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다른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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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었으나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물과 성신으로 다시 낳은 이후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

뭇사람과 소란한 세대에서
그가 다맛 내게 하신 일을 지니리라 !

미리 가지지 않었던 세상이어니
이제 새삼 기다리지 않으련다.

영혼은 불과 사랑으로 ! 육신은 한낱 괴로움.
보이는 한울은 나의 무덤을 덮을 뿐.

그의 옷자락이 나의 오관에 사모치지 않었으나
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한울을 삼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