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혼과 현대정신의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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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의 문단이 어찌 될까. 해가 바뀌는 이 때에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그러나 아모리 머리를 짜서 생각해 본다 할지라도 뜻대로 아니 되느니 세상일이어니, 예상이 틀림없이 들어맞을 것을 누가 보증하랴. 그러므로 나는 예상을 늘어놓느니보담 차라리 희망을 말하리라.

시간과 장소를 떠나서는 아모 것도 존재치 못하는 것이다. 달나라의 소요(逍遙)도 그만둘 일이다. 구름 바다의 유희로 그칠 일이다. 조선문학인 다음에야 조선의 땅을 든든히 디디고 서야 될 줄 안다. 현대문학인 다음에야 현대의 정신을 힘있게 호흡해야 될 줄 안다. 남구(南歐)의 쪽으로 그린 듯하다는 하늘에 동정의 한숨을 보내도 쓸데없는 일이다. 금강의 흰 멧부리에 부신 햇발이 백금으로 번쩍이지 않느냐. 까마득한 미래의 낙원에 상상의 나래를 펼침도 소용없는 노릇이다. 손을 벌리면 잡을 수 있는 눈앞에 쌀쌀하게 핀한 떨기 개나리가 봄소식을 전하지 않느냐. 로만티시즘도 좋다. 리얼리즘도 좋다. 상징주의도 나쁜 것 아니요, 표현주의도 버릴 것 아니다. 오즉 조선혼과 현대정신의 파악! 이것이야말로 다른 아모의 것도 아닌 우리 문학의 생명이요, 특색일 것이다. 달뜬 기염(氣焰)에서 고지식한 개념에서 수고로운 모방에서 한 걸음 뛰어나와 차근차근하게 제 주위를 관조하고 고요하게 제 심장의 고동하는 소리를 들을 제 이것이야말로 우리 문학의 운명인 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참다운 우리 작품이 금년부터 많이 생기기를 희망하고 그만둔다.

개벽, 192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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