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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른의 쥐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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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독일 나라의 ‘하메른’이라는 곳에 어떻게 쥐가 많은 지집 집마다 광이란 광마다 쥐떼가 우굴우굴 하여 곡식이란 곡식에는 모두 입을 대었습니다. 사람들은 한곳에 모여서 쥐떼를 없이할 방책을 여러 가지로 의논하고 궁리해 보았으나, 조금도 적어지는 효과가 없이 점점 그 수효가 굉장히 늘어갈 뿐이었습니다.

그래 나중에는 광 속에 뿐 아니라 벽에나 벽장에나 어디 쥐떼가 없는 곳이 없어 사람들이 먹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그대도 남겨 두는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대로 있다가는 쥐떼 때문에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게 될 지경이므로, 사람들은 그만 울가망이가 되어 땅바닥을 두드리며 탄식하면서 누구든지 이 쥐떼를 없어지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십만 냥, 백만 냥, 아니 천만 냥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부르짖으며 울었습니다.

하루는 어디서 왔는지 전에 보지 못하던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 이 하메른에 나타나서,

“내가 그 쥐를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모두 없이해 놓을 터이니 돈 만 냥을 낼 터이냐?” 고 하였습니다.

“만 냥을 주고말고. 없애만 놓으면 그 당장에 드리지요.” 하였습니다.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은 벌떡 일어서더니 허리춤에서 피리 한 개를 꺼내서 입에다 대고 불면서 큰 길로 어정어정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상도 하지요. 그 피리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그 근처의 집집에서 쥐라는 쥐는 모두 다 술술 기어 나와서 피리 부는 이의 뒤를 줄줄 따라갔습니다.

그 사람은 피리를 끊일 새 없이 불면서 이 골목 저 골목을 샅샅이 돌아다니므로, 이 집 저 집의 광 속마다에서 수챗구멍마다에서 쥐란 쥐는있는 대로 다 쏟아져 나와서 몇 만 명 군대와 같이 피리 부는 이의 뒤에 새까맣게 늘어서서 부지런히 따라갔습니다.

피리 부는 이는 그대로 피리를 불면서 거리 밖으로 나가서 ‘에젤’이라는 강으로 갔습니다. 그래도 그 많은 쥐떼들은 피리 소리에만 취해 날뛰면서 자꾸 따라갔습니다. 강가 언덕 위에까지 와서는 피리 부는 이가 우뚝 서더니 마지막으로 힘을 부쩍 들여서 피리를 크게 불었습니다. 그러니까 뒤에 따라오던 여러 천 마리의 쥐떼는 그대로 나아가서 주루루루 강물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그래 모두 죽었습니다.

그렇게 쥐를 모두 몰아다 강물에 넣어버리고는 피리 부는 이는 곧하메른으로 도로 가서 약속대로 돈 만 냥을 달라 하였습니다.

하메른 사람들은 아까까지도 십만 냥 백만 냥이라도 주겠다고 울었건만, 이제는 쥐가 한 마리도 남지 않고 모두 죽어 버렸으니까, 이제 다시 생길 리는 없은즉, 돈 만 냥을 안 주면 어떠냐고 생각하고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피리 불던 이는 대단히 노하여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어디로 인지 휘적휘적 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공일날은 마침 요한의 제일(祭日)이었으므로, 하 메른의 어른들은 모두 교회당에 가고 없고 동리에는 어린애들만 집들을 보면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그때에 어디서인지 그 피리 불던 이가 역시 그 이상한 옷을 입고 나타나서 길로 걸어가면서 피리를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어린애들이 그 피리소리에 놀아나서 춤을 덩실 덩실 추면서 집집에서 나와 그의 뒤를 우루루 따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피리 부는 이가 골목골목마다 돌아다니니까 이 하메른에 있는 아이 일백 서른 세 명이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나와서 어깨를 으쓱으쓱 하고 기뻐하면서 피리 부는 이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리 밖으로 나가서 ‘고벨벨그’라는 산 속으로 갔습니다.

산 속에는 큰 바위가 있는데 바위 앞에 가서 피리 부는 이가 무어라 무어라고 말을 하니까, 그 큰 바위가 반이 쩍 갈라져서 좌우편으로 크게 벌어졌습니다.

그이가 아이들을 데리고 바위 속으로 들어가니까 벌어졌던 큰 바위는 다시 전처럼 닫혀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맨 뒤에 따라오던 아이 두 사람이 채 들어가지 못하고 바위가 닫혀지므로, 깜짝 놀라 하메른으로 뛰어가서 교회당에 모여 있는 어른들 보고 그 일을 일렀습니다. 그래 모두 그 산으로 가서 바위를 두드리면서 울며 부르짖었으나 바위는 영영 열리지 않고 뒤떨어져 남아있는 아이도 하나는 벙어리가 되고, 하나는 장님이 되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