 저(=천주)는 또한 우리에게 신약의 일군이 될 자격을 주신 이시니라. 이 계약은 글자의 계약이 아니요 오직 (성)신의 계약이니, 대저 글자는 죽이나 신은 살게 하시는 연고니라. 이스라엘인들이 모이세의 얼굴에 있던 광채(모이세 二권 三四·二九~三五) - 그것은 후에 다시 없어질 것이었거늘 - 때문에 그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할만큼 글자로써 돌에 새길 봉사(奉仕)(=구약에 대한 순종)가 영광스러웠거든, 하물며 성신에게 드릴 봉사(=신약에 대한 순종)야 더욱 영광스러울 것이 아니랴? 대저 정죄(定罪)를 초래하는 봉사가 그처럼 영광스러운 것이었으면, 의화를 가져오는 봉사야 더욱 영광스러울 것이 아니랴? 一〇 저기(=구약) 있던 광채는 그보다 뛰어나는 이(=신약의) 광채 앞에서는 영광스러울 것이 못되느니, 一一 대저 영존(永存)치 못할 것(註=다만 일정한 기간 동안에만 유효하였던 구약)이 그렇듯이 영광스러웠다면, 더구나 영존할 것(註=영원히 존재하여 유효할 신약)이야 더욱 영광스러울 것이 아니냐?

【一~三】 바오로에게는 사람에게서 받는 칭찬이 요긴하지 않다. 당신이 참다운 종도인 것을 증명하는 추천장은 무엇보다도 당신으로 말미암아 설립된 코린토 교회이다. 이 영적 추천장을 보내신 이는 그리스도 자신이시요, 바오로께서는 다만 그를 필기하신 것 뿐이었다(이는 그리스도께서 바오로로 말미암아 코린토 교회를 세우셨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를 필기하실 때에 사용하신 먹(墨)은 곧 천주 성신의 능력이시다. 【四~一一】 바오로께서는 종도로서 구약을 훨씬 초월하는 신약의 일군이시다. 【四~六】 구약은 글자의 계약, 즉 필기된 글자로써 나타나는 계약이요, 신약은 오직 신(神)의 계약, 즉 천주 성신께서 인간 정신 안에서 작용하시는 효과에서 생기는 계약이다. 『문자는 죽인다』-구약의 법률의 규칙은 인간을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할 힘이 없다는 뜻이다(로마 三·二〇, 七·七 이하 참조). 『신은 살게 한다』-곧 신약에 작용하시는 천주 성신께서는 참다운 영생을 주신다는 말씀이다. 【九】 신약에 대한 순종(봉사)은 죄 중에 있는 사람이 의화에 이르거늘, 구약에 대한 순종은 사람에게 영원한 죽음을 초래한다(로마 三·二〇, 七·七 이하 참조).


② 복음을 전함에 있어서의 바오로의 공명정대하심

一二 우리는 이러한 희망을 가지매 극히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행하며, 또한 모이세와 같이는 아니 하느니라. 一三 저는 영존 못할 광채가 없어지는 것을 이스라엘의 자식들에게 보이지 아니키 위하여 그 얼굴을 가리웠었느니라. 一四 그러나 저들의 정신은 완고하여졌으니, 대저 저들은 오늘날까지도 구약을 읽음에 그 가리워 있는 것은 벗겨지지를 아니하느니라. 대저 구약이 그리스도 안에 (이미) 끝났다는 것이 저들을 위하여는 가리워져 있느니, 一五 오늘날까지라도 모이세의 책을 읽을 때마다 저들의 마음에는 가리우는 것이 놓여져 있느니라. 一六 그러나 이스라엘인들이 주께로 귀화할 때에는 그 가리우는 것이 벗겨지리라. 一七 주는 (성)신을 (주시는 자)시니, 주의 신(神)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 一八 가리우지 않은 얼굴로 주의 영광을 우러러보는 우리들은 다 이 (우러러봄으)로써 항상 더욱 영화롭게 (주와) 동일한 모상으로 화(化)할 것이니, 이는 주의 (성)신으로 말미암아 되는 것이니라.

【一二~一三】 신약이 구약을 훨씬 초월하는 만큼, 신약의 종도들은 모든 사람 앞에서 조금도 거리낌이 없이 복음을 전한다. 또한 저들은 구약의 첫째 일군인 모이세와 같이 그 얼굴을 가리울 필요는 조금도 없는 것이다(모이세 二권 三四·二九~三五). 【一四~一六】 모이세의 얼굴을 가리웠던 것은 유데아인의 완고함과 또한 구약의 알아듣지 못함의 보람이었다. 대저 유데아인의 대부분은 예수께서 구약으로써 약속되신 구세주심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一八】 주의 성신으로 말미암아 인도함을 받는 신자들은 복음에 나타나는 천주의 영광을 보느니라. 그리하여 이로써 나날이 점점 주의 모상으로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③ 진리신 그리스도를 전하심

제四장[편집]

그리하여 우리는 자비로 말미암아 이러한 직임을 받았은즉, 비겁하게 행하지 아니하며, 오히려 모든 옳지 못한 이유로 가장(假裝)된 궤변(詭辯)을 버리고, 교활하게 행하지 아니하며, 또한 천주의 말씀을 위조(僞造)하지 아니하고, 오직 진리를 공공연(公公然)하게 전함으로써 천주 대전에 있어 모든 사람의 양심 앞에 우리 자신을 추천하노라. 그러면서도 만일 우리의 전하는 복음이 가리워져 있다면, 이는 다만 망하는 자, 즉 불신자들을 위하여서만 가리워진 것이니라. 곧 이 세속의 신(神)은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정신을 어둡게 하여, 천주의 초상(肖像)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빛을 (저들에게) 비추지 아니한 연고니라. 대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선전하지 아니하고 오직 그리스도 예수를 주(主)로 선전하며, 우리 자신은 예수를 위하여 너희 종으로 선전하노라. 대저 『어둠에로조차 빛이 비칠지어다』(모이세 一권 一·三) 하고 말씀하신 천주께서는 천주의 영광에 대한 인식을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게 하시기 위하여 빛을 우리의 마음 속에도 빛나게 하셨도다.

【一~六】 바오로께서는 진리며 또한 그 중요한 내용이 그리스도이신 복음을 드러나게 또한 거리낌없이 전하신다. 【四】 『세속의 신』은 곧 마귀다(요복 一二·三一). 【六】 그리스도께서는 참 천주시요 또한 참 사람이신만큼, 우리는 그의 인성으로 말미암아 천주의 영광이신 천주의 무한한 완전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2) 인간의 약점 속에 천주의 능력이 나타남

바오로께서는 종도직의 고상함과 인간적 약점을 서로 대조(對照)시키신다. 천주께서 이 고상하고 무거운 성직을 약한 인간에게 맡겨 주심은, 그리스도의 초자연적 천주다운 능력이 종도들 안에 작용하신다는 것을 나타내시기 위하심이니라.

