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의 달/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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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월 농록濃綠의 여름이 또 와서
고허古墟의 우울憂鬱은 한층 더 짙도다
한낮에도 광명을 등진
반역의 슬픈 유족遺族, 오오 올빼미여!
자유는
이 땅에서 빼앗긴지 오래였나니
혈전血傳의 네 날카로운 주둥아리
차디찬 역사를 씹으며 이대로 감인堪忍할 것가.
다람쥐도 이르지 않는 검은 동혈洞穴 속에
너는 영원한 홀아비 오오 올빼미여!
남달리 큰 두 눈에 눈물 없음을 나는 아노라
은인隱忍의 발톱을 무릎 아래 감추어라.
여름 긴긴 해 울노鬱怒의 하루가 저물면
세상이 다 자는 너 대기待機의 밤은 이제 오리니
쭈구린 날개를 펴고 창공을 향하여
바람같이 번개같이 밤을 잃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