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어머니/제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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連作小說 젊은 어머니

〔第二回〕 宋桂月 作

崔永秀 畵

지난 줄거리: 금년 30세가 된 현우희(羽姬)는 아들 진웅이와 딸 유광이를 키우고 있다. 유광이가 태중에 있을 때 ‘힘잇는 어머니가 되어주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던 남편은 타지에서 사망하고 시어머니마저 죽자 료릿집을 물려받아 운영한다. 이 무렵 과거를 잘 알 수 없는 청년 민상(閔サン)이 찾아 와 료릿집에서 이다바(板場)로 일하게 된다. 어느 날 밤, 몇년 전 상처한 지배인 채주사가 술에 취한 채 우희를 찾아와 뭔가 말을 꺼내려 한다. 현선생(우희)을 찾아왔던 김선생은 이를 보고 얼떨결에 떠나려 하다가, 방에서 나오던 민상을 만나는데......[1]


나종에 또 들르기로하고 우희방을 나선 김선생과 민상은 복도에서 마주첫다.

「요—민군! 오래간 만일세. 그래 과세나 잘하엿노」

김선생은 그의 독특한너털웃음을 웃으면서 민상에게 손을 내밀엇다.

「자네 웨 그러케 드문드문한가? 요새사람들은 연애만 할라치면 동무도 다 잊어버리데그려 딴은 나ㅅ가진동무야. 허허허」

하고 민상은 김선생의 엄지손꾸락을 꼬불여보앗다.

이것은 이집 머슴들에게서 배운작란이엇다.

「이사람 없은소리 제발말게 현선생들을나. 또 누가들어도 나를 실없은놈팽이로 알겟네」

김선생은 약간 미소를 띄우면서 기름칠한 머리를 매마진듯 만지면서 민상과 방으로 들어가기를 청하엿다.

「무슨 좋은이야기나 하나 들려주게」 방에 들어와 앉은 민상은 곱게 빗어올린 하이칼라머리와 요새 류행목도리를 외투 에리에 반쯤 내어놓은 김선생을 처다보면서 빈정대듯 말을 끄내엇다.

「무얼 아무것도……」

김선생은 터저나오는 미소를 막는듯이 입을 속으로 담을면서 거의 부자연하게 맡을찡그렷다. 사실 김선생은 요새 또다시 새로이 얻은 비밀한 쾌락의 단꿈속에서 날어가는줄도 모르는듯이 도취되엇든것이다.

좌익적 언사를 함부로 롱하며 리론으로 가장 정당한 계급의식을 파악할것처럼 뒤떠드는 김선생으로써— 타락한으로써는 그처럼 될것이 없엇다. 그러나 김선생으로하여금 바른길을 얻을까하고 일을 꽤하든 여성으로는 그이상더 참패는 없는것이엇다. 이걸생각할때 민상은 그저 잇을수가 없엇든것이다.

「김군」

민상은 정색을하고 김선생을 바라보앗다.

「자네 이번에 획득한 연애 상대자를 나에게 소개해 줄수없나?」

「꼭알아야 쓰겟나? 홍구군의 누의동생일세. 언젠가 그게 망년회때 말잘하지않든가 꽤 똑똑해!」

김선생의 얼굴에 만족의 웃음이 떠돌때 민상의 누른 얼굴에는 핏줄이 굵다랗게 뛰어올랏다.

「이번에는 나는 자네태도를 조곰도 용서치 못하겟네」

「그럼 어떻게 할텐가」

「너와 같은 경박한 좌익소하병환자에게 순진한 동무의 누이 동생을 짓밟게 할수없다는말일세」

민상의 목소리는 조곰크게 울려나오는것이엇다.

「……」

「네 이말에 잘못이 잇다고 생각하면 자네는 벌서나의 동지도 아무것도 아닐세. 우리립장은 새로 엄■는 그들을 나오는족족 짓밟는데 잇지않고 그들로하여금 더굳센 생활의식을 파악시켜 그들의 새로운 성장과 활약을보는데 우리들의 기쁨이 잇다는것은 군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잇을것이네!」

「민군 자네는나를 오해하엿네」

김선생의 얼굴은 점점붉어 가면서 난처한표정으로 겨우 이한마듸를 웨첫다.