① 큰 곤란 중에서의 천주께 대한 굳은 신뢰

우리는 이 보화를 토기 속에 두느니, 이는 너무나 큰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지 않고 오직 천주에게로조차 나오는 것이라는 것이 나타나기를 위함이니라. 우리는 만사에 있어 압박될지라도 질식(窒息)되지 아니하고, 궁경(窮境)에 처(處)하여서도 실망하지 아니하며, 핍박을 당할지라도 버림을 받지 아니하고, 넘어뜨림을 당할지라도 망하지 아니하며, 一〇 예수의 죽으심의 고난을 언제나 우리 몸에 지니느니, 이는 예수의 생명으로 하여금 우리 몸에도 또한 나타나기를 위함이니라. 一一 대저 우리는 살아있으면서 언제나 예수를 위하여 죽음에 붙여지느니, 이도 또한 예수의 생명이 우리 죽을 육신에 드러나기를 위함이니라. 一二 그러므로 죽음은 우리 안에 작용하고 생명은 너희 안에 작용하느니라. 一三 그러나 우리는 신앙의 동일한 정신을 가진만큼 ― 이에 대하여 기록하였으되, 『나는 믿는 고로 말하노라』(성영 一一五·一) 하였느니라 ― 우리도 믿고 또한 그로 인하여 말하노라. 一四 대저 우리는, 주 예수를 부활케 하신 자께서 또한 우리도 예수와 함께 부활케 하사, 너희와 함께 당신 면전에 세우실 것을 아는 까닭이니라. 一五 대저 만사는 너희를 위하여 이루어지느니, 이는 성총이 많은 이 위에 넘쳐 흘러 더욱 많이 감사함을 인하여 천주의 영광이 되기를 위함이니라. 一六 그러므로 우리는 실망하지 아니하노라. 우리의 외적(外的) 사람은 소모(消耗)될지언정, 우리의 내적 사람은 나날이 더욱 더 새로운 힘을 받느니, 一七 이는 현재의 가볍고 짧은 순간의 우리의 환난이 우리에게 영원하고 비할 데 없이 큰 영광을 풍성하게 이루어 줄샘이니라. 一八 우리가 목적하는 바는 이 유형한 것이 아니라 오직 무형한 것이니, 대저 유형한 것은 변천되나 무형한 것은 영원한 연고니라.

【七~一二】 바오로께서 그런 혹독한 곤란과 죽음의 위험을 간단 없이 당하시면서도 오히려 죽지 않으시고 자포자기하지도 않으신 것은 그리스도의 초자연적 능력이 저를 보호하시었던 까닭이었다. 【一〇~一一】 바오로께서는 많은 수고와 곤란을 당하셨은즉, 이 점에 있어서는 수난하신 주 예수와 비슷하다. 그런데 바오로께서 그 많은 수고와 곤란을 겪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의 생활력이 핍진되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저 안에 그의 자연적 생활력 이외에 예수 그리스도의 초자연적 생활력이 활동하신다는 것의 증거다. 【一三~一八】 바오로 종도에게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나날이 닥쳐오는 온갖 곤란 중에 그를 견딜 새로운 용기를 준 것은 장래에 있을 영광스러운 부활에 대한 굳은 신앙(一三~一五)과 영원한 보수의 영광에 대한 희망(一六~一八)이었다. 【一七】 로마 八·一八.


② 천상 복락을 굳세이 사모하심

제五장[편집]

대저 우리의 지상 천막(地上天幕)인 이 거처가 무너지면,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지 아니한, 천상의 영원한 거처인 집을 천주께 받을 것을 우리는 아노라.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천상 거처를 더 끼어입기를 간절히 사모하며 탄식하느니, 우리가 이것을 입기만 하였다면 벗은 자로 드러나지 아니하리라. 대저 우리는 이 천막 속에 있어 압박을 받고 탄식하노라. 그 연고는, 그것(=육신)을 벗어 버리고자 아니 하고 오히려 그 위에 (천상적 거처를) 더 끼어입기를 원함은 이 죽을 것으로 하여금 생명 속에 삼키어지기를 위함이니라. 이를 위하여 우리를 조성하신 이는 천주시며, 저 우리에게 담보(擔保)로 (성)신을 주셨느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온전히 신뢰하는 것이니, 대저 우리는 우리가 이 육신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순례자(巡禮者)로서 주를 멀리 떠나 있음을 아느니라. 대저 우리는 신앙을 가져 거닐고 아직 직면(直面)하여 거닐지 못하는 연고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혀 신뢰하느니, 차라리 육신을 떠나 우리 본향에 계신 주께로 돌아가기를 원하노라. 그러므로 우리는 아직 육신에 머물러 있든지 육신을 떠나든지 저의 성지(聖旨)에 합하기를 힘쓰느니, 一〇 대저 우리는 모두 마땅히 그리스도의 심판 대전에 나아가 각각 그 생전에 육신으로써 행한 바 선이나 악의 보수를 받기 위함이니라.

【一~一〇】 바오로께서는 인간의 지상 생활의 육신을, 다 쓴 후에는 걷어 버리는 장막에 비교하고, 부활 후에 받을 천상적 육신은 영원한 거처에 비교하신다. 그리고 이 천상적 육신을 그 지상적 육신이 죽기도 전에 먼저 그 위에 더 끼어입으시기를 원하신다(一~五). 그러나 저는 또한 이 지상 생활이란 다만 귀양살이에 지나지 않음을 아시는 까닭에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번민한다든지 자포자기하시는 일이 절대로 없으시다. 이러므로 죽음에 대한 무서움은 오히려 이 세상을 떠나고자 하시는 원의와 천당에 대한 사모의 정으로 변하는 것이었다(六~一〇).


(3) 전교 사업의 동기와 방법

① 만사를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써 하심

一一 그러면 우리는 주께 대한 경외심이 충만하여 사람들을 구하기로 노력하노라. 우리는 천주께 밝히 알려졌으매, 나 바라는 것과 같이 너희 양심에도 밝히 알려졌으리라. 一二 이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다시 너희에게 추천하려 하지 아니하고, 오직 우리로써 자랑을 삼을 기회를 너희에게 주고자 하느니, 이는 너희로 하여금 내적 우월점에 대하여 자랑하지 아니하고 오직 외적 우월점에 대하여 자랑하는 저들에게 대답할 수 있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一三 대저 우리가 탈혼 상태(脫魂狀態)에 있었다 할지라도, 이는 천주를 위함이요, 우리가 바른 정신으로 있다 하여도, 이는 너희를 위함이니라. 一四 대저 그리스도의 우리에게 대한 사랑은 우리를 재촉하시느니라. 대저 우리는, 한 사람이 만민을 위하여 죽으셨으니, (이 곧) 만민이 죽은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연고니라. 一五 저(=그리스도) 만민을 위하여 죽으셨음은, 이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이제 더 자기를 위하여 살지 말고 오직 만민을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고자 하심이었도다.

【一一~一五】 전교 사업의 수행(遂行)에 있어서 바오로 종도를 자극시킨 동기는 그리스도의 우리 인간에게 대하신 사랑이시다. 이 사랑은 특히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희생으로 나타났다(一四, 一五). 우리로서도 그리스도의 이 사랑을 인식함에서 그리스도께 대하여 크나큰 사랑이 생길 것이다(一三~一五). 【一三】 『탈혼 상태』-바오로께서는 당신의 얻으신 바 비상적 특은에 대하여 여기에 말씀하신다(코전 一四·一八, 코후 一二·一~四 참조). 【一四】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우리는 저와 함께 죽으니라(로마 六·三~一一). 그리스도의 우리에게 대한 사랑은 우리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을 치열케 하여 써 우리로 하여금 전교 사업을 위하여 노력하기를『재촉하신다』


② 만사를 새롭게 하는 그리스도의 화해의 사업을 설교하심

一六 그러므로 이제부터 우리는 육체를 따라 아무도 판단하지 아니하리라. 우리는 이왕에 그리스도를 육체를 따라 판단하였으나, 이제 다시는 그렇게 판단하지 아니하리라. 一七 그러면 누 만일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조물이 되었으며, 묵은 것은 다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이사이아 四三·一九). 一八 이 모든 것은 천주께로조차 오느니라. 저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당신과 화해시키시고 우리에게 화해시킬 직책을 위탁(委託)하셨도다. 一九 대저 천주께서는 세상의 죄악을 (죄악으로) 간주하지 않으시고, 또한 화해의 말씀을 전할 본분을 우리에게 맡기심으로써 그리스도 안에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키셨느니라. 二〇 그런즉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의 대리자로서 직무를 관리하느니, 천주께서는 우리로 말미암아 훈유(訓諭)하시는 자시니라. 그리스도의 대신으로 우리는 간청하느니, 천주와 화해할지어다. 二一 저(=천주) 죄를 모르신 자를 우리를 위하여 죄가 되게 하셨음은, 우리로 하여금 천주 대전에 그리스도 안에 의화되기를 위함이니라.

