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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제29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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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제29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국민 여러분께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좋은 소식을 가지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미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만 지난 11월 25일 우리나라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했습니다. 개발원조위원회는 국제사회 원조의 90% 이상을 제공하는, OECD 내에서도 선진국 클럽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스물네 번째, 서구 국가가 아닌 나라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올 연말에는 1963년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개발 원조를 담당했던 유엔개발계획, UNDP라고도 합니다만 한국 주재 사무소가 문을 닫게 됩니다.


대신 내년부터 우리 정부와 함께 다른 개발도상국을 돕는 일을 하는 ‘UNDP 서울정책센터’가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명실상부하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서 이렇게 성장한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지금 방송을 들으시면서 아마도 50세 이상 되시는 분들은 만감이 교차하실 줄 압니다. 초콜릿과 사탕을 얻으려고 미군을 따라다니던 일, 또 원조 밀가루와 우유로 허기를 채운 기억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해방 이후 6・25전쟁을 겪었고,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고통을 견디면서 우리는 이러한 성취를 이루어 냈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우리 국민이 이룬 기적이자 세계사의 놀라운 성공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원조와 지원을 받았습니다. 광복 이후 자유의 가치를 옹호해 준 나라들, 6・25전쟁 때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외국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포항제철・국립의료원 등 우리 발전 과정에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진심 어린 도움과 협력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더욱 확대되어야 마땅하다는 사실을 보란 듯이 증명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20세기 국제 원조와 협력의 성공 모델이자 21세기 개발도상국들의 등대입니다. 이제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빚을 본격적으로 갚을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성공의 경험을 인류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룬 정치・경제적 성공 노하우와 함께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국가로 이끈 우리의 꿈도 함께 나눌 것입니다. 그리하여 전 세계에 친구들을 많이 만들 것입니다.


이미 전 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World Friends Korea 봉사단의 이름으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세계 14개국 분쟁 현장에는 우리 국군 700여 명이 평화유지와 재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해외봉사단을 2만 명 이상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2015년까지 해외 원조 총액을 세 배 이상 늘리고, 무상원조의 비율도 높일 것 입니다. 또한 내년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개최국으로서 저개발 국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지구촌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런데 지금도 가끔 “우리도 어려운데 왜 남을 돕는 일에 나서느냐.” “왜 남의 나라 전쟁에 끼어드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저는 이제 우리가 남을 돕는 것은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이나 기업이 사회에서 적정한 위치가 되면 거기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듯이 국가도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G20 정상 회의의 주최국으로서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진정한 선진국이 되고자 한다면 그만큼 국제적인 책임도 다해야 합니다. 더구나 우리는 어려울 때 많은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다른 나라를 돕는데 인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6・25전쟁 때 3만 7천여 명의 목숨을 바친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10여 개국의 젊은이 수천 명이 우리를 위해 희생하였습니다. 이제 우리가 인류의 평화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세계 각국에 우리의 상품을 팔아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어려운 책임은 외면하고, 우리 물건이나 팔고 우리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가 국제적 의무를 다할 때 우리의 국가브랜드도 더욱 올라간다고 믿습니다.


또한 해외 원조는 인류 보편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페루 외곽 빈민촌에 지은 모자병원은 산모와 태아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관광자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신생국, 몬테네그로의 공항에 운항정보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기반을 넓혀 줄 것입니다. 물 부족 국가인 요르단에 폐수처리장 건설을 지원하는 것도 수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물을 공급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노력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공동투자이며, 우리가 세계로부터 더욱 존경받고 사랑받는 지름길이 됩니다. 그리고 이는 더 큰 번영과 평화로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이제 연말연시가 다가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가 거리에 등장하고 사랑의 종소리가 우리 귓가에 울릴 것입니다. 나눔과 봉사는 남을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풍요롭게 합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한 주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