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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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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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으로 신한국 창조에 매진 1994년 3월 1일 화요일


친애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온 겨레가 맨주먹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3,1운동 일흔다섯 돌을 맞이하였습니다.

75년 전 오늘, 우리 선조들은 3천리 방방곡곡에서 민족자존의 횃불을 높이 들었습니다.

민족의 높은 기상과 이상을 세계만방에 떨쳤습니다. 참으로 우렁찬 민족의 함성이요, 세계사에 뚜렷이 기록될 역사적 용단이었습니다.

천칠백예순두 글자 독립선언서를 읽으면, 우리는 민족에 대한 뿌듯한 자긍심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조들의 불굴의 용기와 결단력이 우리 핏줄 속에 용솟음치고 있음을 느낍니다.

선조들의 넘치는 기개와 숭고한 희생정신은 깊이 가라앉아 있던 민족혼을 일깨웠습니다. 3,1운동을 계기로 상해에 대한민국림시정부를 수립하였고, 끝내 조국의 해방을 쟁취했습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정통성있는 문민정부는 위대한 3,1정신을 올바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임시정부 지도자 다섯분의 유해를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모신 뜻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태평양시대를 능동적으로 열어나갈 위대한 나라 건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조국해방을 위하여, 민주화를 위하여, 그리고 나라의 안녕과 발전을 위하여 몸바치신 모든 분들께 온 국민과 함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7천만 동포 여러분!


오늘의 세계는 독립선언서의 표현대로 '세계개조의 대기견‘이 감돌고 있습니다. 위력의 시대가 지나고 국민의 역량과 나라의 경쟁력이 국운을 결정짓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기미독립운동의 선각자적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행동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민족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높은 이상을 지녔습니다. 자주독립을 외쳤지만 결코 배타적이거나 편협한 민족주의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동양평화, 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 행복을 지향했습니다.

선열들은 또한 당시의 세계조류를 간파하고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온 겨레가 뜻을 같이 한다면 어떠한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고, 아무리 어려운 목표도 달성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민족도약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세계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 모두 분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자기혁신으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는 경쟁력있는 나라만이 진정한 자주독립국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날의 감정에 연연하고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과거를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향해, 세계를 향해 앞으로 전진해야만합니다.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선열들은 가혹한 식민통치에 항거하면서도 "과거 일본의 죄를 징계코자 함이 아니요, 일본의 소의를 책하고자 함이 아니며, 과거의 원한을 풀고자 함도 아니다"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감과 민족적 긍지를 가지고 일본과 당당하게 협력하며 경쟁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역사인식과 성숙된 민족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 입니다. 새로운 일본, 새로운 아시아,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올바로 인식하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 입니다.


친애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통일 없이는 자주독립국가 건설이 완성될 수 없습니다.

민족분단은 청산되어야 할 과거 역사의 유산입니다.

민족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의 벽을 허물었을 때, 우리는 진정한 민족의 영광을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의 공영과 세계평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책임있는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은 세계사적 조류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계는 부신과 대립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개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만이 민족을 하나되게 하며, 민족의 복리를 보장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7천만 동포 여러분!


애국영영들이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정통성에 입각한 문민정부를 통하여 민족적 도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희망찬 미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정신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성숙한 시민사회', 쾌적하고 고루 잘사는 '살기좋은 사회', 7천만의 역량을 하나 되게 할 '통일국가'와 같은 자랑스러운 신한국의 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뜻을 모읍시다.

모두 함께 뛰어 보람찬 내일을 열어 나갑시다. 금년 한해 동안 국가경쟁력 강화에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읍시다.

이것이야말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것이며, 3,1정신을 완성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오늘 민족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세운 3.1운동의 거룩한 정신을 가슴깊이 되새기면서, 영광된 신한국 창조의 결의를 다시한번 다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94년 3월 1일 대통령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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