「나의 이생각이 한낯 오해에 지나친다면 나는 얼마나 기쁠는지 모르겟네마는 내 이말은 우리들만의 말이아니니까」

「민군! 그래 나를 끝까지 그러 그러한 뿌르조아……」

「아닐세. 나는자네의 생각을 잘알고잇네. 군의성격은 어듸까지 뿌르조아적일세. 나는 군이 사랑의 미끼를삼은 좌익적 언사를 함부로 입밖에 내어놓고 싶지않네. 그러나 나역시 내생각을 침체해왓음을 부끄러이 아네. 그러나 넘려는 없네. 오래오래쌓아온 정신적 활동에서 조금도 비틀어지지않고— 나는 운동에 대한 관심을 점점 길러왓다고 보네. 돈잇고 권세잇는 부자의 자제인 자네와 근본적으로 사상이 달러지는것은 할수없는 일이니까」

이말에 김선생은 활기를 내는듯이

「오야지(아버지)가 돈푼잇다고 그래서 나를 그러한 웅덩이에 빠치려는군 허허」

김선생의 태도가약간 풀리니 오히려 오히려 그말이 활기얻는듯한 표정을 살필때 민상은 그에게대한 증오의 불꽃이 더욱 치밀어올랏다.

「어듸 오야지가 돈잇다고 자식이다 그러한 타락한은 아니겟지마는 군의 의사는 근본적으로 게급××에 대하야 조금도 열정을 안가지고 잇는것을 나는 잘아네. 그러기때문에 한발삐끗하면 푸로레타리아의 적으로 금전세의 특권적 사회를 옹호하는 군이될것까지 알고잇네. 그러고보니 자네와 나와도 서로 적의 처지가되고마네. 무서운 일일세 군. 이러케말한다고 결코 자네를 무시하는것은 아니네—」

「하여간 잘들엇네. 자네 이번이말을 영원히 잊지말게 그리고 내가 푸로레타리아 운동을 배반하는가 않는가 금후 나의 실천을 보아주게」

김선생은 노염과 분노에서 말소리는 떨려나왓다.

민상도 더욱 얼굴을 붉히면서

「잘 보아두기로 하세그려」

「그러라 서로가 다—게급을 위하야 하는일이니까」

김선생은 더 앉앗을수없엇다. 이모든 언사가 자기에게 잇어서는 모욕과 경멸이엇기 때문이엇다.

「언제 한번 다시 만나세」

이말을 남긴채 김선생은 문을 탁 닫히고 가버리엇다.

김선생이 뿌리치고 나간뒤에 민상은 아무일도 손에 붙지않엇다. 어느새 시게가 열두시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방은 죽은듯이 고요하다. 다만 멀리서 개짖는소리만이 밤공기를 흔들뿐이엇다.

민상은 자리에 누엇으나 도모지 눈이 감어지지않엇다. 바람벽에 걸린 맑스사진 무질서로 쌓어놓은책 이모든 물건이 맑은 정신으로 또렷또렷이 눈에 빛이기만 하엿다. 찬바람이 문틈을 쏴—쏴하고 몰려들어와 민상의 얼굴을 짜르르하게 스치고 달아난다.

「눈이오나?」 민상은 댓문을열고 밖을 내다보앗다. 어느듯 싸락눈이 하얗게 나리깔리엇다.

「그새 벌서 이렇게 많이 왓고나……」

하고 무심이 마루우의 구두자욱에 눈을 멈추엇다.

「채지배인!」 하고 그는 혼자 중얼거렷다. 그리고 자신도 알지못할 질투비슷한 감정을 느꼇다.

「채지배인이 왓엇기때문에 김군이 내방에 일즉 찾어온 것이구나」 하고 그는 그제야 깨달엇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엇다. 그리고 「우희는 경박한남성과 정신적으로 정당한 물건을 파악한 남자를 구별할줄 아는여자일가?」 그는 또다시 「날같은 사내를 알어주는 여자는 세상에 없을걸! 현우희만은—」 하고 십촉전등불빛이 희미하게 빛외인 회색바지 저고리에 시선을 똑바로 멈추고 생각하엿다.

민상은 언제나 이 바지 저고리를 입을때나 이바지 저고리에 의식을 둘때면 의례히 「참 수수꺾이다」 하고 이수수꺾이를 풀지못해 무척애가 키어지는것이엇다.

