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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다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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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채무금 [대법원 2000. 5. 30., 선고, 2000다2566, 판결] 【판시사항】 [1] 보증인의 보증의사 존부에 관한 판단 기준 [2] 갑이 주채무액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채권자와 보증계약 체결 여부를 교섭하는 과정에서 채권자에게 보증의사를 표시한 후 주채무가 거액인 사실을 알고서 보증계약 체결을 단념하였으나 갑의 도장과 보증용 과세증명서를 소지하게 된 주채무자가 임의로 갑을 대위하여 채권자와 사이에 보증계약을 체결한 경우, 민법 제125조 소정의 표현대리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1] 보증인의 보증의사의 존부는 당사자가 거래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관여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당사자의 의사해석 및 사실인정의 문제이지만, 보증은 이를 부담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보증의사의 존재는 이를 엄격하게 제한하여 인정하여야 한다. [2] 갑이 주채무액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채권자와 보증계약 체결 여부를 교섭하는 과정에서 채권자에게 보증의사를 표시한 후 주채무가 거액인 사실을 알고서 보증계약 체결을 단념하였으나 갑의 도장과 보증용 과세증명서를 소지하게 된 주채무자가 임의로 갑을 대위하여 채권자와 사이에 보증계약을 체결한 경우, 갑이 채권자에 대하여 주채무자에게 보증계약 체결의 대리권을 수여하는 표시를 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대리권 수여의 표시를 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주채무자의 대리권 없음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보아 민법 제125조 소정의 표현대리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

제428조

[2]

민법 제105조 ,

제125조 ,

제42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5571 판결(공1992, 1997),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39923 판결(공1999상, 105)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1999. 12. 8. 선고 98나706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는 같은 마을에 살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소외인으로부터 연대보증 부탁을 받아 일응 이를 승낙한 후 1997. 5. 4. 소외인의 집에서 원고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증의사를 표명하였던 사실, 피고는 1997. 5. 6. 공주시 정안면장으로부터 사용목적란이 보증용으로 기재된 피고에 대한 종합소득세 과세증명원인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서를 발급받아 자신의 인장을 지참하여 소외인의 집으로 갔다가 소외인에게 주채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문의한 결과 보증할 주채무액이 금 1억 원을 넘는다는 말을 듣고 소외인에게 보증의사를 철회한 사실, 소외인과 피고는 서로 서운한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소외인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한 피고가 과세증명서 및 피고의 인장이 담긴 봉투를 빠뜨리고 가자 소외인은 이를 가지고 있다가 다음날 원고에게 찾아가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소외인에게만 보증의사를 철회하였을 뿐 따로 원고에게는 아무런 통보를 한 바가 없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원고에게 보증의사의 철회를 통보하지 않은 이상 원고는 소외인이 피고의 대리인이라고 믿고 이 사건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원고가 소외인이 피고의 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음에 어떠한 과실이 있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피고가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차용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계약 체결 교섭과정에서 보증할 의사를 밝힌 것을 가지고 곧바로 피고가 소외인에게 대리권 수여를 표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고, 원고에게 소외인의 대리권이 없는 것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보증인의 보증의사의 존부는 당사자가 거래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관여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당사자의 의사해석 및 사실인정의 문제이지만, 보증은 이를 부담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보증의사의 존재는 이를 엄격하게 제한하여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3992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은 1996년 12월 하순경 수표부도를 낸 후, 원고가 1997년 4월 무렵 소지하던 액면금 1억 5,000만 원권 당좌수표를 지급제시하여 그 당좌수표도 부도처리된 상태에 있었는데(기록 168면),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위 부도수표를 회수하려는 과정에서 원고가 보증인을 세울 것을 요청받고 소외인이 이를 거절하자 원고가 다른 사람의 재산세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였던 사실(기록 185면), 그 후 피고가 소외인의 부탁으로 원고와 보증계약의 체결 여부를 교섭하는 과정에서 소외인의 구체적인 주채무액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보증할 의사가 있음을 표시하고, 보증계약 체결을 위하여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서를 발급받았다가 소외인으로부터 주채무가 금 1억 5,000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증계약 체결을 단념하였던 사정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피고가 원고와 만난 자리에서 피고가 소외인을 위한 보증계약 체결 교섭과정에서 피고가 보증계약을 체결할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는 아직 원고에 대하여 보증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위와 같은 언동을 가지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소외인에게 보증계약 체결의 대리권을 수여하는 표시를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심과 같이 피고와 원고와 사이의 보증계약 체결을 위한 교섭과정에서 피고의 위와 같은 언동만을 가지고 피고가 소외인에게 대리권 수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민법 제125조의 표현대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은 선의·무과실이어야 하고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다면 대리권 수여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4. 11. 13. 선고 84다카102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위 보증계약 체결 당시에 소외인이 피고의 인감도장도 아닌 도장과 용도가 보증용으로 기재된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서만을 소지하고 있었을 뿐이고, 대리인으로서 통상 제시될 것이 기대되는 위임장이나 일반적인 거래에서 피고의 보증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인감증명서도 소지하지 않았으며, 또한 위 보증계약에 의하여 이익을 얻는 것은 전적으로 대리인이라고 자칭하는 소외인이고, 보증인인 피고는 아무런 이익을 받지 않는 입장에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대리인인 소외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피고의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가장할 위험성이 있으며, 또한 위 연대보증의 내용도 소외인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기존의 1억 원 이상의 채무금을 분할하여 변제하는 것으로 그 부담이 적지 아니하고, 이미 부도가 난 상태에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소외인에 대하여 부도수표의 반환에 갈음하여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원고로서는 소외인이 무리를 해서라도 원고의 요구에 응하여 형사처벌을 면하려고 할 경향을 보일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담보의 확실성에 관하여 한층 주의를 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록 금융기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적어도 피고 본인이 직접 발급받은 연대보증용 인감증명서를 제출받거나, 아니면 피고를 직접 만나거나 전화 등 가능한 수단을 이용하여 피고의 보증의사를 확인할 조사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도 피고의 인감증명서를 받지도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의 보증의사를 직접 확인하지도 않았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와 보증계약을 체결하려는 원고로서는 피고로부터 보증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인감증명서를 제출받거나, 피고에게 전화 등의 방법으로 소외인의 대리권 유무를 확인하여 보았더라면 그가 피고를 대리하여 보증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이 없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인데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 점에서도 민법 제125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원고에게 대리권 수여를 표시하였고, 원고에게는 소외인의 대리권이 없음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보증계약 성립과정에서의 피고의 의사표시의 해석을 그르쳤거나 민법 제125조의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지창권(주심) 신성택 유지담