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탄핵 심판 결정문.pdf/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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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지시의 내용에 관하여 본다. 피청구인 주장의 최초 지시 내용은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다. 위 내용은 지시받는 자에게 매우 당연하고 원론적인 내용으로서, 급박한 위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어떠한 지도적 내용도 담고 있지 않다. 이 지시에는 현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관한 인식이 없고, 어느 해법을 강구할 지에 관하여 어떠한 고민도 담겨 있지 않다.

세월호는 당일 10:17:06경 108.1도로 전복되었으므로, 위 지시가 있었다는 10:15경에는 선체가 전복되어 모든 객실의 출입구가 물에 잠긴 상황이었다. 재난은 시시각각으로 상황이 급변하므로 그때그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시해야 하는데, 피청구인은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관심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위와 같이 구체성이 없는 지시를 한 것이다.

라) 결국, 피청구인은 세월호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한 중대본 방문 이전 까지 관저에 계속 머물면서 상황에 맞지 않아 부적절한 전화 지시를 하였을 뿐이다. 그 내용과 피청구인의 행적을 볼 때, 피청구인이 위기에 처한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심도 있는 대응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마) 대규모 재난과 같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 상황을 지휘하고 통솔하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효과까지 갖는다. 실질적으로는,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이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지휘, 감독함으로써경찰력, 행정력, 군사력 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적으로 발휘할 수 있고, 인력과 물적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으므로, 구조 및 위기 수습이 빠르고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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