【一六~一七】 바오로께서는 귀화하시기 전에는 모든 것을 『육체를 따라』, 즉 순전한 자연적 입장으로부터 판단하셨다. 그러나 그 후 주 그리스도와 합치됨으로써 새로운 사람이 된 그 날부터 만사를 초자연적, 그리스도교적 입장에서 판단하신다. 이와 같이 전에는 그리스도를 『육체를 따라』, 곧 유데아교에서 받은 그 선입견(先入見)을 따라 가(假)메씨아로 여기었으나, 지금에는 주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로조차 부활신 자, 전 인류를 구속하신 자, 성총의 새 생활의 창조주로 인정하시는 것이다. 【二一】 천주께서는 우리 인류의 죄를 무죄하신 구세주에게 지우시고 저를 우리를 위한 희생으로 삼으사 우리를 구속하셨다.


제六장[편집]

우리는 저(=천주)의 협력자로서 너희에게 권유하노니, 천주의 성총을 헛되이 받지 말지니라. 대저 저 가라사대, 『성총을 받을 만한 때 나 너를 들어 허락하고, 구원의 날에 나 너를 도왔노라』(이사이아 四九·八) 하셨도다. 보라, 지금은 성총을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③ 천주의 일군으로서의 바오로

우리의 직임이 비난을 당하지 아니키 위하여 우리는 아무의 감정도 상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우리는 만사에 있어 우리를 천주의 일군으로 드러내노라. 곧 크나큰 인내를 가져 환난과 곤궁과 고민과, 편태와 감옥과 폭동(暴動) 중에, 노고와 밤을 새움과 엄재(嚴齎)함과, 정결과 인식과 관대와 인자와 성신과 거짓 없는 사랑과, 진리의 말씀과 천주의 능력과, 및 방어(防禦)와 공격(攻擊)을 위한 정의의 병기로써, 존경과 치욕과 훼방(毁謗)과 칭찬을 받음으로 인하여 (천주의 일군임을 드러내노라). 사람들을 미혹케 하는 자 같으나 실은 진실하며, 알려지지 않은 자 같으나 실은 알려졌으며, 죽을 뻔하였으나 보라 여기 살아 있으며, 징벌을 당하여도 죽지 아니하며, 一〇 슬퍼는 하나 항상 기뻐하며, 가난한 자나 많은 이를 부요하게 하며, 아무 것도 갖지 못하였으나 온갖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자로서 (천주의 일군임을 나타내노라).

【三~一〇】 바오로께서는 우리에게 당신 전교 사업의 방법을 설명하신다.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이 저를 지배하는 만큼, 저는 당신 직책의 이행과 거기에 따르는 수고와 곤란 등을 다 자원으로 참아 받으신다. 그리고 저는 또한 그 겪은 바 곤란을 열거(列擧)함으로써 다만 자신에게 대한 찬탄할 만한 사실을 서술함에 그칠 뿐 아니라 또한 각 영적 목자를 위하여 이상적 모범을 보이신다.


제 三 항 열렬한 훈유

① 외교인의 죄악에 대한 훈유

一一 코린토 사람들아, 우리의 입은 너희에게 대하여 열려졌고, 우리의 마음은 넓어졌도다. 一二 너희는 우리 마음 속에 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나, 그러나 (우리는) 너희 마음 속에 좁은 자리를 차지하느니라. 一三 나 내 자식들에게와 같이 너희에게 말하노니, 같은 것을 같은 것으로 갚고 너희 마음을 넓게 할지니라. 一四 너희는 비신자들과 한 멍에를 메어서는 아니 되리라. 대저 정의와 무법(無法)이 무슨 인연이 있겠느냐, 빛과 어두움이 무슨 관련이 있겠느냐, 一五 그리스도와 벨리알(註=사탄의 이름)이 어찌 의합되겠는가, 신자가 비신자로 더불어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一六 천주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하겠느냐? 대저 우리는 생활하신 천주의 성전(코전 三·一六 이하)이니라. 천주 가라사대, 『나 저들 가운데 거하며 저들 사이에 거닐리라. 이에 나는 저들의 천주될 것이며 저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로다』(모이세 三권 二六·一二). 一七 그러므로 주 이르시되, 『너희는 저들(=외교인) 중에서 나와 떠나갈지니, 불결한 것에 접촉하지 말지어다(이사이아 五二·一一). 이에 나 너희를 받아들이어 一八 너희의 아비 되리니, 너희는 나의 아들과 딸들이 되리로다. 전능하신 주 (이렇게) 말씀하시도다(열왕기 二권 七·一四)』 하시니라.

제七장[편집]

그러면 친애하는 자들아, 우리는 이러한 약속을 받았으니, 영육(靈肉)의 모든 하자(=흠)에서 우리를 조촐하게 하며, 천주께 대한 경외심을 가져 나날이 더욱 완전한 성덕에 향상(向上)키로 노력할지어다.

【六·一一~七·一】 바오로께서는 당신 의향의 진실함과 또한 당신 종도직의 고상함에 대한 의식으로부터 코린토 교회 신자들에게 그 생활에 있어서 온갖 외교적 풍습을 벗어나기를 간절히 권하신다. 그 연고는, 신자들의 외교인과의 접촉은 신자들에게 크나큰 위험이 되는 까닭이다. 도덕과 종교 문제에 관하여서는 그리스도교와 외교 사이에는 천양지차(天壤之差), 아니 오히려 빙탄(氷炭)의 관계가 되는 것이다. 바오로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결코 저들의 외교인과의 사회적 교제를 금하시는 것이 아니라(코전 五·一〇 참조) 오직 죄악의 길을 한가지로 거닐는 것을 금하시는 것이다.


② 신자들에게 대한 바오로의 사랑

너희는 우리를 너희 마음에 용납하라. 우리는 아무에게도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고, 아무에게도 손해를 끼치지 아니하고, 아무에게도 편취하지 아니하였노라. 나 이렇게 말함은 너희를 질책하고자 함이 아니니, 대저 너희는 우리와 더불어 생사를 같이 하기 위하여 우리 마음에 있다는 것을 나 이미 말하였노라. 나 너희를 신용함이 크고, 나 너희들에게 대하여 기뻐하고 또한 많이 자랑하노라.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 나에게는 위로가 가득하고 기쁨이 충만하니라.

