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구안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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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현대문제로 인하여 국민여러분과 관련기관 모든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하여 이 자리를 빌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그간의 경영권 분쟁과 계열분리에 따른 마찰로 비롯 되었음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경영정상화와 유동성 확보를위하여 다음과 같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는 이번이 시장의 신뢰회복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마련한 총 1조2974억원의 자구계획을 추진코자 합니다.

첫째, 정주영 전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 1700억원 전액을 즉시 출자전환하고 보유중인 현대자동차 주식 2.7%는 자동차 그룹에서 매수하고 매각대금 약 900억원 전액을 금년내에 현대건설에 출자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본인은 계열주로서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매각 가능한계열사 주식을 이미 Investment Bank에 매각을 의뢰해 놓은 바, 본인 퇴직금을 포함하여 400억원을 연내에 현대건설 에 출자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서산농장 3200만평은 아시는 바와 같이 현재 일반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바, 공신력과 자금동원력을 높이기 위하여 한국토지공사에 매각을 위탁하였고, 11월 16일부로 선급금 2100억원을 수령하였으며 매각 예상대금 최소 600억원중 금년말까지 3000억원을 매각하고 내년초까지 나머지 3000억원을 매각하여 조속히 현대건설 유동성에 충당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 창업주 가족들이 약 150만평의 토지를 매입하여 일조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약 400억원 상당의 인천 철구조물제작공장 부지를 금년내에 인천제철에 매각하여 유동성에 충당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현대건설 소유 1620억원 상당의 계동사옥은 실제 입주가 가능한 계열사들에게 매입하도록 하겠으며, 11월말까지 매각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처분위임장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기존 자구계획중 보유중인 상선주식 매각 예상대금 290억원, 분당하이페리온 사업용 자산 매각 460억원, 브루나이 제루동 공사미수채권 418억원 외 기타 미분양상가 매각등으로 1954억원을 연내에 달성되도록 하겠습니다. 미실현 자구계획중 김포 향산리 656억원, 신곡리 910억원등 사업용자산 매각을 포함한 총 6039억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최단기간내에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번 자구계획 발표에 의한 자구이행 실적은 7803억원이며 자구계획 발표이전인 2000년 5월말 현재 총차입금은 5조 7000억원 수준이었으나 그간 자구이행을 통하여 2000년 11월 14일 현재 차입금을 5조 800억원으로 감축한 바 있습니다.

상기 자구계획의 이행을 통하여 금년말까지 4조3천억원 이하로 차입금을 감축하겠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4조원 이하로 감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상기 자구계획 이행과 병행하여,

첫째 현대건설의 조직을 슬림화하고 인력을 대폭 감축함으로써 최적의 경영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전 임직원의 자질을 재심사하여 정예화하고 역량강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부문에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외국 유수회사와의 협력을 통하여 이 분야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하겠으며, 모든 부문에서 감량경영을 실천하여 전임직원이 그야말로 뼈를 깍는 자세로 자구노력에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건설경기 호전이 예상되는 중동 및 동남아지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독립채산제 운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영업력 강화에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둘째, 경영개선을 포함한 현대건설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금년중 공신력 있는 경영컨설팅 회사와 협의 수립하여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으며, 외부 회계법인으로 하여금 금년말 결산시에 정밀한 회계실사를 통하여 재무제표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내외 홍보 및 IR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회사의 신인도 제고 및 기업이미지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현재 싱가폴 유럽등의 유수 회사들로부터 자본참여 및 합작제의가 들어온 바 협의를 조속이 완료하여 이들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국제경쟁력 향상과 기업공신력을 높여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지난번에 발표한 바와 같이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진행중인 사업 중에서도 현금부담이 많이 되는 해외 아파트 공사, SOC 사업 등은 발주처와 협의하여 양도 또는 축소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신규 공사수주도 공사손익과 자금수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수익성과 유동성이 수반되지 않는 공사는 수주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현재 현대건설의 수주잔고는 국내 15조원 해외 58억불 합계 22조원으로써 년간 매출 7조원으로 보았을 때 3년치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행중인 공사내용은 종전과 같은 적자요인이 없으며 공사원가율은 전체적으로 86% 수준으로 금년분 영업이익은 약 7천3백억원이 예상되며 이자비용 약 6,400억원을 지급하고도 경상이익은 약 7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종전의 국내외공사 매수채권등의 부실요인을 공신력있는 회계기관의 실사를 거쳐 모두 정리하여 투명한 계수관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도에는 매출 7조5천억원 공사원가율 85%로써 영업이익은 금년대비 1천2백억원 증가한 8,500억원으로 추정되며 차입금 감축에 따라 금융비용은 약5천3백억원이 예상됨에 따라 약 2천 5백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하여 재무비율의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본인은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현대건설을 포함한 그룹경영에도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가)현대전자는 그간 그룹의 주력 사업의 하나로써 제가 심혈을 기울여 키워온 기업이긴 하지만, 이제 국제적이 추세와 향후 국제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계열로부터 분리하여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되어 지분정리 작업에 즉각 착수하여 당초 2003년말까지 예정되어 있던 계열분리를 늦어도 2001년 상반기 중에 완료하겠으며,

나)또한 현대중공업 계열분리도 당초 2002년 6월말까지 완료하도록 약속한 바 있으나, 지분정리 및 상호지급보증 해소를 조속한 시일내에 완료하여 2001년 12월말까지 조기에 계열분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 현재 추진중인 현대증권, 현대투신 및 현대투신운용에 대한 AIG 투자문제는 이미 발표한 바와 같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외자유치를 조속히 마무리 하여 자본 충실화를 기하는 한편, 국제적인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으며 관계자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라)나머지 계열회사도 보다 겸허한 자세로 수익성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하여 각사의 전문경영인 책임하에 이사회 중심 경영이 실질적으로 정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마)아울러 남북경협사업은 지금까지 초기 시설투자로 인해 적자가 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금강산 광광사업의 경우 시설투자가 완료됐고 관광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호텔 상가시설 운용 리조트시설 등 수익성 있는 사업의 확대를 통해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개성공단은 한국토지공사 주관으로 추진중에 있으며 소요자금은 공단입주를 희망하는 회사의 분양대금 및 외자유치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며 현대는 공단조성의 시공만을 담당하여 자금부담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남북경협사업에 대해선 현대가 더이상 사업을 확대하지 않고 투자를 최소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와 관련한 저의 심경의 일단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현대건설의 유동성문제가 야기된 지난 5월 이후 본인을 포함한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자구계획을 추진하여 왔으나 일부 이행시기의 실기, 그리고 경제여건의 변화로 지금까지 현대건설 문제가 경제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 점에 대하여 계열주로서 국민 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일구어 놓으신 현대그룹의 모기업인 현대건설의 회생을 위하여 저와 모든 현대건설 임직원은 현대건설과 생사를 같이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경주할 예정임을 거듭 약속드리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시고 채권금융기관과 관계당국에서도 적극적인 협조와 지도편달이 있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00년 11월 20일

정몽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