그 수수꺾이—

그는 민상이 이집에와서 생일을 두번 맞이 하게되는 섯달 초사흔날 아침이엇다.

「민상 계십니까」

「그누구십니까?」

「나요!」

「네 현선생이십니까? 어듸서 료릿상주문이 왓습니까」

「아니요」

민상이 방문을열자 우회는 미소와함께 옆구리에 끼고나왓든 보재기를 민상에게 보내고는 치마자락을 걷어잡자마자해서 그자리를 떠나는것이엇다.

민상은 감사한 한편 놀라면서 그보재기를 풀어헤첫다. 거기에는 회색바지저고리가 얌전히 개켜잇는 우에 쪽지한장이 놓여잇엇다.

「민상의 생일을 축하하여 말지않습니다 현우희」

이글발은 언제나 민상을 괴롭게하엿다. 그리고 민상에게 잇어서도 커다란 수수꺾이엇다.

「현우희! 현우희같은 부인을 얻는다면!」

이러한 생각이 때때로 낫섯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은 상에게 잇어서 무서운 생각이엇다.

「아니다 나는 생활력이 없는남자다」 하고 밥비 취소해버렷다. 그것은 목구멍에 나오는말이고 마음속에서는 웬일인지 현우희를 생각하는마음이 불일듯 하엿다. 이러한 생각이 자기를 괴롭게 할때 민상은 아니놀랄수 없엇다.

민상은 어느사이에 현우희를 세상에둘도없는 여자로 생각하엿다. 그는 현우희를 세상에 둘도없이 사랑하는 증거엿다. —이러한 표상은 오히려 민상의 감정을 서글푸게만 하엿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그에게 사랑을 구할만한 경제적능력이 없지않나? 그를 행복스럽게할 능력이 없지않는가?」

민상은 돈잇는 채주사, 채지배인이 오히려 자긔보다 행복스럽게 해줄 힘이 잇는것이다 하고 생각하엿다.

「나는 돈없는사람!」 하엿다가 「넨장 그까짓거 뭐 다집어첫다!」 하고 기지개를폇다. 그러고 혼자 허허하고 웃엇다. 그는 자기가 자신이 쓸데없는 망상에 잠겨잇엇다는것을 조소하는것이엇다.

「인젠 이러한 잡렴망상은 일소해버리자 이일보다 더 할일이 많지않은가」

【此間二十八行不得已省略】

「료리상주문 안들어왓나?」

「아직일러서 그런지 안들어왓어요」

머슴들은 눈을 부벼대면서 말하엿다.

「아직 현선생은?」 하고 머슴을 처다보앗을때

「세수물줘—」 마루우에서 진웅이가 발을동동 구르며 발악친다. 진웅이가 민상을보더니

「엄마 오시래요」

민상은 밥비 우희방문앞에가서 「현선생」 하고 부르자마자해서 미다지가 드르륵 열리면서

「오! 민상」

하고 우희는 얼굴을 약간 붉히엇다. 그러고 눈까풀이폭 꺼진눈으로 민상을한참 처다보앗다. 우희는 올려미는 울음을 억제하는듯이 괴로운 표정을하엿다.

우희는 지나간밤 생각을하니 코허리가띙—하게 울리며 눈물이 도는것이엇다. 우희는 눈물을 감추려손수건을내어 코푸는듯이 숙인채 눈물을씻엇으나 벌서 민상이 그눈물을 발견한뒤엿다. 「웬일일가? 채지배인하고……」 하고 속으로 중얼거려보앗다.

「어듸 편찮으십니까? 정 뭘하시면 의사를부르죠」

「아니요」 우희는 랭연히 무엇을 회상하는듯이 땅만 들여다보고잇엇다. 그얼굴은 점점 흙빛이되어 가는것이엇다. 이것을본 민상은 거의 본능적으로

「점점더 신색이 나뻐가는데요」

「그러다가도 괜찬습니다」

하고 억지로 웃음을짓는다. 이어서

「김선생만나보섯습니까 아이구 그이한테 미안을끼쳐서」

우희는 난처한 표정을하엿다. 그의 얼굴은 다시 무엇에취한사람모양으로 얼빠저 땅만 들여다보고앉엇다.