③ 코린토 신자들에게 대한 좋은 소식을 바오로 기뻐하심

대저 우리는 마체도니아에 가서는 육신의 편안함을 조금도 얻지 못하고 오히려 가지가지의 환난을 다 당하였으니, 밖으로는 싸움이 있었고, 안에는 두려움이 있었느니라. 그러나 침울(沈鬱)하게 된 자를 위로하시는 천주께서는 티토의 도착으로써 우리를 위로하셨으며, 다만 저의 도착으로써 뿐만 아니라 또한 저가 너희에게서 가져온 그 위로로써도 (우리를 위로하셨느니라). 저는 너희들의 내게 대한 사모와 그 참회(懺悔)와 그 애착을 보고하여 내 기쁨을 더욱 많게 하였느니라. 나 내 전번 편지로써 너희를 슬프게 하였으나 후회하지는 않노라. 그 서간이 잠간만이라도 너희를 슬프게 한 것을 보고 설령 후회한 일이 있었을지라도, 지금은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가 슬퍼하였기 때문이 아니요, 오직 슬픔이 너희를 개심케 하였기 때문이니라. 대저 너희는 천주의 흡족해하실 만큼 슬퍼하였은즉, 우리로 말미암아 아무러한 손해도 받지 않았도다. 一〇 대저 천주의 흡족해하시는 슬픔은 (장차로도) 후회할 것이 없을, 구원을 얻게 하는 개심(改心)을 생기게 하나, 세속적 슬픔은 죽음을 생기게 하느니라. 一一 보라, 천주의 흡족해하시는 이 슬픔이야말로 얼마나한 신중(愼重)과, 더구나 변명과 분격(憤激)과 무서움과 사모와 애착과 처벌할 마음을 너희 중에 생기게 하였느냐? 너희는 모든 입장에서 너희 아는 일에 있어 무죄함을 드러내었느니라. 一二 그런즉 나 너희에게 써 보낸 바는 이 부당하게 행한 자 때문에가 아니요, 또한 그 (행동)을 당한 자 때문에도 아니라, 오직 천주 대전에 있어 우리에게 대한 너희 애착이 드러나기를 위함이니라. 一三 이에 우리는 위로을 받았고, 그 위로 위에 티토의 기쁨으로 말미암아 더욱 큰 기쁨이 더하여졌느니, 이는 그가 너희 모든 이로 인하여 영신적 위안을 받았음일새니라. 一四 나 그의 앞에서 너희를 들어 나의 자랑으로 삼은 적은 있으나, 부끄럽게 여긴 적은 없었으며, 나 너희에게 말한 것이 다 참됨과 같이 또한 우리가 티토 앞에서 자랑한 것도 다 진실된 것이 되었느니라. 一五 그는 너희 모든 이의 순명함과 두려움과 무서움으로써 자기를 받아들이던 것을 기억하여 너희에게 향하는 그 마음이 더욱 간절하니라. 一六 나는 모든 점에 있어 너희를 신용할 수 있음을 기뻐하노라.

【五~一二】 바오로께서는 전번에 보낸 편지로써(二·三 이하 참조) 성취된 효과에 대하여 티토가 가져온 소식을 들으시고 당신 기쁨을 드러내신다(五~七). 물론 이 편지는 코린토 신자들을 잠간 사이나마 매우 슬프게 하였다고는 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극히 좋았다(八~一二). 【一〇~一一】 천주께서 인간을 곤란으로 말미암아 영원한 행복인 구원에로 안내하시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사실이다. 【一二】 이것은 아마 코린토 전서(一·一〇~六·二〇)에서 엄책하신 일이 있는 코린토 교회 내의 여러 가지 폐단을 의미하시는 말씀 같다.


제 二 편 예루살렘 신자들을 위하여 거금하기를 청하심

① 의연하기를 권유하심

제八장[편집]

형제들아, 우리는 마체도니아의 여러 교회에게 베푸신 천주의 성총을 너희에게 알게 하노라. 곧 환난으로써 많은 시련(試鍊)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항상 기쁨이 가득하고, 극심(極甚)한 빈궁 중에서라도 자비심을 풍성히 드러내니라. 대저 저들은 힘대로, 아니 그 힘 이상으로 ― 나는 이를 단언하노라 ― 자진하여 의연하기를 아끼지 아니하였으며, (예루살렘) 성도(=신자)들을 위한 의연에 참여할 특전을 우리에게 간절히 청하였느니라. 저들은 우리가 기대하였음과 같이, 다만 의연하였을 뿐만 아니라, 몸소 자기를 먼저 주께 봉헌하고, 그 다음에는 천주의 의향을 따라 우리에게 바쳤느니라. 그리하여 우리는 티토에게, 이미 시작한 이 의연을 너희 중에서도 또한 완성하기를 청하였노라. 너희는 신앙심과 언변과 인식과 각가지 배려(配慮)와, 더구나 우리로 말미암아 너희 안에 치열케 된 사랑으로써, 만사에 있어 뛰어남과 같이 또한 이 의연에도 뛰어날지어다. 나는 너희에게 명하는 것같이 아니 하고, 오직 다른 이의 열심을 시사(示唆)하여, 너희 사랑의 참됨을 시험하고자 하노라. 대저 너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총을 아느니, 저는 이미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사, 그 가난하심으로써 너희를 부요하게 하시려 하셨느니라. 一〇 나 이 일에 대하여 한 가지 충고하느니, 이것(=의연에 참여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연고니라. 너희는 작년부터 이미 이 일을 실행하기로 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한 자원하여 시작하였도다. 一一 그러므로 너희는 이미 시작한 이 사업을 완성할지니, 이는 (이를 행할 착한) 원의가 있음 같이, 이를 실행함에 있어서도 너희 재산 정도에 상응하기를 위함이니라. 一二 대저 참다운 원의가 있다면 이는 줄 수 없는 정도를 따르지 않고 오직 줄 수 있는 정도를 따라 천주께 흡합(洽合)한 것이니라. 一三 이는 다른 이를 보조하고 너희는 곤란케 하기를 위함이 아니라, 오직 균형(均衡)되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一四 현재 너희는 남는 것으로써 저들의 부족을 기울지니, 이에 저들의 남는 것이 너희의 부족을 보충하리라. 一五 이는 『많이 모은 이도 남는 것이 없고, 적게 모은 이도 곤궁을 당하지 않았느니라』(모이세 二권 一六·一八)고 기록된 바와 같이 균형이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一~一五】 바오로께서는 이미 종도 공회에서, 혹독한 핍박으로 말미암아 극히 괴로와하는 예루살렘 신자들을 소아시아에 있는 여러 교회에서 할 의연(義捐)으로써 도와 줄 책임을 주신 것이다(갈라 二·一〇 참조). 그러므로 코린토 전서(一六·一~四)에서도 이것 때문에 코린토 신자들을 권고하신 일이 있었지만, 여기에서 그 말씀을 다시 또 하신다. 바오로께서는 코린토 신자들로 하여금 시사를 잘 하도록 그들을 격동시키시기 위하여, 지극한 동정심으로써 예상 이상의 성적을 낸 마체도니아 신자들의 표양을 들어 말씀하신다(一~八). 그리고 우리에게 천상 재보를 풍성하게 하여 주시기를 위하여 지상 생활의 가난함을 간택하신 그리스도의 표양(九)과 또한 빈부귀천 사이에 사회적 균형의 필요(一〇~一五)을 역설하신다. 【九】 필립 二·六 이하 참조. 【一二】 말복 一二·四三 이하 참조. 【一四】 코린토 신자들은 물질적 재보로써 예루살렘 교회를 도와 주는 대신에, 수교회(首敎會)의 영적 재보에서 갚음을 받을 것이었다. 【一五】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을 때 많이 주워 모았거나 적게 모았거나 다 마찬가지로 각각 요긴한 것 만큼 받게 된 영적이 있었다. 이와 같이 각 교회도 자기에게 요긴한 것 만큼 재산을 소유할 필요가 있으리라.


② 위탁(委託)할 만한 사람들

一六 천주께 감사할지니, 저는 티토의 마음에도 너희를 위하여 같은 열심을 주셨도다. 一七 대저 티토는 우리의 권유를 자원으로 들을 뿐 아니라 넘치는 듯한 열심을 가져 자유로운 결의를 따라 너희에게로 갔느니라. 一八 우리는 형제 한 사람을 그와 한가지로 보내었으니, 이 형제는 복음의 선전으로 말미암아 모든 교회에 있어 칭찬을 듣는 자니라. 一九 그뿐 아니라 주의 영광을 위하고 또한 우리의 특지(特志)를 나타내기 위하여 하는 의연금을 (예루살렘에로) 가지고 가는 우리 여행의 동반자(同伴者)로 여러 교회로부터 선정함을 받았느니라. 二〇 우리는 이런 방법으로써 이처럼 많은 의연금을 전달함에 있어 뒷말이 없도록 하고자 하노라. 二一 이는 천주 대전에 뿐 아니라 또한 사람 앞에서도 정직한 일이 되기로 유의함이니라. 二二 또 형제 한 사람을 저들과 함께 보내느니, 저의 열심에 대하여는 많은 일에 우리가 가끔 시험한 바며, 지금에는 그 열심이 너희에게 대한 큰 신뢰로 말미암아 더욱 열렬하여 졌느니라. 二三 그러면 티토로 말하면 나의 동무요, 너희에게 대한 나의 협력자(協力者)이며, 우리 형제들로 말하면 여러 교회의 사신이요 그리스도의 명예니라. 二四 그러므로 너희는 저들에게 너희 사랑을 보이고 또한 우리가 유리(有利)하게 너희를 칭찬하였다는 것을 교회 면전에 나타낼지니라.

