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울도선경가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울도선경가(鬱島仙境歌)
저자: 박시옹

박시옹(朴時顒)이 1906년에 지은 가사. 내용은 청일전쟁과 동학운동이 일어나 세상이 혼란해지자 고향을 떠나 신개척지인 울릉도에 입도하는 작자의 심정과 항해 과정, 개척자로서의 꿋꿋한 자세, 겨울과 봄을 지내는 개척민들의 어려운 생활, 일본인과의 물물교환, 뛰어난 자연풍물과 개척민들의 상부상조, 학문숭상과 후한 인심을 가진 울릉도 거주민들의 모습이 선경(仙境)과 같다는 작자의 느낌 속에 육지에 두고 온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 등을 간결하나마 치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울릉도 개척 당시의 생활상과 풍물을 소재로 하였으며, 간결한 문체와 정연한 형식을 갖춘 비교적 짧은 작품이다. 「정처사술회가(鄭處士述懷歌)」와 함께 울릉도 개척기의 정황을 표현한 희귀한 작품이다. 4음보 1구로 계산하여 총 43구이며, 3·4조와 4·4조로 되어 있다.

비록 근세에 지어졌으나 섬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드문 가사문학에서 우리 나라 3대도서의 하나인 울릉도를 소재로 지은 작품이라는 데 가치가 있다. 이 작품은 울릉도 개척령(1878)이 있은 뒤 울릉도 중개척기에 해당하는 1894년에 작자가 입도하여 두 아들을 낳자 그 기쁨에서 막내 아들이 태어난 직후 지은 것이다. 작자의 큰 아들 순진(淳鎭)의 집인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서 발굴된 것으로, 발굴 당시 작품의 제명(題名)이 없는 것을 발굴자인 서원섭(徐元燮)이 이름을 붙였다.[1]

어와 세상(世上) 사람들아 이내말쌈 들어보소
수백다족(數百多族) 송정촌(松亭村)에 내맴이 생장(生長)하야
부모(父母)에 은덕(恩德)이며 형제(兄弟)간 우애(友愛)로서
명신가절(明新佳節) 좋을때에 남녀노소(男女老少) 함께모아
희희낙낙(喜喜樂樂) 지내나서 백년(百年)을 기약터니

세생(世上)이 분분(紛紛)튼가 신맹(身命)이 불행(不幸)튼가
삼십(三十)이 계오넘어 가오(甲午)을미(乙未) 당하였네
동기지정(同氣之情) 다베리고 울도(鬱島)로 들어온다

만경창파(萬頃滄波) 동해변(東海邊)에 일엽선(一葉船)을 잡아타고
순풍(順風)에 돛을달어 일주야(一晝夜) 달려오니
만학천봉(萬壑千峰) 솟인 것이 이것이 울도(鬱島)로다.

주희(周廻)는 일백리(一百里)나 평지(平地)도 전혀없다
산을지고 집을짓고 난글비고 밭을내니
세상(世上)의 별건곤(別乾坤)이 이밖에 또있는가

마맥두태(마麥豆太) 숨아내세 이것을 보맹하고(保命)
깍새를 잡아다가 이것을 반찬(飯饌)하니
육지(陸地)의 고양진미(膏梁珍味) 생각한들 어이하리

삼동(三冬)을 당하오면 나날이 풍설(風雪)이라
이웃출입(出入) 전혀막고 벌기같이 들어앉아
감자밥 무시국을 욕기복통 대로하니
우습다 우리인생 각색풍상(各色風霜) 다적는다

그럭저럭 지내나서 봄날이 돌아오면
장설(壯雪)이 다녹은후 춘풍(春風)이 화창하다.
집집이 농사짓기 인생(人生)의 직업(職業)이라
호미들고 밭매기며 산에가 나물뜯기
상부모(上父母} 하처자(下妻子)도 이로서 보맹(保命)하니
재미로서 지내노니 건고(勤苦)를 피할소냐

대해중(大海中)에 오는배는 일본(日本)으로 들어온다
포백(布白)이며 각색물건(各色物件) 두태(豆太)로서 바꿔내니
이고데 사는사람 의복(衣服)이 글로난다.

갑신년(甲申年) 개척(開拓)후에 천여(千餘)집 되었으니
해중(海中)에 솟은섬이 아매도 명지(名地)로다
산천(山川)에 있는풀이 약초(藥草)가 반이넘고
지중(地中)에 솟은섬이 물맷도 기이(奇異)하다
풍토(風土)가 순(順)하기로 인간(人間)에 병(病)이적고
육지(陸地)가 머자하니 인품(人品)도 후(厚)하더라.

술을하야 서로청코 밥을하야 논아먹고
문학(文學)을 숭상(崇尙)하니 촌촌(村村)이 글소리라
팔도(八道)사람 모여들어 한이우지 되었이니
서로추축(追逐) 하는것이 이것도 연분(緣分)이라

주야(晝夜)이 도는마음 환고향(還故鄕)이 원(願)이로다
풍진(風塵)도 식어지고 국태민안(國泰民安) 하신후에
남녀간(男女間) 키와내어 고향(故鄕)을 찾어가세


같이 보기

[편집]

각주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