×

우희는 어젯밤 채지배인으로부터 직접 혼인청을 받앗다. 김선생이 나간후 채지배인과 우희사이에는 얼마만안 침묵이 게속되엇다. 유광이 코고는 소리만이 밤중의 공기를 흔들고잇을때

「특별히 이아기하실일이 게섯든것같앗는데— 내가 잇어서 방해가 많습니다. 현선생 용서하시요」

술에취한 채지배인의 말같으나 그의정신은 말뚱말뚱하엿다. 이러한 빈정대는듯한말을 채지배인으로 부터 들을때 우희는 아니놀랄수 없엇다. 우희가 놀래어 얼굴을들엇을때 채지배인은 빩앟게 상기된 눈초리로 상대를 의시하고잇엇다. 우희는 무엇이라고 할수없는 전률 에 가까운것을 늦기고잇엇다.

「우희씨. 나의진정한 고백을 들어주서요. 나는 당신이 이런요리집 주인으로 잇는것을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의 얼굴 성격 태도의 전부가 나의마음을 그저잇게 하지않읍니다. 솔직하게말하면 당신같이 어여쁜 여자은 세상에 둘도없을것입니다. 당신의 곁에 이렇게 앉으면 나는 늘 이러한 충동을 늣기고잇습니다. 잃어버렷든 직무의 렬정이 활활 끓어오릅니다 오! 이말 이말이 당신의 환심을 사려는것으로 들렷다면 용서하서요. 하여간 나는 인생에 잇어서 아무 흥미도 희망까지 잃은 쓸쓸한 인생입니다. 나는 이렇듯 적막한— 산송장이올시다」

하고 그는 담배에 불을피어물고 니어서

「제가 우희씨를 자주찾게되는것은 당신을 만나게되는 순간에는 나의 기분이 맑어지는것을 늣기기때문이외다. 나를 완전한 인간으로 구원할사람은 오직 우희씨밖에 없음을 알어주서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당신을 이러한 요리집주인으로 앉혀두는것은 꼭 이리떼속에 잡힌 어린양으로 생각됩니다. 이무리에서 당신을 하로속히 건저내고 싶습니다」

흥분이 극도로 치밀어 말하고잇든 채지배인은 기운이 시진한것처럼 벽에 기대어앉으며 눈을 스르르 감어버리는것이엇다. 그러고 채지배인의 눈에는 눈물이핑들며 코를 삐쭉삐쭉하엿다.

우희는 저항할용기도 잃은듯이 앉어잇다. 그저그가속히 이자리를 떠낫으면하고 채지배인의 눈치만살살보앗다.

「퍽 놀랫섯지요?」 재지배인은 낮은어조로말하엿다. 그러고 얼굴에는 약간의 미소를 띄엇든것이다.

「……」 우희는 움즉일줄도 대답할줄도 모르는듯이 꼼작 달삭하지 않엇든것이엇다.

「놀라실것도 물론이지오. 세상에서는 당신을 과부라고 개가하는것을 비난할터이요 당신으로는 무엇 보다도 어린것들을 더 중요히 생각하실터이니까— 물론 놀라섯을줄 압니다. 그러나 비난으로 말미암아 자긔생각을 죽여버린다면 현대 사람으로는 좀 뒤떨어진것이지오, 이미 우희씨도 전문지식까지 받으섯으니 이러한 명석한판단은 나보다 먼저 하섯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희는 더앉어 들을수가 없엇다.

「술이 몹시 취한것같습니다. 돌아가 주무시지오」

우희는 올려치미는 분한생각을 억지로참으면서 그의 말막이로 이말을 겨우 끄내엇다.

「우희씨 나를술취한사람으로 인정해버리려고 하십니까 당신으로는 그렇게하는것이 편하긴하오리다마는— 나는 나의 진정한 고백을 알왼것을 시원하게 생각합니다. 하로라도 내마음에—」

그는 다시 눈물을 씻는것이엇다. 그리고 그도 더앉엇을수없다는듯이 모자를들고 일어나는것이엇다.

우희는 세상에나서 이런일로 이렇듯 머리를 썩혀본적은 한번도없엇다. 동지섯달 긴긴밤을 한잠 못일우고 밤을 밝히엇든것이다.

「민상!」 우희는 파랗게질려선 민상을 똑바로처다보며 불럿다. (계속)

  1. 지난 줄거리 부분은 원문에 없으나, 저작권 문제로 제1회의 전문을 싣지 못하기 때문에 임시로 추가하였다. 향후 삭제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