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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독립의 당위성 외/조선중앙일보 사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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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풍운이 정히 급박한 이때에 내 감히 이러한 중책을 지게 되니 스스로 난감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본시 우리의 언론기관이란 그 경영의 어려움이 천인현애 달리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심한 바이거늘, 하물며 오늘날 이 고비에 당해서일까보냐.

그러나 이만한 모험을 감히 하는 것은 앞날의 희망이 있는 까닭이요, 또 희망을 달하기까지에 언론기관의 임무가 중차대한 것을 인식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우리는 보도의 정확 신속을 도모하여 오늘날 긴장한 시국의 추이를 밝힐 것을 약속하는 바이지만, 그보다도 더 절실하게 느끼는 바는 공통한 환경 속에 있는 조선의 언론기관은 마땅히 우리의 생활, 우리의 요구에 부합하는 목표를 세워서 동일한 보조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 언론기관의 고귀한 전통에 비추어 더욱이 오늘날 세계 정국의 중대한 전환기에 임하여 우리의 목적을 재확인하여 우리의 역량을 총집중하여야 할 것을 누구나 다 공명하는 바이겠지만, 그러나 오늘날의 현상은 다소 기대에 어그러짐이 없지 않다. 이것을 뒤집어 사회의 진화로부터 나오는 분화현상으로 볼 것인가.

그러나 가사 그렇다 하여도 언론기관이란 언제나 대중의 감시 아래 있는 것이니, 대중의 요구를 표준삼아 거기에 충실하게 하지 않고는 도저히 존재를 허하지 않는다. 비록 고식적 존재를 용납할 만한 어떠한 환경이 있다 하자. 그러나 이것은 도리어 장구한 계책이 아닐 것이다. 고난한 환경속에도 몇 개 안 되는 조선의 언론기관은 우리의 공통한 목표를 세워 일치한 논진을 베푸는 것이 우리의 자위적 견지에서도 초미의 급(急)임을 느낀다. 오늘날 중대한 시국에 처하여 우리 언론기관의 협력은 물론 나아가 대중의 모든 역량도 집중함으로부터 스스로 앞날의 희망을 달성할 것을 믿는다.

내가 이 자리에 임하여 복잡한 감회를 펼 길이 없으나, 항상 일반대중의 충복으로서 아침저녁으로 대할 것이 기쁠 뿐이다. 그러나 일찍이 해외에서 많은 세월을 보내어 조선의 실정에 익숙지 못하니, 이러한 중책에 임하여 어떻게 감당해 갈는지 매우 주저되는 바이다. 작은 정성이나마 진력을 다하고자 한다. 다행히 독자 제위의 편달을 힘입어 언론기관의 본연한 사명 대행(隊行)케 하기를 바란다.

(-《조선중앙일보》,1933년 2월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