【一六~二四】 바오로께서는 의연에 대한 모든 책임을 티토와 다른 두 조력자에게 맡기시고 그들의 책임과 아울러 이전 공적을 강조하신다.


제九장[편집]

(예루살렘) 성도(=신자)들을 위한 의연금에 대하여는 나 너희에게 더 장황하게 쓰는 것이 쓸데 없는 것으로 여기노라. 대저 나 너희의 열성을 알매, 마체도니아인들에게 너희 열성을 칭찬하여, 아카이아인들은 벌써 일 년 전부터 준비한다고 하노라. 너희의 열성은 많은 이에게 격려함이 되었느니라. 그런데 나 형제들을 보내었음은 이 우리가 이미 너희에게 대하여 칭찬한 그것이 이 점에 있어 빈 것이 되지 않고, 오직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참으로 준비되어 있기를 위함이니라. 만일 그렇지 아니하여 마체도니아인이 나와 함께 너희에게 가 너희의 준비 없음을 보면, 우리는 ― 아니, 너희라는 것이 더 합당하리라 ― 이 점에 있어서 부끄러움을 면치 못하리라. 그러므로 나 형제들에게 너희에게 먼저 가기를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기니라. 이는 너희 중에서 이미 약속한 의연금을 정리하여 다 준비되어 있게 하되, 축복의 선물이 되고 인색의 표로 준비되지 않게 하기를 위함이나라.

【一~五】 전에는 아카이아(코린토를 수도로 한 그레시아의 한 지방)에서는 벌써 一년 전부터 거금을 시작하였다는 말로써 마체도니아 신자들을 자극시켜 의연을 열심으로 하도록 격려하였거늘, 지금에는 도리어 마체도니아 신자들의 열심을 들어 저들에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코린토 신자들을 권고하게끔 되었다.


③ 동정심의 풍성한 열매

이에 대하여는 나 다음과 같이 생각하노니, 적게 심는 자는 또한 적게 거둘 것이며, 풍성하게 심는 자는 풍성하게 거두리라. 너희는 각기 마음먹은 대로 시사할 것이니, 불쾌한 마음으로나 할 수 없는 처지에 못 이기어서 하기나 하는 것같이 하지 말지니라. 대저 천주 즐거운 마음으로 시사하는 자를 사랑하심이니라(집회 三五·一一, 로마 一二·八). 천주께서는 능히 온갖 은혜를 너희에게 풍족하게 하사 너희로 하여금 만사에 있어 항상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시며, 또 온갖 자선 사업에 참섭하게 하실 수 있느니라. 대저 기록되었으되, 『저(=천주)는 (그 재보를) 흩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니, 그 정의가 영원토록 머무르리로다』(성영 一一一·九)하였느니라. 一〇 씨 뿌리는 자에게 씨를 주시고, 음식으로서 면보를 주시는 이는 너희에게 씨를 주사 많게 하실 것이며, 너희 정의의 열매를 더으시리라. 一一 이로써 너희는 만사에 부유(富裕)하여져, (그 의연(義捐)을 받는 사람들이) 우리로 말미암아 천주께 감사를 드리도록 모든 자선 사업을 행할 수 있게 되리라. 一二 대저 이 의연금은 (예루살렘) 성도(=신자)들의 곤궁을 도울 뿐 아니라, 또한 천주께 대한 많은 감사의 기구로 말미암아 풍성한 열매를 생기게 하느니라. 一三 곧 이 의연에 있어 너희들이 시련되어 써 그리스도께 대한 복음을 고백함에 있어 순종하며 또한 저들과 및 모든 다른 이들에게 인자로이 시사하매, 저들은 천주를 찬양하리라. 一四 또 천주의 성총이 너희에게 있어 풍성하게 드러났으므로 저들은 너희를 위하여 빌며 너희를 사모하리로다. 一五 말할 수 없는 천주의 크나큰 선물을 위하여 저에게 감사할지어다.

【六~一五】 코린토 신자들로 하여금 의연을 많이 하도록 하게 하시기 위하여 즐겨 시사하는 자에게 돌아오는 유익을 몇 가지 들어 말씀하신다. 【六~一一】 마치 심겨진 씨는 헛되지 아니하여 그를 심은 자에게 양식을 주는 것과 같이 애긍도 또한 그러하여, 시사하는 자를 위하여 열매 없을 것이 결코 아니다. 곧 즐겨 시사하는 자는 그로 인하여 천주께로조차 보상을 받으리라. 이 보상은 시사를 스스로 자원하여 하면 자원으로 하는 것 만큼 더욱 많아지리라(루복 六·三八 참조). 【一二~一五】 동정심의 또 다른 동기와 열매는 그 의연을 받는 가난한 자들이 천주 대전에 감사하고 또한 찬미하며(一二, 一三), 그 은인을 위하여서 새로운 은혜를 구함에 있는 것이다.


제 三 편 반대자들에게 대한 바오로의 변명

코린토에 있는 바오로의 반대자들은 첫째 유데아교에서 귀화한 몇몇 신자들이었다. 그들는 종도들의 공의회(公議會)의 결정이 있음에도(종도 一五·一 이하) 불구하고 외교인들이 의화와 성덕을 얻기 위하여는 반드시 구약의 법률 전부를 준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갈라타서 서언 참조). 그와 반대로 바오로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간을 구약의 법률에서 해방시키셨은즉(로마 七·一 이하), 전 인류는 구약의 법률로 말미암아서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으로 말미암아 성화되는 것이라고 가르치셨다(로마 三·二一 이하). 이로 인하여 유데아교에서 귀화한 신자 중에는 바오로를 반대하는 자가 많았었다. 그러나 그 반대자들은 바오로의 가르침에서 반박할 만한 것이란 조금도 발견하지를 못하였다. 이러므로 저들은 그저 근거도 없이 바오로를 모함하고 비방하였다. 이에 바오로께서는 이 모함과 비방을 거슬러 아래와 같이 반박하신다.

제 一 항 반대자들의 비난을 반박하심

① 바오로의 의지가 과연 박약한가

제十장[편집]

『너희와 대면하여서는 너희 중에 겸손하게 굴되, 너희를 떠나서는 너희에게 대하여 대담한』 나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유화(柔和)와 양순함을 가져 너희에게 권면하노라. 나 너희에게 청하는 바는 내가 너희들 중에 있을 때에 우리를 육체(=자연적 동기)를 따라 행한다고 여기는 몇몇 사람들을 거슬러 취(取)할 그 담대성을 (실제로) 드러낼 필요가 없게 함이니라. 물론 우리는 아직 육체(=육신의 본성) 속에 거닐으나, 그러나 육체를 따라 싸우는 것은 아니니라. 대저 우리가 가지고 싸우는 무기는 육체적 것이 아니라 오직 적루(敵壘)를 무너뜨릴 만한, 천주로 말미암는 견고한 무기니라. 우리는, 궤변과 천주께 대한 인식을 거슬러 일어나는 모든 보루(堡壘)를 분쇄(粉碎)하고, 그리스도에게 복종시키기 위하여 모든 이지(理智)를 포로로 삼노라. 너희 순명이 완전하여지면 곧 모든 불순(不順)을 벌하려 하노라. 눈 앞에 놓인 것을 보라. 누 만일 자기를 그리스도의 종으로 믿으면 다시 반성하여 자기와 같이 우리도 그리스도의 종인 것을 생각하라. 또 너희를 파괴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건설하기 위하여 주 내게 주신 그 권리에 대하여 아직 더욱 자랑하련대도 부끄럽지 않노라. 그러나 나 서간으로써 너희를 위협하려 하는 것같이 아니 하기 위하여 이(런 자랑)을 아니 하노라. 一〇 대저 여럿이 말하기를, 『그 서간은 무겁고 힘있는 것 같으나, 그 실지는 겁이 많고, 그이 말은 옹졸(壅拙)하다』 하는도다. 一一 이같이 말하는 자는, 우리가 없을 때에 편지의 말로써 취하는 태도를 실지로 너희 중에서 드러내리라는 것을 마땅히 생각할지니라.

