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다시 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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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가까운 해협
백묵 흔적이 적력한 원주 !

마스트 끝에 붉은기가 하늘보다 곱다.
감람 포기 포기 솟아오르듯 무성한 물이랑이여 !

반마같이 해구같이 어여쁜 섬들이 달려오건만
일일이 만져주지 않고 지나가다.

*

해협이 물거울 쓰러지듯 휘뚝 하였다.
해협은 엎지러지지 않었다.

지구 우로 기여가는 것이
이다지도 호수운 것이냐 !

외진곳 지날제 기적은 무서워서 운다.
당나귀처럼 처량하구나.

해협의 칠월 햇살은
달빛보담 시원타.

화통 옆 사닥다리에 나란히
제주도 사투리하는 이와 아주 친했다.

스물 한 살 적 첫 항로에
연애보담 담배를 먼저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