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제91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이명박 대통령 제91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미얀마의 경제개발과 민주화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중 3국 정상회의를 마친 뒤 바로 그날 미얀마를 국빈 방문하고 지난 5월 15일 돌아왔습니다. 경호상의 문제로 미얀마에 도착하면서 국빈 방문을 알린 점을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정상이 미얀마를 찾은 것은 실로 30년 만입니다. 미얀마는 우리 국민에게 참으로 아픈 기억을 남긴 나라입니다. 1983년 미얀마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대한민국 정상을 노린 폭탄 테러로 서석준 부총리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 열일곱 분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가 찾은 그날의 참사 현장은 지난날 비극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이 푸른 녹음에 덮인 채 매우 고요했습니다. 하지만 유족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 또한 결코 그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흰 꽃을 바치면서, 지난 30년 전 바로 그곳에서 산화한 열일곱 분의 넋을 가슴 깊이 기렸습니다. 이분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이분들은 분단과 무자비한 테러의 희생자였습니다. 이분들이 누구 손에 목숨을 잃었는지를 생각하면 정말 울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가슴이 메어 왔습니다. 아웅산 테러 사건은 20세기 역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결코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지금도 가슴에 큰 슬픔을 안고 살아갈 유가족께 온 국민과 함께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행히 사건 직후 테러를 자행한 북한 현역 군인 2명이 체포되어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밝혀졌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물론 유엔도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우리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10년도 천안함 폭침 때도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똑같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늘 그래 왔던 북한의 주장도 문제이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대열에 선 대한민국 국내의 종북주의자들도 변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미얀마는 우리에게 아직 덜 알려졌지만, 수천 년 역사의 불교 유산을 잘 간직한 전통과 문화의 나라입니다. 한반도 3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에 석유, 가스, 납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고, 6,000만 인구 가운데 문맹인 이의 비율은 3~4%에 불과할 정도로 교육 수준도 높습니다. 1950~1960년대만 해도 미얀마는 우리보다 훨씬 잘살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폐쇄적인 사회주의 경제 체제와 오랜 군부 통치로 발전이 정체되고, 더욱이 지난 20여 년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서 세계와 단절되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북한과 비슷한 1인당 국민소득 7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 미얀마가 지난 2008년 헌법을 바꾸고, 지난해에는 민간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올해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민주 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게 되었고, 서방 세계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제재도 풀리면서 많은 나라가 경쟁적으로 국교 정상화와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도 24년 만에 대사관을 다시 열었고, 중국과 일본 또한 투자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저는 이번에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미얀마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문제와 경제 협력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구체적 협력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사실 미얀마는 그동안 북한과 특별한 관계에 있던 나라입니다. 우리는 미얀마 정부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지켜 줄 것을 요구했고, 미얀마 정부도 이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미얀마의 이런 약속은 국제 안보 측면에서 하나의 큰 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얀마정부는 또한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한국 경제성장의 산실로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수립 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인력개발연구원을 설립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우리는 미얀마개발연구원(MDI)을 지어 주고, 공적개발원조 대외경제협력기금과 같은 각종 지원과 함께 농촌 새마을운동도 전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미얀마는 여러 가지로 매력이 큰 나라입니다. 인건비는 북한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미국・유럽으로 가려면 말라카 해협을 거쳐야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인도양을 거쳐서 바로 유럽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거리상 매우 가깝습니다. 우리로서는 자원도 확보하고 실질적으로 투자도 할 수 있는, 베트남 규모의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열리는 것이므로 의미가 큽니다. 올해 모든 것을 협의하고 준비하면 내년부터 우리 기업이 본격적으로 미얀마에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민주화까지 이룬 우리의 경험도 미얀마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서 “경제성장 때문에 민주화나 인권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미얀마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 또한 경제개발과 함께 민주주의 발전도 이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나라와 단순히 경제 협력뿐 아니라 민주화나 인권 신장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이 한 차원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북한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00만 북한 주민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것이 우리 국민 모두의 진정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테인 세인 대통령께 “북한이 잘되어야 한다. 미얀마가 새로운 시대를 열 듯이 북한도 미얀마를 배워야 하고, 베트남과 중국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진정 북한을 도와주는 길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미얀마처럼 이제 북한도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