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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짧은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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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짧은 동화 ── 이것은 골라내기가 퍽 어렵습니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 중에서 두어 개만 고르면, 이런 것이 있습니다.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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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반듯한 방 속에 초를 열두 개를 세우고, 모두 불을 켜 놓아서, 방 안이 몹시 밝았습니다. 첫째 촛불을 훅 불어 껐습니다. 열한 개 남았습니다. 또 하나 껐습니다. 열 개가 남았습니다. 또 하나 또 하나 껐습니다. 여덟 개가 남았습니다. 그 다음 그 다음 차례차례로 껐습니다. 인제 다섯 개가 남았습니다. 또 네 개를 더 껐습니다. 단 하나 남았습니다. 마지막 하나를 마저 끄니까, 방안이 캄캄해졌습니다. 이것이 끝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영국이던가 독일이던가 분명히 외국 것입니다. 조선 것으로 짧은 것은 이런 것이 있습니다.


이상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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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산 밑 동네에 바느질 잘 하고, 수 잘 놓는 어여쁜 처녀가 있는데, 수를 놀 때마다 붉은 실, 노란 실 또는 파란 실, 초록실을 이로 물어서 툭툭 끊게 되는 것이 자기 생각에도 미안하였습니다. 하루는 아기 버선에 꽃수를 놓고 나서, 남은 실을 이로 물어 끊었는데, 그 실 끝이 혀 끝에 매어 달려서, 영영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잡아 당겨도 소용 없고, 질겅질겅 씹어 뱉아도 영영 떨어지지 않고, 그냥 매달려 있고, 가위로 실을 잘라 버리면, 하룻밤만 자고 나서 그 이튿날 아침에 보면, 역시 전처럼 또 길다랗게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할 때는 혀 끝에 매달린 채 흔들거리고, 밤에 잠을 잘 때도 떨어지지 않고, 밥 먹을 때와 물 먹을 때만 손으로 떼이면 떨어지지만, 다 먹고 나면, 어느 틈에 다시 와서 혀 끝에 붙고 붙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차차 자라서 시집을 갈 때가 되었건마는, 그것 때문에 가지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처녀가 열여덟 살 되던 해 봄이었습니다. 처녀가 꽃구경도 갈 겸 약물터로 물을 먹으러 가서, 물을 떠 먹으려고, 혀 끝에 달린 빨간 실을 떼어서, 물터 옆 꽃나무 가지에 걸어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디서 날아 왔는지, 새파란 어여쁜 새 한 마리가 꽃나무에 와서 앉았다가, 그 새빨간 실을 물고, 후르룩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그 실이 돌아오지 못하여, 처녀는 그 해 늦은 봄에 어여쁜 신랑에게로 시집을 갔습니다.


꼬부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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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고개 밑에 꼬부라진 오막살이에 다 꼬부라진 꼬부랑 마나님이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다가 똥이 마려서 꼬부랑 뒷간에를 들어가 똥을 누는데 허리가 꼬부라졌으니까 꼬부랑 똥을 누지요. 그런데 그때 꼬부랑 강아지 한 마리가 꼬부랑 뒷간으로 자꾸 들어오는 고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집어 들고 꼬부랑 강자지의 꼬부랑 허리를 딱 때렸거든요. 그러니까 꼬부랑 할머니에게 꼬부랑 지팡이로 꼬부랑 허리를 맞은 꼬부랑 강아지가 꼬부랑깽깽 꼬부랑깽깽 하고 달아나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