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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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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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제62주년 광복절 경축사
2006년 8월 15일 화요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해외동포 여러분,


61년 전 오늘, 우리는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 감격과 기쁨에 온 겨레가 얼싸안았습니다. 그리고 당당한 자주독립국가를 만들어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조국 광복의 그날까지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해 오신 애국선열들의 높은 뜻을 기리며,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세기, 우리의 역사는 고난과 극복의 역사입니다. 나라를 잃은 칠흑같은 절망 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항일독립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나라 경제를 세계 10위권의 강국으로 올려놓았습니다. 독재체제를 물리치고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의 진실을 밝혀 민족사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나라의 자주적 위상도 새롭게 정립해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오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러한 도전과 성취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경제는 민생문제가 구조적인 어려움으로 남아 있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위에서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입니다. 세계 정상의 제조업을 뒷받침하고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를 이끌어갈 첨단 과학기술역량도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균형발전의 토대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권위주의는 해체되고, 국민이 진정한 주인 대접을 받는 시대로 들어섰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자율과 창의를 꽃피우며 과학과 예술, 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의 젊은이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힘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에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역사에서 당연히 이루었어야 할 일을 이루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분단을 극복하는 일이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긴장과 대립이 조성되고 있고, 통일로 가는 길에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가로 놓여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대결적 질서도 미래를 안심할 수 없게 하는 요인입니다. 식민지배의 시대는 끝이 났으나 뿌리 깊은 갈등요소들이 아직 남아 있고, 냉전시대는 끝이 났으나 갈등과 대결구도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지진판 구조와 같은 지역적 불안정이 우리가 도전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내부에 남아 있는 분열적 역사의 잔재도 역사발전의 발목을 잡는 장애요인의 하나입니다. 식민지배와 좌우의 이념대결, 그리고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쌓인 갈등과 대립의 정서와 문화가 지금도 국민통합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민족의 안전과 평화, 그리고 미래의 번영을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관리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도전요인을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분단상황을 지혜롭게 관리해 나가야 합니다. 적대적 감정을 자극해서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남북관계에서 인권도 중요하고 국민의 자존심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확실한 억지력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하는 동시에, 관용과 인내로써 북한을 설득하고 개혁, 개방의 길로 이끌어야 합니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제협력 사업을 남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튼튼한 다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분노와 증오의 감정도 이제 넘어서야 합니다. 지난날 북한이 저지른 전쟁과 납치 등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북한에 대해 관용과 화해의 손을 내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위해서는 넓은 마음과 긴 시야로 지난날을 용서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동시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 관계를 개선하여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6자회담의 당사국들은 회담의 재개와 진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6자회담에서 이루어진 9.19 합의에는 북핵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6자회담이 성공하면 미국은 동북아시아를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로 만드는 데 주도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이 지역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의 가치를 앞당겨 실현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운명을 멀리 내다볼 때 또 하나의 불안요인인 동북아의 잠재적인 대결구도에도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첫째,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통합의 질서를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서로 진영을 가르고 진영끼리 뭉쳐서 상대방을 불신하고 견제하는 자세로는 대결의 구조를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 모두가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평화와 공존의 질서를 만들기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다른 나라들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역사는 강대국들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 강대국의 뜻을 먼저 살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의 국력이나 주변국과의 관계가 이전과는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국제사회의 현실과 조화시켜 나가되, 한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단해 나가야 합니다. 강대국들이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얘기할 때 한국인의 운명에 대한 자율권을 존중하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설득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지역평화와 협력질서를 위협하는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과거 동북아의 평화를 깨뜨린 것은 열강들의 패권주의였고, 그때마다 한반도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러일전쟁, 청일전쟁도 그 이름과는 달리 열강들이 우리 땅에서 벌인 전쟁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동북아에는 지금도 과거의 불안한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헌법개정 논의를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2차대전이 끝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평화헌법 개정 자체를 가지고 시비를 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헌법을 개정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과거에 대하여 진심으로 반성하고, 여러 차례의 사과를 뒷받침하는 실천으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독도,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신사참배,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그것입니다. 독일이 오데르-나이세 국경선을 인정한 일과, 최근 프랑스, 폴란드 등 이웃나라와 협의하여 공동으로 역사교과서를 발간한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셋째,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킨다는 확고한 의지와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는 국방개혁을 추진해서 우리의 자주방위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재배치를 포함한 한미안보협력 관계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나라의 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국군통수권에 관한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또한 달라진 우리군의 위상에 걸맞은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준비하고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체계적으로 추진해 온 일입니다. 확고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진행되고 있고, 미국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군의 역량을 신뢰합니다.

국방력은 총체적인 국력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제조업과 첨단기술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교육과 사회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서비스산업 육성과 선진통상국가 전략을 적극 추진해서 선진국 문턱을 이제 뛰어넘어야 하겠습니다.

개방은 우리의 생존전략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높은 교육열과 도전정신, 그리고 개방을 통해 성공해 왔습니다. 과거 개방 때마다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로 증명되었습니다.

미국과의 FTA는 또 하나의 도전입니다. 도전은 항상 불안한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고는 더 나은 미래를 열 수가 없습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쟁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야 합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최고의 시장입니다. 그동안은 일본의 성장모델을 쫓아 왔지만, 이제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일본을 넘어설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러자면 미국시장에서, 특히 서비스 산업에서 미국과 경쟁하여 성공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역량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끊임없이 신화를 창조해 온 국민들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의 생각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의 뜻은 하나로 통합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늘 단결과 통합을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주장을 따르라고 요구했을 뿐, 남의 말을 받아들이거나 타협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뜻이 다르다고 서로 배척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 대화와 타협을 말하는 사람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그런 시대는 과거가 되었으나 우리 정치와 사회에는 아직도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극단주의가 남아 있습니다. 극단주의는 국민통합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은 상대주의와 관용입니다. 그리고 규칙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루고 끝내 합의를 이룰 수 없는 경우라도 규칙에 따라 결론을 내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입니다.

지난날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단을 용납하지 않는 극단주의의 비타협 노선이 나라를 분열시켜 왔고 그것이 불행한 역사를 낳았습니다. 앞으로는 통합의 노선이 현실의 힘으로 나라를 이끌고 역사의 정통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해방 후 정부수립과정에서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자 했던 통합주의 노선은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러한 노선의 역사적인 가치마저 깎아내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일깨워 분열을 막고자 했던 노력은 다시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지난날 분열과 대결의 역사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나라와 국민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 대결과 반목의 역사에서 비롯된 감정의 응어리는 이제 씻어내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최소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반면에 과거 역사의 과오에서 비롯된, 정통성시비나 자격시비도 이제 역사의 평가로 돌립시다. 그래서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2차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모두 성공시킨 유일한 나라입니다. 우리가 이룩한 성취는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더 큰 도약을 이뤄가야 할 때입니다. 모든 국민이 평화롭고 안정된 토대 위에서 활력 있는 삶을 누리고, 모든 청소년에게 내일을 위한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나라, 선진한국이 바로 우리의 꿈입니다.

한미 FTA는 경제선진국을 향한 새로운 도전입니다.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은 복지한국을 향한 비전입니다. 자주국방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스스로의 힘으로 확고히 지켜나가자는 의지와 역량의 상징입니다.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끊임없이 혁신하고 창조해 나가면, 참여정부가 마무리되는 2008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리고 10년 안에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밝은 미래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힘차게 나아갑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뒤로 미루지 말고 책임 있게 해 나갑시다. 저와 우리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8월 15일 대통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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