【一~五】 반대자들은 바오로 종도의 의지는 형편 없이 박약한 것이라고 비방하였다. 곧 그들은 말하기를, 『바오로는 신자들을 대면하여서는 비겁하면서도 먼 데 떨어져서는 위엄을 보이며 큰 소리를 한다』고 하였다. 이러므로 바오로께서는 그 종도직의 권리를 다만 먼 데 떨어져 있을 때에 뿐 아니라 가까이 있을 때에도 이행할 수 있단 말씀으로써 저들의 비방을 반박하신다. 【四~六】 코린토에 가서 행사하실 종도직의 권세와 웅변의 힘(『무기』)은 『적루』와 『보루』와 『이지』를 파괴할 만한, 곧 당신 반대자들의 궤변과 교만한 계획을 파괴할 만한 힘과 능력이 있는 것이다. 【七~一一】 바오로께서는 여기에서 당신의 종도직을 마땅히 자랑할 권리를 요구하시고 또한 당신에게 대한 비겁하다는 비방을 반박하신다.


② 자기에게 대한 옳은 천거와 옳지 아니한 천거

一二 대저 우리는 자기를 천거(薦擧)하는 자들과 어깨를 겨누거나 혹은 우리를 비교하는 참월(僭越)한 짓은 아니 하노라. 그들은 다만 자기로써 자기를 측량하며 자기를 자기와 비교하니 무지하도다. 一三 그러나 우리는 지나치게 우리를 자랑하지 아니하고, 오직 천주 우리에게 척도(尺度)로 나눠 주신 표준을 따라 자랑하느니, 이것(=표준)을 우리는 너희에게까지 미치게 하였노라. 一四 대저 우리는 너희에게까지 미치지 못한 자들과 같이 척도를 지나쳐 우리를 연장(延長)시키지 아니하느니, 대저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면서 너희에게까지 이르렀음이니라. 一五 우리는 남의 한 일을 가져 지나치게 우리를 자랑하지 아니하고, 다만 너희 신앙이 자람에 있어 우리 표준에 상당하게 너희 중에 극히 풍족하여지며, 一六 또 복음을 너희 구역(區域)을 넘어서 전하기를 바라노라. 그러나 우리는 이미 남의 일터에서는 다른 이들의 한 일에 대하여서 자랑하려 하지 아니하노라. 一七 자랑하는 자는 모름지기 주 안에 자랑할지어다(예레미아 九·二三, 코전 一·三一). 一八 대저 스스로 천거하는 자가 시련된 자가 아니라, 오직 주 천거하시는 자가 시련된 자니라.

【一二~一八】 자기 스스로 도덕의 표준을 정하고, 그 표준에 의하여 자신을 지나치게 자랑하는 반대자들의 교만함을 풍자적(諷刺的)으로 책하신다(一二). 그와 반대로 당신 자신은 다만 천주께로부터 받은 성소만으로 인하여서만 스스로 자랑하신다. 천주께서는 이 성소로 말미암아 외교인의 모든 지방을 저의 일터(『표준』)로 정하셨으며, 그리하여 이 성소를 그의 행한 전교 사업에 있어서 참으로 성취하셨은즉, 이러한 것에 대하여 스스로 자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一五~一六】 로마 一五·二〇 참조.


제 二 항 바오로, 당신 자신을 자랑하심

① 당신을 자랑하시는 이유

제十一장[편집]

원컨대 너희는 나의 어리석음을 좀 참으라. 기어이 나의 어리석음을 참으라. 대저 나 천주의 열애(熱愛)로써 너희를 열애하였느니, 너희를 무구(無垢)한 처녀로 그리스도께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다만 한 사람과 약혼시켰노라. 그러나 나 염려하는 바는 뱀의 교활함으로 인하여 에와가 유인된 것과 같이, 너희 마음이 미혹하여 그리스도께 대한 순진한 헌신(獻身)에서 떨어질까 함이로다. 대저 만일 누가 너희들에게 가서 우리가 전하지 않은 다른 예수를 전한다든가, 혹 너희는 (전에) 받지 않은 다른 신을 받으며, 혹은 (전에) 받아들이지 않은 다른 복음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맹목(盲目)으로 그를 승인하는 것이니라. 나는 나를 『대종도』(大宗徒)들에게 대하여서 무엇에나 손색(遜色)이 없는 자로 여기노라. 나는 언변(言辯)은 숙달(熟達)하지 못하였을지라도 인식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이는 나 모든 점에서 너희에게 드러내 보이었노라.

【一~六】 코린토 교회를 위한 걱정은 드디어 바오로로 하여금 마치 어리석은 자가 자기를 들어 자랑하는 것과 같이 당신을 들어 자랑하게 하였다. 저는 그리스도의 중매인(仲媒人)인만큼 ― 바오로께서는 코린토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혼인의 비유로써 설명하신다 ― 신부인 코린토 교회가 그 천주이신 신랑에게 불충실하게 되어, 그 불충실함으로 인하여 유데아교에서 귀화한 반대자들에게, 거짓 도리를 믿게 되도록 유혹을 당한다면, 이는 그냥 둘 수 없는 일이다. 【五】 『대종도』-코린토 교회에 숨어 들어와서 그 천부(天賦)의 웅변으로써 굉장한 것을 떠버리고 바오로의 전교 사업에 대하여 경솔하게 판단하는 선교사들을 비꼬아 말씀하심이다.


② 바오로의 공평무사(公平無私)하심

혹은 나 너희를 높은 자 되게 하기 위하여 천주의 복음을 무보수로 전하여 스스로 낮추는 것이 이 죄가 되느뇨? 나 너희 중에 내 직무를 준행할 수 있기 위하여 다른 교회를 짜내어(搾取)보조(補助)를 받았노라. 또한 너희 중에 있을 때에는 나 궁핍하였으나 아무에게도 누(累)를 끼치지 아니하였노라. 대저 마체도니아에서 온 형제들이 나의 궁핍함을 기웠느니라. 이와 같이 나는 만사에 있어 너희에게 누를 끼칠까 조심하였으며 (이후에도) 또한 조심하리라. 一〇 그리스도의 진실성이 내 안에 확실히 있음 같이 나 이렇게 확실하게 단언하노니, 이 명예는 아카이아(=그레시아) 지방에서 내 안에 훼손(毁損)되지 않으리라. 一一 이는 무슨 까닭이랴, 나 너희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연고냐? 이는 천주 아시느니라. 一二 그러나 나 지금 행하는 바를 장차로도 또한 행하려 하노니, 이는 자기 자신을 자랑함에 있어 나와 같이 이기심(利己心)이 없는 자로 인정될 기회를 찾는 자들에게 이 기회를 주지 아니키 위함이니라. 一三 대저 이 사람(=반대자)들은 가종도(假宗徒)들이니, 그들은 그리스도의 참된 종도인양 겉을 꾸미고 있는 부정(不正)한 일군들이니라. 一四 이는 이상한 것이 아니니, 대저 사탄도 자기 스스로 광명의 천신인 체하느니라. 一五 그러면 그의 부하들이 정의의 종인양 겉을 꾸미고 행세하려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느니라. 저들의 최후는 그 행실에 맞갖으리로다.

