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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갈고도 남음이 있었읍니다.
『白骨 몰래 또 다른 故鄕에』 가신 나의 兄 尹東柱는 한줌의 재가 된채 아버지의 품에 안겨 故鄕땅 間島에 돌아 왔읍니다. 約 二十日後에 夢奎兄도 같은 節次로 獄死하였으니 그 遺骸도 故鄕에 돌아 왔읍니다.
東柱兄의 葬禮는 三月初旬 눈보라치는 날이었읍니다.
자랑스럽던 풀이 매마른 그의 무덤 위에 지금도 흰 눈이 나리는지——
十年이 흘러간 이제 그의 遺稿를 上梓함에 있어 舍弟로서 부끄러움을 禁할 길이 없으며, 詩集 앞뒤에 군것이 붙는 것을 퍽 싫어하던 그였음을 생각할 때, 拙文을 주저하였으나 生前에 無名하였던 故人의 私生活을 傳할 責任을 홀로 느끼어 敢히 붓을 들었읍니다. 이로하여 거짓없는 故人의 片貌나마 傳해지면 多幸이겠읍니다.
一九五五年二月
舍弟 一柱 謹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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