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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김소월)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밤에는 밤마다
자리를 펴고
누워서 당신을 그리워하고.

잘근잘근 이불깃
깨물어 가며
누워서 당신을 그리워하고.

다 말고 후닥닥
떨치고 나자
금시로 가보고 말 노릇이지.

가보고 말아도 좋으련만
여보 당신도 생각을 하우
가자 가자 못 가는 몸이라우.

내일 모레는
일요일
일요일은 노는 날.

노는 날 닥치면
두루 두루루
자전거 타고서 가리다.

뒷산의 솔숲에
우는 새도
당신의 집 뒷문 새라지요.

새소리 뻐꾹
뻐꾹 뻐꾹
여기서 뻐꾹 저기서 뻐꾹.

낮에는 갔다가
밤에는 와 울면
당신이 날 그리는 소리라지요.

내일 모레는 일요일
두루두루 두루루
자전거 타고서 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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