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의 달/코스모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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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볕 엷게 나리는 울타리 가에
쓸쓸히 웃는 코스모스꽃이여!
너는 전원田園이 기른
청초한 여시인女詩人
남달리 심벽深碧한 곳, 늦 피는 성격을 가졌으매
세상의 영예榮譽는 저 구름 밖에 멀었나니.
높은 상념想念의 나라는 쉽사리 닿을 길 없고
차디찬 가슴에 남모를 애수哀愁가 찌었도다.
멀지 않아 서릿바람 높고 하늘이 차면
호젓한 네 혼을 어느 강산에 붙이리!
제비의 엷은 나래도 이미 향수에 지쳐
나란히 전선電線 위에 모여 앉아 강남행江南行을 꾀하나니.
마음에 영락零落의 만가輓歌가 떠돌고
한야寒夜의 기러기 엷은 꿈을 깨워 주기 전.
해말쑥한 너 입술 위에
나는 키스를 남기고 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