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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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의장,

제67차 유엔 총회의장 취임을 축하합니다. 의장의 뛰어난 지도력 하에서 이번 유엔 총회가 성공적인 회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의장,

인류는 공동의 지혜를 모아 도전요인들에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왔습니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빈곤과 질병, 저개발,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같은 전 지구적인 새로운 도전 요인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앞으로도 이러한 도전들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러한 도전 요인에 대처해 나감에 있어 인류 공동 지혜의 상징인 유엔이 더 큰 책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훌륭한 리더쉽하에 유엔이 더 책임있고 신뢰받는 국제기구로 발전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합니다. 사무총장이 제시한 "5년 행동 계획(Five Year Action Agenda)"은 국제사회가 현재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미래로 우리를 인도해 나가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를 지지합니다.

의장,

유엔 주관으로 금년 6월 리우에서 개최된 지속가능발전회의(Rio+20)는 우리가 희망하는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Rio+20 정상회의는 결과문서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The Future We Want)"를 채택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구축, 제도적 체계 강화, 재원 동원 등의 후속 논의 과정에 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하여 글로벌녹색성장 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를 설립하였습니다. Rio+20 정상회의 계기에 16개국이 GGGI 설립협정에 서명하였으며, GGGI는 오는 10월 국제기구로 탄생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GGGI는 경제와 환경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녹색성장(green growth) 패러다임을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나아가, 한국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더욱 기여하기 위해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을 유치하고자 합니다. 한국은 GCF의 성공적인 설립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의장,

한국은 국제사회의 균형되고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유엔과 더불어 적극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새천년개발목표(MDGs) 등 국제적으로 합의된 개발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하여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 한국은 포괄적인 성장과 개발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년 6월에는 부산총회 공약 이행을 위한 'The Global Partnership'이 출범하였습니다. 부산총회와 글로벌 파트너십의 출범은 우리의 시야를 ‘원조 효과성’에서 ‘개발 효과성’으로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개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교육에 대한 투자야말로 효과적인 개발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총회 계기에 유엔 사무총장이 발족한 'Education First Initiative'는 국제개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단단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한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또한, 한국은 개발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측면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새천년개발목표의 시한이 종료되는 2015년 이후의 개발목표(Post-MDGs) 구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장,

인권, 자유, 민주적 가치에 대한 열망은 인류 발전의 주된 원동력입니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인권과 민주주의 옹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유엔은 이러한 국가들에게 시의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여 왔습니다.


최근 우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존중을 달성하기 위한 열망을 목격하였습니다. 또한 미얀마에서도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며, 수많은 도전과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시리아에서는 여전히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임명된 락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공동 시리아 특별 대표의 중재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기를 고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한국 정부는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국민을 지원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여러 곳에서 발생한 외교관 및 외교공관에 대한 공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그러한 폭력행위는 어떠한 동기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의장,

무력분쟁하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 문제는 국제사회가 심각히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전시 성폭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인간의 존엄성 및 고결함에 대한 모욕입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이러한 끔찍한 행위에 대해 경고하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한국 정부는 유엔의 관련 결의에 따라 유엔과 유엔 회원국들이 무력분쟁하에서의 여성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 대한 효과적인 구제조치 및 배상 제공, 가해자 처벌을 통해 이러한 잔혹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간 평화와 안정을 견고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 인식과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이 필요합니다.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려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유엔 헌장에 명시된 영토 및 주권에 대한 존중은 안정적 국제관계를 위한 기본 원칙입니다. 어떤 나라도 다른 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거나 역사적 정의를 왜곡할 목적으로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됩니다.

의장,

한국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국제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개최된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핵테러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전과 의지를 결집하였습니다. 한국은 정상회의에서 실천적 조치로서 핵물질의 실질적 감축, 모든 국가들의 관련 국제협약 가입 장려, 핵물질 불법거래 차단을 위한 국제협력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오늘 오전 개최된 핵테러 관련 고위급 회의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루어진 핵과 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한편, 초국가적 범죄와 분쟁의 주요 무대로 등장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안보문제도 국제사회가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당면 과제입니다.

한국은 내년 10월 사이버스페이스 총회를 개최함으로써 사이버 네트워크가 주는 혜택을 최대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동 회의는 정보통신 기술의 악용에 따른 위협에 대처하는 공동의 노력을 결집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의장,

북한의 핵개발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는 물론, 국제 비확산 체제의 근간을 계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추구하는 한,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에서의 지속가능한 평화 달성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북한은 금년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또 다시 국제사회의 염원을 저버렸습니다. 이와 같은 도발적 행동에 대해 유엔 안보리는 강력한 내용이 포함된 의장성명을 유례없이 신속하게 채택함으로써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러한 비핵화 조치는 북한 주민의 민생을 개선하는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동시에, 북한이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경청하기를 진정으로 희망합니다. 유엔 결의는 그러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반복해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의장,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난 경험으로부터 평화와 안보의 가치를 배웠습니다. 한국은 2013-14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여, 국제평화와 안보 증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한국은 열정적으로 그리고 헌신적으로 안보리 이사국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한국의 안보리 진출 의사를 이해하고 지지하여 주기를 희망합니다.

의장,

국제사회는 유엔 헌장의 이상 실현을 위해 단합해야 합니다. 우리는 유엔이 추구하는 국제평화와 안보, 사회경제적 발전, 인권 증진을 위해 유엔을 중심으로 협력과 관용의 정신을 보여야합니다.

한국은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수많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유엔의 고귀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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