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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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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사
제5대 대통령 취임사 제6대 대통령 박정희 제7대 대통령 취임사
서울 중앙청 광장, 오후 2시 1967년 7월 1일 토요일


단군성조가 천혜의 이 강토 위에 국기를 닦으신 지 반만년, 연면히 이어 온 역사와 전통 위에, 이제 대한민국 제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나의 신명을 조국과 민족 앞에 바칠 것을 맹세하며, 겨레가 쌓은 이 성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이번 임기에 속하는 앞으로의 4년간이 이 나라의 자주와 자립과 번영이 안착하는 대망의 70년대를 향한 중대한 시기임을 깊이 명심하고, 책임이 한없이 무거움을 통감하며, <일하는 대통령>으로서 조국근대화 작업에 앞장서서, 충성스럽게 나라와 겨레를 위해 봉사할 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내외 동포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탄생한 지 얼마 안되는 신흥국가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수없이 많았던 외세의 침략을 전 국민적인 항쟁으로 격퇴한 억센 민족이며, 인내와 끈기로 고난을 이겨낸 생명력과 창조력을 지닌 민족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백년전의 쇄국과 고립이 백년의 고난과 정체를 가져오기는 하였습니다만, 이제 한국은 그 새로운 민족사를 개척하고 아시아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 있어서 중요한 공헌을 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아시아에 있어서 <새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것은 신생국이 예속과 정체를 박차고,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자립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본보기를 보이는 일이며, 민주주의가 공산주의보다 더욱 능률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이는 일이며, 동서와 남북이 대립 속에서 그 중엄을 지양하고, 자유. 평화. 번영. 통일을 이룩하는 일이며, 한 마디로 자립에 눈뜬 한 민족의 각성은 진실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위대한 실증>을 70년대의 세계에 증언하기 위하여 모든 준비를 다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조국의 근대화를 완수하고, 자주. 자립의 통일 조국을 창건하는 역사적 대업을 착실하게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의 대도시에서부터 벽촌. 낙도에 이르기까지, 민족 중흥의 양광이 정체와 의타의 검은 안개를 무찌르고 서서히 퍼져 나가, 자력전진에 의한 번영, 이른바 창조적인 자조의식이 움텄음을 응시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로 시작되는 국정의 새 출발을 위해서 우리는 먼저 냉철한 이성과 슬기로운 자각으로 돌아가, 과열된 6.8선거로 빚어진 정쟁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사리와 당리를 초월한 국가의 대의와 국리민복의 증진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민족사상 참으로 획기적인 역사적 과업에 이미 착수했습니다.

<균형있는 경제성장>으로 아시아에 빛나는 공업국가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는 위대한 전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제2차 5개년계획을 추진하는 데 온 국민의 공동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정국의 안정은 경제발전의 대전제입니다.

6.8총선거가 유감스럽게도 입후보자들의 과열된 경합으로 그 분위기가 혼탁하게 되었고, 또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선거의 부정은 급기야 6.8총선 전체를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인상주고 말았으니, 이것은 실로 우리 민주 시민의 큰 실망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6.8선거가 주고 간 오늘의 실망의 여건 속에서, 우리가 찾아나가야 할 길은 자목과 자기와 자학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냉정과 지혜와 금도의 길인 것입니다.

법을 어긴 자에게는 법으로 다스리고, 민주주의 과정에서 일어난 과오는 민주주의 방식에 의하여 시정함이 민주 사회에 있어서 최선의 방책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참신한 정치 풍토의 조성과 평화적 정권교체는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우리 온 국민의 한결같은 염원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또한 나의 변함없는 정치적 소신인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 과정에 다소의 오점이 찍혔다고 해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우리의 노력과 신념에 변동을 가져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성급한 나머지 과오의 시정을 변칙수단에 호소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우리의 염원 달성을 더욱 멀리하고야 마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시련에 부딪칠수록 더욱 확고히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냉철한 이성과 지혜로써 민주주의 원칙을 신봉해 나가는 인내와 용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의 소원은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고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소박하고, 근면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서민국가가 바탕이 된 자주독립의 민주사회´입니다. 우리의 적은 빈곤과 부정. 부패와 공산주의입니다.

나는 이것을 우리의 3대 공적으로 생각합니다.

빈곤은 생존을 부정할 뿐 아니라, 인간의 천부적인 개성을 억제하고, 정직과 성실과 창조력을 말살하는 것이며, 부정. 부패는 인간이 양심과 친화력을 마비 저해하는 것이며, 공산주의는 우리의 자유와 인권과 양심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정녕 이 3대 공적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중흥을 위한 투쟁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배격해야 할 공적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정직하고, 근면하고, 소박하고, 성실한 국민 대중이 국가의 중추가 되고, 빈곤과 부패를 추방한 복지사회의 건설이라는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나는 우리들이 보다 더 근로와 실무에 밝고 충실하며, 우리 주변의 사소한 구석구석을 눈여겨 개선하고, 사회생활의 윤리와 질서를 존중할 것을 희구합니다.

남을 헐뜯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의 주장만을 옳다기 전에 주위를 두루 살피는 여유와 긍지를 가지기를 희구합니다. 그리하여 법과 질서와 슬기와 이치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기를 희구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이러한 정의의 복지 사회가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공업입국의 대도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고, 또 공업입국은 이러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그 주안이 있음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경제건설 없이는 빈곤의 추방이란 없을 뿐 아니라, 경제건설 없이는 부정. 부패의 온상이 되는 실업과 무직을 추방할 수 없기 때문이며, 또 그것 없이는 공산주의에 대한 승리, 즉 자유의 힘이 넘쳐흘러 북한의 동포를 해방하고 통일을 이룩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공업입국에 관해서는 제2차 5개년 계획을 골간으로 농공병진정책과 대국토건설계획을 국민 앞에 공약으로 제시하고 이미 진행 과정에 있습니다만,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은 경제 개발의 지렛대가 되는 것은 진정 농업 생산력의 증대에 있다는 나의 신념인 것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조국의 근대화나 공업입국은 소위 비체계적인 공업편중정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근대화는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산업구조. 국토구조. 소득구조의 형성을 목표로 전근대적인 제반 터전 위에서 발전시키는 3위일체의 근대화 작업을 하자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는 시급히 불식해야 할 전근대적 요소가 많으며,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허다합니다. 정치로부터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말끔히 씻어야 할 비합리적 요소가 허다할 뿐 아니라. 또 계속해서 새로운 과제가 그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난관극복의 길은 난관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들의 의지 속에 있는 것입니다.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써 조국의 근대화를 향해 <위대한 전진>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기왕에도 몇 차례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고 통일하고야 말았던 영용한 민족의 피를 이어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조상을 가진 우리가 어찌 통일을 이룩하지 못하겠습니까?

협력하고 단합합시다!

통일을 향한 전진의 대열에는 <너>와 <내>가 있을 수 없고, 다만 <우리>가 있을 뿐입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의 영광과 행운을 빌고, 오늘 우리와 자리를 같이 하지 못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하느님의 인용 있기를 빌며, 멀리 우리를 찾아 이 식전에 참여하신 우방의 친우들에게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1967년 7월 1일 대통령 박 정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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