【七~一五】 바오로께서는 코린토인들을 외교의 깊은 구렁에서 그리스도교의 고상한 곳으로 끌어올리기를 위하여 수공업(手工業)으로써 스스로 당신을 낮추셨다. 장차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신 이익을 구하지 않고 다만 그 책임을 이행하실 뿐으로서, 코린토 신자에게서는 아무 보상도 받지 않으실 것을 말씀하신다(七~一二). 그것은 반대자들의 하는 행동을 따라 행코자 아니 하시기 때문이다. 저들은 많은 보상을 요구하며, 코린토 교회에서 보상이란 조금도 받지 않으시는 바오로에게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었다(一二~一五).


③ 바오로 종도의 전교 사업에 있어서의 성취(成就)와 수고와 곤란

一六 나 다시 한번 말하노니, 아무도 나를 어리석은 자로 여기지 말지어다. (그러나 너희들이 나를 어리석은 자로 여긴다면), 나를 어리석은 자로 받아들여 나로 하여금 좀 자랑하게 할지어다. 一七 나 나의 자랑할 만한 점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주의 뜻을 좇아 말함이 아니요, 오직 어리석은 자로서 말하는 것이니라. 一八 많은 이가 외형적 것을 따라 자랑한즉, 나도 또한 (이것을 따라) 자랑하리라. 一九 대저 너희는 지혜로운 자이매, 어리석은 자를 잘 받아들이는도다. 二〇 너희를 노예로 삼거나, 너희 것을 약탈하거나, 너희를 착취(搾取)하거나, 너희에게 교태를 부리거나, 너희 뺨을 칠지라도, 너희는 그를 참는도다. 二一 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고백하노니,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약하였었느니라. 그러나 누 만일 (어떤 것을) 자랑한다면 ― 나 어리석게 말하노니 ― 나 또한 자랑하리라. 二二 저들이 헤브레아인이냐? 나도 그러하고, 저들이 이스라엘인이냐? 나도 그러하고, 저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냐? 나도 또한 그러하며, 二三 저들이 그리스도의 일군이냐? ― 나 어리석은 자와 같이 말하노니 ― 나는 더욱 그러하노라. 나는 허구 많은 수고를 겪고, 감옥에도 많이 갇혔었었으며, 도에 넘치는 매를 맞고, 죽을 위험도 가끔 당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일군이 되었노라. 二四 유데아인에게 사십 도에서 하나 모자라는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二五 (로마인들의) 태형(笞刑)을 세 번 당하고, 돌로 침을 한 번 당하였으며, 세 번 파선(破船)을 당하여 일주야 동안 바다 위에 표류(漂流)하였었노라. 二六 나 얼마나 가끔 도보(徒步)로 여정(旅程)에 올라, 하천(河川)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포로부터의 위험, 외교인으로부터의 위험, 도읍에서의 위험, 광야에서의 위험, 바다에서의 위험, 거짓 형제들로부터의 위험 등을 당하였는고? 二七 그 외에도 얼마나 가끔 노고(勞苦)와 고통을 당하고 자주 밤을 세웠으며, 주리고 목마름을 당하고, 여러 번 엄재(嚴齋)하였으며, 추위와 헐벗음을 당하였는가? 二八 이와 같은 모든 것을 제외(除外)하더라도 날마다 몰려오는 (내우)(內憂)와 모든 교회를 위한 주선이 있도다. 二九 누 만일 약하여지면 나도 또한 약하여지며, 누 만일 악에 유혹을 당하면 나도 또한 불에 타지 아니하겠느냐? 三〇 나 마땅히 자랑하여야 할진대, 나의 약점을 자랑하리라. 三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신 영원히 찬송하올 천주 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아시는도다. 三二 다마스코에서는 아레타 왕의 총독이 나를 잡으려고 다마스코인의 도읍을 수직하였으나, 三三 나는 광주리에 담겨 창문으로부터 성벽(城壁)에 붙어 내려와 저들의 손을 벗어났느니라.

【一六~二〇】 바오로께서는 자신을 스스로 자랑하게 된 것을 다시 한번 변명하신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 그 반대자를 반박하기 위하여는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코린토 신자들에게, 자신의 명망을 보호하는 당신을 싫어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二一~三三】 모든 점에 있어서 바오로께서는 그 반대자들에게서 우월하실지언정 결코 못하시지는 아니하시다. 민족적 입장에서 본다면 저들과 동등이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있어서, 특히 그리스도를 위하여 당한 희생에 있어서는 저들의 멀리 미치지 못하는 바이다. 【二四】 모이세 五권 二五·三에 의하면 태형(笞刑)의 선고를 받은 자를 집행할 때에는 四十도 이상은 치지를 못하는 법이었다. 그러므로 유데아인들은 법에 규정된 도수를 지나칠까 염려하여 보통 설흔 아홉 번을 쳤다. 【二五】 종도 一四·一九 참조, 一六·二二. 【二六】 종도 九·二九, 一三·五〇, 一四·五, 一九, 一七·五. 【二七】 코전 九·二七 【二八~二九】 바오로께서는 각 교회를 위하여 걱정하시는 것과 일반으로, 신자의 개인 개인을 위하여서도 여러 가지로 걱정하여 주신다. 그러므로 혹 어떤 신자가 육신이 허약하다든가 더구나 죄의 유혹을 받고 있는 것을 아시기만 하시면 이것이 곧 바오로에게는 당신이 친히 그를 받으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느끼어지는 것이었다. 【三二~三三】 종도 九·二四, 二五.


④ 바오로의 받으신 특은

제十二장[편집]

나 자랑하여야 할진대 - 무익한 일이나 - 주의 영시(靈示)와 계시(啓示)에 언급(言及)하리라. 나는 그리스도 안에 한 사람을 아노라. 저는 십사 년 전에 ― 육신 안에서 되었는지 육신 밖에서 되었는지는 나의 아는 바가 아니며 오직 천주 아시는 것이라 ― 제삼천(천신과 성인들이 계시는 천당이다)에까지 들어올림을 받았더라. 이 사람에게 대하여 나 또한 아는 바는 저는 ― 육신 안에서 되었는지 육신 밖에서 되었는지는 나의 아는 바가 아니며 오직 천주 아시는 것이니라. ― 낙원에 들어올림을 받아 아무도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말씀을 들었더라. 나는 이러한 은혜를 받은 자로 나를 자랑하고자 하나, 내 자신에 대하여는 내 약점 밖에 아무 것도 자랑하지 아니하리라. 나 자랑하려고 할지라도 어리석은 자는 아니리니, 대저 나 참된 것을 말하려 하는 연고로다. 그러나 나 이를 그만둠은 아무도 내게 대하여 보는 바나 혹은 내게서 듣는 것 이상으로 나를 존종히 여기지 않게 하고자 함이로다.

【二~四】 이러한 특은을 받은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는 듯이 바오로께서는 당신을 가리켜 『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당신 힘으로써 성취하신 점은 자랑하지 않으시고, 오직 천주의 인자하심을 자랑하신다. 【五】 여기에서 바오로께서는 다시 당신을 들어 말씀하신다. 그 받으신 특은만은 자랑하시나, 그를 받은 사람만은 자랑코자 아니 하신다.


