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가 소련 내각회의 의장에게 보낸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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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29일

존경하는 I. V. 스탈린 동지에게

조선해방의 은인이시며 전세계 근로인민의 수령이신 당신께서는 자기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하여 싸우는 우리 조선인민을 항상 고무 격려하여 주시고, 우리에게 배려를 베풀어 주시며, 각 방면으로 원조를 주시는데 대하여 조선로동당을 대표하여 우리는 충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미국 침략자들을 반대하는 우리 인민의 해방전쟁의 금일 정황에 대하여 당신에게 간단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미 침략군이 인천에 상륙하기 전에는 우리의 형편이 좋지 않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적들은 패전의 패전을 거듭하여 남조선의 최남부의 협소한 지역에 몰리어 들어가게 되어 최후 결전에서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많았고 미군의 위신은 여지없이 추락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미군은 자기의 위신을 만회하며 조선을 자기의 군사기지화 하려는 본래 목적을 기어이 달성하기 위한 대책으로 태평양 방면의 미국 육해공군의 거의 전부를 동원하여 9월 16일 대병력을 인천에 상륙시켜 서울시를 침입하여 시가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황은 참으로 엄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민군 부대들은 상륙 침입한 미군 진공에 대항하여 용감히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선에는 참으로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적들은 약 1천대의 각종 항공기를 매일 주야를 구분하지 않고 출동하여 전선과 후방 할 것 없이 마음대로 폭격을 불순히 감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편에서는 대항할 항공기가 없으므로 적들은 참으로 공군의 위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 전선에서는 백여대 편성의 항공부대의 엄호하에서 적의 기계화 부대들은 활동하며 또한 특히 저공비행으로 우리 부대들을 다수 살상합니다. 후방에서 적의 항공기들은 교통, 운수, 통신기관들과 기타 시설들을 마음대로 파괴하며 적군들의 기동력이 최대한도로 발휘되는 반면에, 우리 인민군 부대들의 기동력은 약화 마비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각 전선에서 우리가 체험한 바입니다.

적들은 우리 군부대들의 교통, 운수, 연락망을 차단하고 진격하여 인천방면에서 상륙한 부대들과 남부전선에서 진공하던 부대들이 연결함으로써 서울을 점령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을 가지게 되고 남반부에 있는 우리 인민군 부대들은 북반부로부터 차단되고 남부전선에 있는 부대들도 여러 토막으로 차단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군부대들은 무기, 탄약과 식량 등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몇 개 부대들은 상호 분산되어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적에게 포위되어 있는 형편에 처하여 있습니다. 서울시가 완전 점령된다면 적은 38도선을 넘어 북조선을 침범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금일과 같은 불리한 조건이 지속된다면 적의 침입은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우리는 봅니다.

우리의 운수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기동력을 보장하려면 무엇보다도 이에 상응하는 공군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미 준비된 비행기들이 없습니다.

친애하는 이요시프 비싸리요노비치 시여!

우리는 여하한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면서 조선을 미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와 군사기지가 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독립, 민주화, 인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최후의 피 한방울까지도 아끼지 않고 싸울 것을 우리는 굳게 결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력을 다하여 새 사단들을 많이 조직, 훈련하며 남반부에 있는 십여만의 인민군부대들을 작전상 유리한 일정 지역으로 수합 집결하며 또한 전 인민을 총무장하여서까지 장기전을 계속할 모든 대책들을 강구 실시합니다. 그러나 적들이 금일 우리가 처해 있는 엄중하고 위험한 형편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시간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진공하여 38도 이북을 침공한다면 우리 자체의 힘으로써는 이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의 특별한 원조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즉 적군이 38도선 이북을 침공할 때에는 소련군대의 직접적인 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만일 그것이 여하한 이유로서 불가능하게 될 때에는 우리의 투쟁을 원조하기 위하여 중국과 기타 민주주의 국가들의 국제의용군을 조직하여 출동하도록 원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우리의 의견을 당신에게 감히 제의하오니 이에 대한 당신의 지시가 있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김일성, 박헌영

1950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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