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랑 누이랑 뽕 오디 따러 다니던 길가엔 이쁜 아가씨 목을 맨 버드나무 백년 기다리는 구렁이 숨었다는 버드나무엔 하루살이도 호랑나비도 들어만 가면 다시 나올 성싶잖은 검은 구멍이 입 벌리고 있었건만 북으로 가는 남도치들이 산길을 바라보고선 그만 맥을 버리고 코올콜 낮잠 자던 버드나무 그늘 사시사철 하얗게 보이는 머언 봉우리 구름을 부르고 마을선 평화로운 듯 밤마다 등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