⑤ 바오로의 받으신 고난과 유감

또한 나로 하여금 그 계시의 비상히 위대함을 인하여 거만하게 되지 않도록 내 육체를 위한 가시, 곧, 나를 거만하게 되지 않도록 나를 주먹으로 때리는 사탄의 사신을 내게 주셨도다. 이에 나 그를 내게서 떠나게 하여 주시기를 주께 세 번 기구하였으나, 주 내게 가라사대, 『내 성총이 네게 넉넉하니, 대저 (성총의) 능력은 (성총으로 말미암아 견고케 된 인간의) 연약한 속에서 완전히 나타남일새니라』 하시니라. 그런즉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내려오기 위하여 나 즐거이 내 약점을 자랑하리라. 一〇 그런고로 나 그리스도를 위하여 당하는 [육신의] 허약하여짐과 천대 받음과 곤궁과 핍박과 궁경(窮境)중에 스스로 자족(自足)하여 있느니, 이는 나 허약한 그 때에 오히려 굳센 까닭이니라.

【七~一〇】 바오로께서는 당신의 받으신 고상한 특은과 또한 그 사업 성취로 인하여 교만하게 되지 아니키를 위하여 어려운 고난을 겪으셨다. 이 고난은 종도의 말씀을 따라 아프게 하는 가시와 같이 그 몸을 괴롭혔으며, 또한 『주먹으로 때리는 것』처럼 그 몸을 아프게 하는 고통을 가져오는 육체적 신병이었던 모양이다. 바오로께서는 당신 전교 사업이 이 병으로 말미암아 많은 장해를 받기 때문에, 이 병을 마귀의 간섭으로 생긴 것이라 생각하신다.


⑥ 바오로의 변명과 결과

一一 나는 어리석은 자가 되었느니, 이렇게 되기를 너희가 나를 강박(强迫)하였음이니라. 대저 나는 너희에게서 천거함을 받았어야 하였으리니, 그는, 나 아무 것도 아닐지라도 『대종도』들에게서 조금도 손색(遜色)이 없음일새니라. 一二 나의 종도인 증거는 모든 인내에 있어 기사(奇事)와 기적과 권력(을 나타내는 영적)으로써 너희 가운데 나타났느니라. 一三 너희가 다른 교회에 비하여 해(害) 본 것이 무엇이냐? 한껏 한대야 나 너희에게 누(累)를 끼치지 않은 그것이리라. (만일 그것이라면), 나의 이 마땅치 못한 행위를 용서하라. 一四 보라, 나 세 번째 너희에게로 가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에도) 너희에게는 누를 끼치지 않으리라. 대저 나는 너희 재물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 자신을 구함일새니라. 대저 자녀된 자 그 부모를 위하여 재보(財寶)를 모을 것이 아니라, 오직 부모된 자 그 자녀들을 위하여 재보를 모을 것이니라. 一五 나는 가장 즐거이 내 (재산)을 희생하며 너희 영혼을 위하여 내 자신까지라도 희생하리라. 나는 지극히 너희를 사랑하거늘, 이로 인하여 너희에게서 보다 덜 사랑을 받을 것이냐? 一六 그럼 『나 너희에게 누는 끼치지 아니하였으나, 교활하여 꾀로써 너희를 농락하였도다』 一七 그러면 너희에게 보낸 자 중 누구로써 나 너희를 착취(搾取)하였느냐? 一八 나 티토에게 여정(旅程)에 오르기를 간청하여 형제 하나를 저와 함께 보내었느니, 티토 혹시 너희를 착취하였느냐? 우리는 동일한 정신을 갖고 동일한 발자취를 거닐으는 자가 아니냐? 一九 이 서간을 읽는 동안에 너희는 우리가 너희 앞에서 변명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도다. 우리는 천주 대전에 있어 그리스도 안에 말하노니, 나의 친애하는 자들아, 모든 것은 너희들을 건설하기 위함이니라. 二〇 대저 나 두려워하는 바는, 나 너희에게 이르러 나의 원하는 바와 같은 너희를 보지 못할까, 너희는 또한 너희가 원치 않는 것과 같은 나를 보게 될까함이니, 곧, 쟁투, 질투, 원한, 이기심(利己心), 무함, 이간(離間) 붙임, 교만, 소요(騷擾) 등이 있을까 함이요, 二一 또한 나 너희에게 다시 이를 때, 천주 나를 낮추사 그 이미 범죄하고 불결함과 음란함과 방탕함에서 회개하지 아니한 많은 사람들의 죄악으로써 나를 슬프게 하실까 함이로다.

【一一~二一】 당신을 변호하신 끝에 바오로께서는 당신의 참다운 종도인 것을 주장하시고 증명하시며(一一~一三) 또한 사리(私利)를 구하지 않으시고(一四~一八), 스스로 당신을 자랑하실 때에라도 절대로 옳은 양심을 가지신다는 것을 단언하신다(一九~二一). 【一六】 여기에서 바오로께서는 그 반대자들의 비난을 들어 그를 반박하신다. 【二〇】 코전 四·二一, 코후 一〇·一二.


마지막 권유

제十三장[편집]

이제 나 세 번째 너희에게 가리니, 『이, 삼인의 증인의 진술(陳述)로 말미암아 모든 것은 결정되리라』(모이세 五권 一九·一五). 나 이미 언명하기는 한 일이지만, 전에 범죄한 자들과 다른 모든 이들에게 - 나 지금은 너희에게서 멀리 있으나 둘째번으로 너희에게 (영신적으로) 있는 것과 같이 (다시) 말하노니, 나 다시 가면 관서하지 아니하리라. 너희는 그리스도 내 안에 계셔 말씀하시는 증거를 찾느니, 저는 너희 중에 연약하신 자가 아니시고 오직 너희 중에 강대하신 자로 나타나시리라. 대저 저 연약하심을 인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 (지금은) 천주의 능력을 인하여 살으심일새니라. 우리도 저 안에 있어서는 연약하니, 너희를 위하여 저와 함께 천주의 능력으로써 산 자로 나타나리라. 너희는 아직 너희가 신앙을 가지고 사는지를 스스로 시험하고 음미(吟味)하라. 혹은 너희 안에 예수 그리스도 계심을 너희는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만일에도 그렇다면 너희는 참다운 신자가 아니니라. 그러나 우리가 참다운 종도라는 것을 너희가 알기를 나 바라노라. 우리가 천주께 기구하는 바는 이 너희로 하여금 악이란 조금도 행하지 말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이는 우리가 참다운 종도로 나타나기를 위함이 아니라 오직 우리는 참다운 종도로 나타나지 못하더라도 너희만은 선을 행하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대저 우리는 진리를 거슬러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며, 오직 진리를 위하여서만 (무엇이나) 할 수 있음일새니라. 대저 우리는 허약하되 너희 강함을 우리는 기뻐하노라. 그러므로 우리는 너희가 완전한 자 되도록 기구하노라. 一〇 이에 나 너희 옆을 멀리 떨어져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써 보냄은, 나 너희에게 이르러 파괴(破壞)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건설하기 위하여, 주 내게 주신 전권을 인하여 (너무) 엄하게 행하지 않기를 위함이니라.

마지막 인사

一一 그리고 형제들아, 너희는 기뻐하며 완전한 자 되도록 노력하며 서로 격려할지어다. 일심협력(一心協力)하여 평화를 보전하라. 이에 사랑과 평화의 천주 너희와 한가지로 계시리라. 一二 거룩한 친구(接吻)로써 서로 문안할지어다. 모든 성도(=신자)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는도다. 一三 원컨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총과 천주 (성부)의 사랑과 성신과의 합체(合體)가 너희 모든 이와 한가지로 있을지어다. [아멘].

【一~四】 바오로께서는 이 후 코린토에 가시는 날에는 개심하지 아니하는 죄인들에게 대하여 엄한 태도를 취하리라는 것을 미리 말씀하신다. 그 연고는, 여기 대한 너무 지나친 인내는 이 곧 나약한 것의 증거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五~一〇】 이상의 모든 권유와 이 편지의 목적은 당신이 모든 사람에게서 인정함을 받고자 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코린토 교회 신자들을 종교적 완덕에 있어서 진보시키시려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그 신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반성하고 선업을 쌓아 참다운 신자가 되기로 노력하도록 권면하신다.



< 코린토 후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