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의 달/검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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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하늘에서
검은 구름이 가슴 한복판을 누른다.
내 무슨 죄로
두 손 가슴에 얹고 반듯이 침대에 누워
집행시간을 기다리느뇨.
그러나 모두 우습다.
그러나 모두 무無다
눈만 살아
벌레 먹은 내 육체를 내려볼 때에
인생은 결국 동물의 한 현상이어니.
백년도 그렇고······
천년도 그렇고······
내 한가지 희원希願은
내 간 후
뉘우칠 것도 거리낄 것도 아무것도 없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