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제23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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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제23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민생과 일자리는 정책 최우선 2009년 9월 7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저는 지난주에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장애인 직업 시설과 경기도 구리에 있는 전통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국가신용도가 조금 높아지고 주가도 오르고 경제가 확실히 좋아지고는 있습니다만 서민들이 이를 체감하기에는 아직도 이른 것 같습니다. 특히 전통시장이나 장애인 직업시설 같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야말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위로와 격려도 드리고, 또 고충도 듣고자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저는 그분들로부터 큰 힘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10월이면 아이의 아빠가 됩니다. 그래서 참 행복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습니다. 이 행복을 지킬 수 있게, 중증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청음공방’ 전현석 씨 현장 이야기)


방송을 통해 듣기에 조금 어렵습니다만 제가 만났던 서른 살 장애인 전현석 씨의 말입니다. 전씨는 결혼해서 오는 10월에 아마 출산을 앞두고 있고 이렇게 중증장애인이지만 계속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이고, 지금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런 뜻이었습니다. 일자리만 있다면 가족과 함께 행복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정말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코끝이 찡하면서도 한편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 답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내가 충분히 알아들었고, 또 그것을 위해 현재 검토하는 것이 있기도 합니다. 내 생각에 복지라는 것은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부가 도와주는 것이 좋은 복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복지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그 일을 통해서 스스로 보람도 느끼고 가정도 꾸려 나가고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복지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대통령 현장 답변)


‘청음공방’이라는 이 목재가구 회사에서는 스물아홉 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일을 통해 희망과 꿈을 찾아가는 분들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들 표정이 밝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정신은 ‘당당한 자존심’이라고 했습니다. 현관 건물에도 또한 배송 차량에도 ‘당당한 자존심’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보호와 수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열심히 살아간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당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자리는 참으로 소중한 것입니다. 일자리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행복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번에 현장 방문에서 깨달은 사실입니다만 소음이 심한 작업장에서는 청 각장애인이 일을 더 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복잡하지 않고 반복적인 일은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분도 잘할 수 있습니다. 장애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청음공방은 최근 서울시 SH공사 아파트에 신발장을 처음으로 대량 납품하게 되어 모두들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저에게 꼭 부탁할 것이 있다면서 “정부에서 새로 짓는 보금자리주택에도 납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습니다.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이 보금자리주택에 사용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보금자리주택은 물론 앞으로도 일거리를 구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장애인이 만든 제품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는 정책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 물론 일할 수 없는 장애인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살필 것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에게는 내년 7월부터 기초 장애 연금을 지급하고, 2011년부터는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장애인의 90%가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라고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돌아오는 길에 구리에 있는 전통시장에 들렀습니다. 요즘 정부가 보급하고 있는 전통시장 상품권이 잘 통용되고 있고, 이것이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해서 일부러 들렀습니다. 저도 줄을 서서 20만 원어치 상품권으로 물건을 샀습니다.


많은 분들이 상품권이 보다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국 어느 시장에서든 다 쓸 수 있고, 전통시장 가격이 그래도 일반 시중가보다 15%에서 20%는 싸다고 하니까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왕이면 전통시장 상품권을 많이 사용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시장에서 만난 어느 할머니께서는 “우리 아들 취직 좀 시켜 달라.”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밥이라도 먹고 살게 해 달라.”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마흔네 살 된 아들이 가내수공업 회사에 다니는데 요즘 들어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이름과 주소를 물어보고 적어 왔습니다.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래도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시장상인들처럼 열심히 일하는 서민들이 꿈과 희망을 유지하고 키워 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주 정운찬 국무총리와 장관 내정자들을 새로 모셨고 청와대도 개편 했습니다. 새로운 진용은 중도실용 정신을 바탕으로 민생과 일자리 챙기기를 정책의 가장 앞자리에 둘 것입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시장상인들에게 들었던 바로 그 격려의 말씀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리고자 합니다.


“힘내십시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