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199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 ||
1998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 199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
1998년 8월 18일 화요일 |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 199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그 심의를 요청하면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게 된 배경과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최근의 수해로 슬픔과 어려움에 처해있는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면서, 정부는 재난을 당한 분들의 구호와 시설복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12월 금융, 외환위기 이후 어둡고 고통스런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한때 국가부도 위기로까지 갔던 외환사정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자금지원 그리고 우리의 대외신뢰회복 노력에 힘입어 큰 고비를 넘겼습니다만, 아직도 대외 경제여건은 크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경기 침체와 자금경색은 기업부도와 대량실업을 초래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근로자, 가계, 기업, 금융기관 등의 경제주체 모두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구조조정의 기간은 더욱 길어지고 경제회복이 그만큼 늦어져서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입니다. 구조조정의 큰 의미는 과거 권위주의적 경제운영 과정에서 파생된 정경유착, 관치금융, 부정부패, 도덕적 해이와 같은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경제운영의 틀을 마련함으로써 보다 견실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경제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총체적인 국가개혁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새로운 국가운영의 기본 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민의 정부가 모든 국민과 함께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제2의 건국'운동인 것입니다. 정부는 나라를 구하고 또 나라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기 위한 '제2의 건국'운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정부는 앞으로 모든 경제주체들이 겪는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구조조정과 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기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특히 실직자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강화하고 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해 나갈 것이며,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재정의 역할을 적극 확대할 것입니다. 아울러 수해로 인해 파괴된 생산설비와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조기에 복구하고 이재민에 대한 생계비지원 등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금년도 우리 경제는 지난 3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실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재정운용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세입면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와 수입감소 때문에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관세 등에서 약 5조 5,000억 원의 세수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며, 이는 경제회복의 지연과 최근의 수해에 의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세출면에서는 소비와 투자가 지나치게 위축되어 산업기반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재정투자가 추가로 필요하여 6조 원 규모의 재정지출안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세입결함과 추가적인 세출소요에 따라 총 11조 5,000억 원의 재원대책을 내용으로 하는 금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게 된 것입니다.
5조 5,000억 원의 세입부족분에 대해서는 이미 확보된 한국은행의 결산잉여금 약 1조 원과 이자소득세, 교통세 등의 세률 인상분 7,000억 원, 공기업 주식매각자금 1조 2,000억 원으로 충당하는 한편, 교육세 등의 세수감소분 7,000억 원은 지방교육양여금관리 특별회계 세출을 감액하여 대처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세입부족분 1조 9천억 원과 실업 및 경기대책을 위한 추가 세출소요 6조 원은 부득이 국채발행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6조 원의 실업 및 경기대책을 위한 세출예산은 실직자에 대한 지원과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에 배정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실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하여 실업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직자에 대해 고용보험을 확대적용하고 공공근로사업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자 하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함께 수출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지원여력을 더욱 늘리기로 했습니다.
고용창출 및 성장잠재력 유지를 위해 투자우선 순위가 높고 고용유발효과가 큰 공항, 고속도로, 철도, 댐, 항만 등의 SOC 사업에 대한 재정투자를 늘리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지방재정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일반회계는 '98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비하여 6조 원이 증가한 74조 9,004억 원 규모이며, 일반회계와 재정융자특별회계 순세입을 합친 재정규모는 80조 804억 원으로 제1회 추경예산에 대비하여 12.2%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대폭적인 적자 재정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만, 이는 지금 우리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구조조정 작업과 실업 및 경기대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께서는 이 점을 깊이 이해하셔서 금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 의결하여 주시기 바라며, 정부가 국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한 이후 발생한 수재민구호 및 시설복구를 위한 자금소요에 대해서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깊이 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998년 8월 18일
대통령을 대신하여
국무총리 김 종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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