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진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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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둠 속에서도 眞理! 너는
항상 불타는 뜻을 잃지 않았다
오랜 세월을 비바람 눈보라 속에
날개를 찢기고 찢기면서도 너는
단 한번 고개 숙인 적이 없고나
불타는 넋이여 굳고 억센 힘이여
너는 언제나 깊은 잠 속에서도 깨어나
화살처럼 곧고 빠른 네 뜻을 세워나간다

감당할 수 없는 어떤 큰 힘이 있어
너를 내어노라 나에게 을러댄다면
진흙 속에 얼굴 파묻고 고꾸러질지라도
나는 못 주겠노라 오직 너 하나만은
十字架에 못박혀 피흘리고 죽은 이처럼
빛나는 눈알에 괴로운 입술 깨물어
삶과 죽음을 넘어선 삶의 기쁨을 안고
찬란한 네 품에 안겨 눈감을지라도……

오오, 영원한 세월 속에 사는 것
너만이 끊임없는 괴로움 속에서
새벽을 알려주는 쇠북소리
너만이 새날의 닥쳐옴을 알려주고
너만이 살아 있는 보람을 믿게 해주고
너만이 나와 나의 벗들의 흩어진 마음을
보이지 않는 실마리로 굳게 얽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