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
첫째, 글은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써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전할 때 말로 하는 것보다는 글로 할 때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물론 글이 말보다 오래 보존된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고 글에는 말과 다른 어떤 독특한 문체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글과 말은 하나로 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문일치(語文一致)에 의한 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좋은 문장이다. 그런 문장이어야만 필자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바르게 전달되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 한다. 작문을 위한 삼다(三多)의 요소로 불리는 이 요건은 좋은 문장력을 기르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휘력을 늘릴 수 있으며, 그러한 어휘를 구성해서 문장화하는 실제적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또한 독서를 통한 풍부한 지식과 간접경험의 축적으로 글 쓸 거리를 준비할 수 있고, 그 글의 주제와 자기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 봄으로써 자신의 지적 능력도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남의 글을 많이 읽고 써 본다는 과정이 남의 글의 특성을 모방·답습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글은 곧 필자의 한 표현이기 때문에, 좋은 문장이란 오랜 연습을 통하여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문장이어야 한다.
셋째, 진실된 마음으로 써야 한다. 잘된 문장은 아름다운 묘사로 화려하게 꾸며진 가식적 문장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전달해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감동케 하는 문장이다. 이는 작문에서 진실성의 문제로 글 속에는 필자의 정성과 진실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글을 쓰는 데에는 미문과 명문 의식을 버리고 자연스럽고 진실된 자세로 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작문의 절차
글을 쓰기 위하여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앞으로 주제·재료·구성·단락·기교 등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겠는데, 그에 앞서 우선 작문하는 절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주제 설정主題設定우리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 글이 무엇에 관하여 쓰여진 글인가 하는 것이듯이, 우리 자신이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도 바로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필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그 글의 주제라고 할 때 주제를 결정한다는 일은 곧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이 글을 쓰는가 하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과정도 된다.
글의 성격에 따라 글의 주제가 겉으로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단지 상징적으로만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제가 없는 글이란 없으므로, 주제 선정은 글 쓰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단계가 된다.
이러한 주제가 갖는 의미, 주제 선택의 방법과 기준, 주제가 갖추어야 할 요건, 주제문의 작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서술은 다음 장 주제에 관한 항목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계획하기주제가 결정된 다음에는 그러한 주제를 어떻게 구체적인 글로써 전달할 것인가에 관해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계획하기計劃-주제가 결정된 다음에는 그러한 주제를 어떻게 구체적인 글로써 전달할 것인가에 관해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때 필자는 먼저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글은 목적하는 바에 따라 쓰여지는 것이므로 글을 쓰는 목적을 뚜렷이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필자는 '누구를 위해서 쓰는 글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독자들의 지적 수준 및 그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그 글을 쓸 수 있는 여건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즉 그 글이 수업시간의 과제물인가, 한가한 때에 그저 쓰는 글인가, 원고 청탁을 받고 쓰는 글인가에 따라 원고의 분량, 제출 기일 등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므로 이에 맞는 원고 작성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항을 염두에 둔 후, 구체적인 작문을 위한 계획으로는 먼저 그 글의 세목을 확정하고 개요를 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글의 세목 확정은, 처음에는 순서 같은 것은 생각하지 말고, 그 글에 포함시켜야 할 세목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써보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